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 13

신이여, 자비를 베푸소서!

집 안이 엉망이다. 일정이 많아 바쁘게 지낸다는 뜻이다. 질서와 정돈은 내 삶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러니 여유시간이 없을 때, 내 공간은 곧잘 어지럽혀진다. 누구나 자기 기질대로 살아가기 마련이고, 인생은 자신의 주인을 닮아가는 법이다. 정리정돈이 내 기질의 자연스러운 발현이 아니라고 해도, 나는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해가며 정돈된 모습으로 살고 싶다. 그래서 일을 하는 사이사이에 나는 물건들을 제자리로 치우거나 정돈하면서 쉰다. 한두시간 일하고 10분을 쉬면서 간이청소와 정리정돈을 함으로 근육을 움직인다. 이것은 짧은 운동이면서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 작은 노력이다. 주말이면 일주일짜리 만큼 어지럽혀진 곳을 위한 주말청소를 한다. 주말청소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다. 주중에는 하지 않은 신문지로 거울..

그가 물었다. 사는 게 뭐냐고.

"사는 게 뭐냐?"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사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흐느끼던 형이 내게 물었다. 형은 존경하던 스승의 병문안을 다녀온 터였다. 스승은 위독하셨다고 한다. 그는 스승을 만나온 십수년 동안 성실한 제자였고 스승의 진실한 우정이었다. 그는 스승을 존경했고 스승을 그를 사랑했다. 나는 종종 두 분의 아름다운 사제지간을 부러워하곤 했다. 조금 전, 그는 내게 이런 질문도 했었다. "너네 부모님이 언제 돌아가셨다고 했지?" 나는 중학교 2학년 때였다고 대답했다. 형은 살아오면서 가까운 이의 죽음을 지켜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스승이 계신 병원을 나서며 내가 생각났다고 했다. 그 순간, 한때 나의 소중한 분들이었던 어머니, 배수경 선생님, 친구 재민이가 떠오른다. 형이 말을 이었다. "인..

작은 것부터 실천해나가는 한달

1.살아가는 속도가 다른 두 친구가 손을 맞잡고 행진을 시작했다. 그들의 이름은 '주(week)'와 '달(month)'이다. 나도 그들의 행진에 보조를 맞추련다. 힘차고 명랑하게 행진하련다.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한 달후의 나는 '행복한 달'로 기억하고 싶다. 내 인생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13년'의 4월에, 나는 '살아있고' 싶다. 새달 첫날 아침에 다짐한 내용이다. 이것이 포스팅의 핵심내용이고 아래 글은 그런 다짐을 하게 된 연유와 다짐 후에 오는 생각들을 적은 것이다. 계속하여 글을 읽어주신다면 나야 고맙겠지만, 여러분에게 더욱 중요한 일은 글을 읽는 것보다 여러분도 '멋진 4월'을 보내기로 결심하는 것이리라. 결심대로 힘차게 살아간다면, 세상은 좀 더 아름다워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