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제주에 왔다. 편도 항공편으로, 숙소 예약도 없이. 불안한 마음은 없었다. 성수기가 아니니 숙소는 수두룩했고 렌터카 하루 이용료는 백반 값보다 저렴했다. 이번 여행은 첫째 날 점심 약속 하나를 제외하면 아무 일정도 없다. 계획된 일정이 없을 뿐이지, 어딘가가 나를 부를 테고, 나는 무언가를 하면서 지낼 것이다. 서귀포시와 남원읍 사이에 위치한 공천포 식당에서 모듬물회를 먹었다. 소라와 전복이 들어간 물회는 상큼하면서도 신맛을 잘 먹지 못하는 내게도 맛났다. 식사는 세 명의 여인과 함께했다. 제주에 사는 와우팀원, 그녀를 찾아온 인도네시아에 사는 또 다른 와우팀원 그리고 엄마를 따라 하늘을 날아온 예쁜 아이였다. 우리는 창밖으로 바다가 내다보이는 작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멋진 남자 사장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