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만 뜨면 TV를 켠다. 밤새 한 명이라도 구조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나흘 연속으로 실망뿐이다. ‘1초가 시급하다’는 뉴스 자막의 말에 화가 치민다. 1초? 1초라고! 벌써 72시간도 더 지났는데 1초라니, 현실을 모르는 뜬구름 같은 말이라 허망하다.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소식에 울음이 차오르더니 눈물이 뺨을 흐른다. “선실이 더 안전합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아, 빌어먹을 안내방송! 도대체 어떤 연유로 이런 참담한 안내를 했단 말인가. 아이히만처럼 끔찍이도 순응적인 선원의 무지 탓일까. 상황파악과는 도무지 거리가 먼 선장의 무능한 판단력 때문일까. 공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기적인 리더십의 소산일까. 답답하다, 정말. 2. 오늘은 지인들과 와인박람회에 갔다가 저녁에는 와인 시음회를 하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