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녁식사 약속과 GLA START 수업을 제외하면 일정이 없는 하루다. 두 개의 일정이나 제외하고서 일정이 없다고 말하는 건 사실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리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녁에 일정이 두 개나 있고, 수업 준비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눈 앞의 여유가 증발해버리는 느낌이다. 반면 무엇무엇을 제외하면 한가한 하루라는 표현은 마법 같다. 찰나지만, 여유로움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찰나의 여유와 감정을 주무르는 언어의 마법에 열광한다. 열광이라고 쓰니, 춤이라도 추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의 내 감정이 과연 '열광'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내 감정을 회의적으로 들여다보는 맛도 일품이다. 열광, 맞다! 2. 나를 보자마자 김밥 아주머니가 외쳤다. "어머 어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