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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에...

부끄럽고도 감사한 일인데, 나를 선생 혹은 팀장이라 부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를 아는 이들이기에 저와 함께 하는 것이겠지요. 십여 명이 모이게 되니, 선생을 통해 배울 뿐만 아니라 동학(同學)에게서도 배우니까요. 살아가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멋진 일입니다. 그것을 알려 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몇 마디를 전해 보았습니다. * 아주 아름다운 꽃다발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제 생에 가장 화려한 꽃 바구니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축하한다는 글이 쓰인 꽃을 바라보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부끄러움과 울컥함이었습니다. 나는 아름다운 꽃다발을 받기에 괜찮은 삶을 사는 선생인가? 이 물음이 들자마자 먼저 부끄러운 감정이 찾아들었고, 그런 ..

스승을 찾아서...

나는 지금 내 영혼을 전율시키는 또 한 분(혹은 여러 분)의 스승을 갈망한다. 이미 내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기거나 닮고 싶은 욕망을 던져 준 분들이 적지 않다. 필립 얀시, 니체, 피터 드러커, 파커 파머, 김남준, 구본형. (논조상 존칭 생략) 필립 얀시. 그는 내게 처음으로 '용서'를 가르쳐 주었다. 그의 가르침을 따라 증오하던 사람을 용서했다. 용서를 한 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의 삶이 달라지니 삶에 대한 해석도 달라졌다. 니체. 니체는 철학자가 아닌 '철학을 진단하는 의사'로 살기 원했다. 그가 철학을 진단한 까닭은 사유로부터 삶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니체 철학의 중요한 주제는 삶과 건강이다. 나는 이것이 참 좋다. 내가 사유하는 까닭은 이론의 정교함이 아니라, 삶의 진보를 원하기 때문..

나는 내가 가진 것만을 줄 수 있다

울산의 어느 횟집, 널찍한 방에서 진행된 저녁 식사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흥미로운 주제의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주제는 다름 아닌 자기 변화. K형은 치과의사였다. 지난 해 4월은 그의 인생에 터닝포인트라 불릴 만한 달이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무기력했던 수개월의 삶을 청산하고 지금의 열정을 갖게 되었다. K형의 입에서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주옥 같은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얘기 중 일부를 기억해 본다. 아! 기억력의 한계다. 달랑 3~4개가 기억난다. 최대한 그의 표현을 살리려 했지만, 의도를 헤치지 않은 정도다. "우리는 모두 마음의 감옥 속에 살고 있어. 자신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도전해 보지도 않고 '난 그건 못해'라고 생각하며 포기부터 하지. 그 마음의 감옥에서 나와야 해. 난 36년형을 ..

[유머] 학생이세요?

"학생이세요?" 함께 수영을 배우는 아가씨가 묻는다. 입이 헤벌레... 벌어진다. ^^ "그렇게 보이죠? 스물 다섯, 스물 여섯?" 요즘, 20대 중반처럼 옷을 입으려 살짝(!) 노력하긴 하는데, 이런 얘기를 여러 번 듣게 되네. 호호. 이걸 어서 친구에게 전해야 하는데... ^^ 작년 말, 라는 회사에서 강연을 진행하는데 참가하신 분들에게 37살 정도 되어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You First, 라는 회사명과는 무관한 말이었다. ^^ 그 얘길 친구에게 했더니, 이런 일화를 들려 주었다. 속을 긁는 얘기다. 집에 와이프랑 함께 있는데, 아주머니가 방문판매를 왔단다. 아주머니는 자신을 고등학생으로 봤다는 것이다. 벨이 울려 대문을 열고 나갔더니 아주머니 왈, "학생.. 어머니 안 계시나?" 했다는 게다..

[주간 행복일지] 넉넉함과 편안함이 가득했던 주

행복했던 일, 감사했던 일을 떠올리며 한 주를 되돌아 본다. 긍정적인 추억은 행복을 증진시킨다. 감사를 표현함도 마찬가지다. 발전과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성찰하고 감사함을 늘려가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신뢰하는 심리학 교수 소냐 류보머스키는 자신의 책에 이렇게 썼다. "긍정적인 추억을 한 결과, 29퍼센트의 응답자가 현재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과 자기 통찰을 얻었다고 답했으며 19퍼센트는 긍정적인 정서를 느꼈다고 대답했으며, 18퍼센트는 현재로부터 도피하는 체험을 했다고 말했고, 2퍼센트만이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보고한 연구 결과가 있다." 과천 서울대공원 저녁으로 먹을 빵과 음료를 사들고 서울대공원을 향했다. 퇴근하고 가는 길이라 대부분의 가족들은 대공원을 빠져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했고, 우..

힘겨워하는 20대에게 보내는 편지

"물론 삶에는 실망과 환멸이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하고픈 일을 신나게 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때려치운다고 해서 너를 비난하는 어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거다. 그들은 네가 다른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될지 아직 모르기 때문이다." -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 중에서 김 군아. 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지. 형은 1%의 특별한 사람이니까 해낸 것이라고. 나는 갈 수 없는 길인데, 형 때문에 바람이 든 것이라고. 한 동안 너의 푸념 섞인 그 말이 내 귀에서 떠나지 않았다. 생각했다. 내가 가진 것이 특별한지에 대해서. 무엇이 한 사람을 초조하게 낙심하게 만드는지, 어떻게 하면 힘겨움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이 깊지 못하여 그저 떠오른 것들을 너와 나눈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지난 밤, 88만원 세대들의 힘겨운 사회 데뷔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완벽에 가까운 스펙을 준비했음에도 그네들의 도전기는 쉽지 않았다. 그네들의 힘겨움은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에 맞닿아 있다. 자본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에는 88만원 세대, 유럽에는 천 유로 세대. 세계 경제의 한파 때문에 이들의 마음까지 얼어붙을까 봐 염려되었다. "왜 우린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라는 한 여대생의 말. 밤을 새워 작성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인데 또 떨어졌다고 웃으며 한 말이지만 그녀의 말에 순간 울컥했다.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 밤은 세상살이의 힘겨움으로 인해 훌쩍이는 누군가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언젠가 내가 울었던 울음. 오늘... 누군가의 울음. 우리는 그렇게 아무도 몰래 그렇게 밤에 기대어 살짝씩..

비에게서 배우는 자기 경영

처음부터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생각이 없었거나 변화와 도약을 위해 대가를 치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인생을 구성하는 단어들을 진부하고 식상하다고 여긴다. 노력, 최선, 성실은 아름다운 인생을 만드는 단어들이다. 부지런한 사람들도, 게으른 사람들도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처음엔 똑같으나 끝이 다르다. 부지런한 이들은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의 힘을 알고 이 말을 사랑한다. 게으른 이들은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에서 자기 기만을 발견하고 이 말을 싫어한다. 새로운 비법이 아니라, 다시 이들 아름다운 단어를 회복하는 것에 자기경영의 해답 하나가 있다. * 며칠 전, 두 번째 책의 원고(6명 공저)를 출판사에 넘겼다. 텍스트 위주의 파일인데도 10MB가 넘는 파일을 송부하면서 파일만큼이나 마..

일과 공부를 병행하기

"일과 공부를 병행했다는 것은 드러커의 삶에 두루두루 영향을 미쳤다. 드러커가 대학을 졸업하고 강단에 섰을 때, 그는 정규 직업을 가진 파트타임 학생의 수강을 더 반겼다. 그런 학생들이야말로 정신적으로 성숙해 있고 이론적 개념의 핵심을 잘 파악할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사회경험이 전혀 없는 전업 학생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존 플래허티, 『피터 드러커』 中 드러커가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의 법학과정에 등록할 때 그는 유력 신문이었던 의 비즈니스 담당 편집위원이었다. 높은 수준의 학문을 추구하는 동시에 편집자로서의 직무를 계속 수행했다. 이전에도 드러커는 은행의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경력이 있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 때문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나는 오늘 미래를 결정한다

프로야구를 좋아한다. 나는 삼성 팬이다. 오직 프로야구 시청 때문에 케이블 TV를 보고 있는데 최근 케이블 3개 스포츠 채널이 삼성의 경기만 쏙 빼놓고 중계해 얄밉다. (오늘은 왜 이런 괴로운 일이 벌어지는 네이버에게 물어봐야겠다.) 삼성의 중계가 있으면 왠만하면 저녁 약속을 잡지 않고 일찍 집에 들어오려 한다. 불가피한 약속이 있을 때에도 속상한 정도까지는 아니다. 재방송을 해 주기 때문이다. 스포츠 뉴스에서 보여주는 편집은 득점 장면만 보여 주기에 팬들에게는 무의미하다. 한 시간짜리 편집은 정말 최고다. 다만, 이미 끝난 경기이기에 점수를 몰라야 맛이 좋다. 이미 끝난 게임이지만, 나는 결과를 모른 채 야구를 시청한다. 즐겁다. 실제 시각은 밤 12시를 향해 가지만, 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 오후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