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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지혜는 여러 가지 모습을 띠는데, 자주 균형의 모습을 띤다. 지혜는 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아야 떨어지지 않는다. 놀랍게도 양 손에 쥐어진 것은 서로 상반되는 주장이다. 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다른 이들을 섬길 수 없게 된다. 허나, 자신의 몸만을 챙기면 역시 섬길 기회를 놓친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누구에게나 아주 중요한 일이다. 허나,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집에 머무른다면 아내를 괴롭히는 일이다. 정가운데에 머무는 것만이 균형이 아니다. 상황을 파악하여 가운데에서 좌로나 우로 치우쳐 위치하기도 한다. 때로는 잠시 극단에 서 있는 것이 균형일 수 있다. 균형을 날마다 이루기란 무척 힘든 일이다. 하루 동안 균형을 잃어도 좋다. 몰입은 대단히 생산적인 상태인데, 일시적인 불균형을 ..

여행자인 내게 그는 베테랑 선생입니다

가슴에 꿈을 지녔지만, 살아오면서 익숙해진 많은 것들로부터 떠나지 못하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와 결심입니다. 누군가가 이제 막 꿈을 향한 여행을 시작했다면 그에게는 삶의 표지를 통해 가야 할 길을 읽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꿈을 향하여 길을 떠난 여행자들에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몇 가지의 지혜와 용기만 있으면 됩니다. 나머지는 여행 중에 스스로 깨닫게 될 테니까요. 파울로 코엘료는 필수품만을 잘 알려주는 노련한 선생입니다. 많이 요구하지 않아 복잡한 방법론에 질려 버릴 일은 없습니다. 100m 달리기를 하더라도 저마다 달려가는 속도가 다르니 도착하는 순서도 다릅니다. 우리네 인생은 100m 경주도 아니고, 목적지도 다르니 사람들이 꿈을 실현해가는 모습은 아주 다양합니다...

한가위, 보보의 표정

#1. 웃음 in Family 두 달에 가까운 여행을 다녀온 뒤라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고향을 향했고 특별한 느낌으로 동대구역에 내려섰다. 고향과 사는 곳이 다른 사람들, 더 정확하게는 고향에 가족을 둔 채 다른 지역에 사는 이들은 기차역의 풍광에 익숙하다. 사실 고향을 떠난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면 고향역에 내리면서도 조금은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허나, 어색함은 가족을 만나는 순간 아침 햇살에 안개가 사라지듯 흔적도 없이 지워지고 친구들을 만나면서 어린 시절의 편안함을 회복한다. 나 역시 약간의 어색함으로 지하철 동대구역에 들어섰고 번번이 지하철 티켓을 사야 하는 조금의 불편함으로 집으로 향했다. 불편함과 어색함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사라진다. 반겨주는 숙모와 할머니, 그리고 애견 쭈삐. 하하..

나의 꿈 하나.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 양준혁, 김제동, 유재석. 이승엽. 좀 더 간절히 친해지고 싶은 사람도 있다. 한예슬, 송윤아. 원래 두 번째 목록에는 이효리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친해지다가 왜 이렇게 소심하냐고 구박당할 것 같아 최근에 제외했다. 목록이 왜 여자와 남자와 갈라지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다. 나는 남자라고 말하는 수 밖에. 양준혁 선수는 프로 야구를 관람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다. 그가 은퇴한 이후, 나는 어찌 살아야 할지 예비하는 것은 꽤 중요한 문제다. 매일 그의 경기를 보았던 날들이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모른다. 그저 그의 경기를 지켜 보게 되고,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게 된다. 올해 무려 13년 만에 가을 잔치에서 탈락하여 이 어색함에 당황 중이다. 김제동 씨는 대구 야구장에서..

사랑스러운 나의 삶

제가 독서를 사랑하고 여행을 즐기는 까닭은 삶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독서도, 여행도 삶을 도약시키는 힘이 있으니까요. 나는 독서 자체를 권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혁을 돕는 수단으로서의 독서를 권합니다. 50여일간 유럽 여행을 다니며 끊임없이 '나의 삶'을 떠올리는 나를 발견했습니다. 여행이 제게 자기 경영의 좋은 수단임을 느꼈지요. 나의 삶을 사랑하기에 아름다운 삶을 돕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더군요. 어제 오늘 니체에 관한 책을 3시간 정도 읽었습니다. 내가 서 있는 기반을 흔들어 주어 고맙고 믿던 것을 다시 회의하게 해 주어 고마운 니체입니다. 흔들거림이 리듬이 되어 멋지게 춤출 수 있을 나를 꿈꾸고 희의를 통해 좀 더 정교한 생각을 할 수 있을 내일을 기대합니다. 니체는 나의 삶이 건강하도록 돕..

이런 글을 올려야 하다니. 허허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연락을 드려야 할 분들과 친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드리지 못하고, 문자를 보내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여행 중에 핸드폰을 잃어버려 여러분들의 연락처가 제게 없네요. 몇 분들은 노트북 안에 저장된 번호가 있는데 노트북 전원도 함께 잃어버려 전원이 도착해야 노트북을 열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메일을 확인하고 있으니 hslee@eklc.co.kr 을 이용해 주세요. 번호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가족을 포함하여 열 명이 채 안 되어 그들에게만 연락을 드렸네요. 여행 친구들. 긴 여행에 비하면 많지는 않지만 짧고 진하게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들이 있지요. 빈, 프라하, 함부르크, 베를린, 밤베르크, 뷔르츠부르크에서 만났던 그들. 빈과 프라하에서는 적지 않은 한국 친구들을 만나 행..

End는 또 하나의 And

2009년 9월 29일. 나는 밤을 날아 한국에 도착했다. 홀가분하게 떠나 54일 동안 자유로이 여행했다가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귀국했다. 세상에 한국어가 난무하는 곳이 있다니. 이렇게 많은 한국인들이 있는 곳이 있다니. 두 귀로 한국어를 듣고, 두 눈으로 한국인들을 바라보니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여행을 시작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 곳'을 여행한 목적은 '이 곳'에서의 삶을 위함이었을 느낀다. 사람들은 긴 여행이라고들 하지만 내게는 짧은 여행이었다. 퍽이나 즐거웠고 깊은 깨달음의 순간들이 많았다. 예상했던 외로움은 나를 찾아들지 않았고 여유와 배움이 가득한 날들을 보내며 기뻐했다. 나는 기대했던 것보다 혼자만의 여행을 더욱 잘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떤 배낭여행자들은 이제 풍광도 지겹다면서 집이 ..

안녕! 드레스덴

in Dresden 9월 01일 오후 2시 45분 도착 9월 03일 오후 5시 54분 떠남 유람선 관광을 마치고 드레스덴 중앙역을 향해 걸어간다. 오늘은 라이프치히에서 묵을 것이다. 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하루 종일 하늘을 뒤덮었던 먹구름이 사라지자 하늘이 파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구름에 낯을 숨겼던 햇살도 잠깐씩 고성을 비출 때마다 기품 있는 고성의 아름다움이 더욱 빛난다.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하고 잠깐 멈춰서서 바라보기도 한다. 마음이 맑아지고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 배낭의 무게도 거뜬하게 느껴지다니. 문득, 짐을 모두 맨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드레스덴 성을 배경으로 찍고 싶지만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츠빙거 궁전 안으로 들어간다...

독립적인 지성을 꿈꾸는 첫걸음

배우 김윤진을 아시는지요? 어느 덧, 영화 여주인공의 이미지는 가물가물하지만, 미국 드라마 에 출연하여 '월드스타 김윤진'이라는 타이틀로 불리는 배우 김윤진 말입니다. 그녀가 에 출연하여 꿈이 뭐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을 했지요. 제 꿈은 진짜 월드스타가 되는 겁니다. 톰 크루즈를 소개할 때 앞에 '월드스타'라고 붙이지는 않잖아요. 그는 진짜 세계적 스타니까요. 라고. 그 말을 들으며, 김윤진은 자기 정체감과 꿈을 모두 지닌 배우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분야에나 설명이 필요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윤진이 말한 톰 크루즈를 포함하여 줄리아 로버츠, 안젤리나 졸리 등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배우들입니다. 위대한 위인들을 예로 들어볼까요? 모차르트,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