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열심으로 살았던 어느 하루

12시 취침은 일상경영의 원칙 중 하나다. 렉티오 리딩 강연을 마치고 귀가한 11시 45분. 얼른 씻고 자면 원칙을 사수할 수 있는데, 고민했다. 원칙을 지켜 동그라미 하나를 채울까, 아니면 동그라미 하나를 포기하고 일을 할까? 후자를 택했다. 일이 좀 밀리기도 했거니와 오늘을 기록하고 싶기도 해서다. 이런저런 단상들과 주고 받은 연락들(문자 메시지) 그리고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1. 일상경영의 나머지 원칙을 궁금해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것부터 적어둔다. 매일 행하려고 애쓰는 7가지 일들이다. 글을 썼는가, 와우들과 소통했는가, 지식을 습득했나, 운동했는가, 건강 3식을 먹었나, 21시 이후 금식했는가 그리고 24시 전으로 잠자리에 들었는가. 2. 아침,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다. 러시아가 한국..

참 좋은 말, 진인사 대천명

열흘하고도 이틀 만의 블로그 포스팅이다. 6.4 선거일 즈음부터 어제까지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특히 최근 일주일은 잠도 못자고 일손도 흐지부지했다. 친구의 병세가 깊어진 탓인데, 여느 때보다 일상을 더욱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병 문안에 힘쓸 수 있을 테니까. 일주일간 미뤄 온 일부터 챙겨야겠다. 마침 일주일의 시작이다. 지난 주와는 다르게 살자. 지난 주간은 어떠했나? 4일 저녁엔 브라질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만났다. 3년 만의 만남이고 연배 차가 적지 않는데도 반갑고 정겨웠다. 이번 방한 일정 중 단 한 번의 만남이라는 게 아쉬웠다. 5일엔 친하게 지내는 형님 내외를 만났다. 한참 손아랫사람이라 더욱 예를 다해야 하는데,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했다. 아산병원에서 택시를 타고 출발했지..

격몽요결, 정도전, 좋은 하루

1. 『격몽요결』을 도학자의 마음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리 속에 지식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 속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음미하면서 읽겠다는 말이다. 일상의 크고 작은 변화, 긍정적이고 경건한 변화가 일어날 거라 기대한다. 변화는 내게 달린 일! 2. 드라마 이 일상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다. 하룻밤을 새가며 드라마에 빠지기도 했다. (, 과 함께 가장 흥미롭게 시청한 드라마다.) 이참에 조선의 역사를 개괄하는 기회로 삼기로 하여, 틈날 때마다 조선사를 공부했다. 조선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주요개념, 핵심인물, 역사적 장면을 뽑고 연표와 지도를 찾아가며 정리했다. 3. 그저께 친구를 만났다.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밤늦게까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멀리 대구에 살아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정리정돈, 이방인, 갑인공방

1. 연휴가 시작되는 오늘, 날씨가 매우 좋았다. 아뿔사! 나는 연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계획해 두지 못했다. '오늘은 무얼 하지?' 하는 생각을 하느라 20~30분을 보냈다. 계획되지 않은 시간은 자신의 약점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라지만, 나는 어떻게든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했다. 이른 아침부터 사무실을 정돈했다. 오후엔 교보문고에 잠시 들렀다가 투썸 플레이스로 가서 (와우팀원에게 보내는) 중요한 메일을 하나 썼다. 시간관리에 대한 신간을 읽었는데 새로운 통찰은 없었다. 새롭지 않더라도 얼마간의 활력이 생겼다. 동기부여는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살다보면 시들해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곤 하니까. 오전 내내 몸을 움직인 것, 점심식사 후라는 사실, 아주 흥미로운 책은 아니라는 점, 세 가지가 적절히 혼합하여 내..

범퍼 복구, 헤이리, 물건 버리기

1. 한 달 보름 전, 내 차의 앞범퍼가 찰과상을 입었다. 높이 20cm, 너비 40cm의 대형 기스다. 게다가 1cm 가량 안쪽으로 움푹 밀려들어갔다. 주차장에서 상처를 발견했을 때, 말문이 막혔다. 이번엔 또 누구란 말인가! (음주 운전자가 주차된 내 차를 들이박아 범퍼를 죄다 교체한 게 아직 석달이 채 안 됐다.) 이번엔 쪽지 하나 남기지 않았다. 으악, 뺑소니라니! 보안팀에 연락했더니 보안팀장이 나를 알아본다. 답답한 마음에 물었다. "단지 내에 이런 사고가 자주 일어나나요?" 놀랍게도 빈도가 잦았다. "다소 큰 단지이다 보니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일어나긴 하는데, 같은 입주자가 얼마 안 된 기간에 두번이나 당한 적은 저도 처음이네요." 그래, 드물어야지. 이런 일이 자주 있으면 그가 너무 불쌍하..

누가 '동해병기'를 이끌었나?

1.4월 29일에 방영된 "누가 '동해병기'를 이끌었나?"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휴일 밤의 내 가슴이 두근거렸고, 세월호 참사의 비통함을 조금은 달래어 잠들 수 있었다.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한 시비를 가리는 일이 아닌) 공익적 차원의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애쓰는 미주 교포들의 노력! 그것은 애국심이고, 도전이었고, 용기였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의식 있는 저항이었다. 외국인들의 3/4이 우리나라와 일본 사이의 바다를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부른다. 세계 지도의 90% 이상이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이제 일본의 초등학생은 독토를 일본 영토인데 한국이 무단 점거하고 있다고 배운다. 일본은 지금도 독토와 일본해에 관한 영유권 확보를 위해 국제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곳에 오신 블로거 분들..

어느 유쾌한 승무원의 눈물

"지금 배가 많이 기울었다. 아이를 구하러 가야 한다.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아이 등록금으로 써라." 세월호 승무원 양대홍 사무장이 아내와 마지막으로 통화한 내용이다. 그는 자신이 죽을 수도 있음을 직감한 듯 했다. 아니, 어쩌면 아이들을 구하기 전에는 배를 버릴 생각이 없다고 결심이라도 하는 듯 하다. 양대홍 사무장의 생존 당시 방송 출연 영상을 보고 나는 펑펑 울었다. 세월호에는 또 한 명의 영웅이 있었다. "승무원은 마지막이야"라고 말하며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배에 남았던 박지영 양! 미국의 한 언론은 그녀를 추모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버릇없음이 아니라 모범없음이다

일요일 저녁, 중요한 일정을 마친 터라 피곤한 몸으로 귀가했습니다. TV를 켜고 세월호 소식부터 챙겼습니다. 뉴스 방송을 찾아 채널을 돌리는 동안, 내 안의 이성이 말합니다. '벌써 열흘하고도 삼일이나 지났으니 생존자는 없을거야.' 이성의 목소리에 뒤이어 희망도 말합니다. '혹시 기적이 일어났을지도 몰라.' 체념합니다. 구조자 수가 174명 그대로입니다. 사고 이후 내내 (정부의 집계 오류를 제외하면) 구조자 수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고 당일을 제외하면 사망자만 늘었을 뿐입니다. 참사 때마다 드러났던 관료주의와 대충주의 그리고 무책임한 리더십도 그대로입니다. 이번엔 탐욕적인 기업인의 부정부패까지 결들어졌고요. 오늘 JTBC 9시 뉴스는 팽목항 현장에서 진행했습니다. 손석희 앵커 뒤로 보이는 컴컴한 팽목항..

어느 평범한 날의 7가지 일상

1. 미뤄왔던 몇 가지의 일을 처리했다. 처리한 일은 빙산의 일각이고 해야 할 일들이 여전히 많이 남았다. 일감 바구니의 넘침은 최근 일주일 동안, 세월호 침몰 소식을 접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 탓도 있지만, 평소의 게으름과 미루는 습관 탓이 더 크다. 이번 주 내내 박차를 가해야겠다. 2. 아픈 친구에게 전화했다. 목소리에서 아픔이 묻어났다. "목소리가 안 좋네, 아프냐?"가 나의 첫 인사였고, "잘 쉬셔" 가 끝인사였다. 통화 내용은 뻔했다. 기력이 없어서 누워 있다는 얘기, 언제가 특히 아팠다는 얘기 등등. 또 하나의 뻔한 사실 : 내가 해 줄 말이 거의 없다는 것. 3. 헤어컷 할 시기를 또 미루고 있다. 구렛나루 머리칼이 엄지손가락 길이가 될 정도다. 이번엔 짧게 잘라볼 생각이다. 진행 중인 탈..

타이타닉호 선장은 정말 영웅인가?

5일 동안 날마다, 슬프고 답답한 마음으로 세월호 침몰 현장 속보를 접했습니다. 뉴스 시청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존자들의 구조 소식을 간절히 기다렸지만 엿새째인 오늘까지 무소식입니다. 침통한 감정에 잠겼다가 가끔 이런저런 생각도 했습니다. 3가지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1. "선장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다"는 뱃사람의 자랑스런 전통을 져버린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 뉴욕타임스는 그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언론은 일제히 이 소식을 전하며 영웅적 리더십을 보인 '스미스 선장'을 덧붙여 소개했다. 1912년 타이타닉호와 함께 바다 속으로 침몰한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 당시 선장과 선원들은 어린이들과 여성을 먼저 탈출시켰다. (남성 생존율이 20%에 불과했지만, 여성 생존율은 74%에 달했다.)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