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의미, 지혜 그리고 용기

어젯밤, 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독서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나는 땀을 많이 흘렀다.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땀이었다. 실내가 더운 것도 아니고 긴장한 자리도 아니었는데, 땀이 왜 났을까? 오늘 아침, 눈을 뜨며 무거운 몸을 느끼면서야 컨디션이 좋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 귀가길이 살짝 피곤하긴 했다. 아침을 눈을 뜨니 9시 15분. ‘아이고야, 큰일이네.’ 약속시간에 늦을 타이밍이었다. 몸이 피곤하고 말고를 따질 겨를이 없었다. 중요한 만남이었고, 만남을 연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부리나케 준비하고 이동했지만 30분 이상 늦었다. 3시간 시간을 내었기에 2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미안했다. 이해해 주어 고마웠고. (와우팀원이었다.) 웬 늦잠? 6시간 잠자는 것으..

눈물을 겁내지 않고

이별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지. 인생의 일면을 깨달아도 초월한 척 살지 않는 것. 그것이 참다운 삶이지. 울고 웃는 순간이 곧 의미! 눈물과 미소가 풍성할 때 삶도 풍요로워질테지. 눈물을 겁내지 않고 웃음을 지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껴안고 살아야지. - 시간이 흘러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상실의 기억들을 매만지며. : 유럽 여행에서 잃어버린 배낭여행(2009), 허공으로 날아간 노트북 하드웨어 데이터(2011), 그리고 존경하는 선생님과의 사별(2013).

대중문화에서 만난 감탄과 탁월함

대중문화(이를 테면 영화, 드라마, 가요)는 감탄과 탁월함을 만나기에 좋은 영역이다. 예술문화보다 이해하기 쉬운 코드로 되어 있기에 누구나 감탄을 인지하기 쉽고, (배우든 가수든) 그들 역시 최고의 수준에 이르기 위한 치열하게 노력하기 때문이다. 치열한 노력은 탁월함을 만들어낸다. 이럴 때마다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마찬가지로 대중문화의 생산자(이를 테면 연예인)와 그것을 향유하는 소비자(일반인)의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일반인들의 연예인 도전기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종종 감탄과 탁월함을 만나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실력 뿐만 아니라 어떠한 운이 뒤따랐음을 보여주는 실력파 일반인들 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최고의 감탄과 탁월함을 보여준 세 사람이 있다. 방예담의 ,..

김광석이 더욱 그리워지는 날

1996년 1월 6일은 김광석이 서른 세번째 생일을 보름 남짓 앞두고서 영원히 잠든 날입니다. 가수로서의 그의 삶을 기리며 노래하는 모습을 올립니다. 첫 곡은 입니다. 블로그에서 제가 좋아하는 곡이라고 여러번 이야기한 듯 하네요. 아래 영상에서는 김광석의 육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를 만들게 된 사연을 짧게 소개하는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그가 여린 사람임을 엿볼 수 있었고,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가사 참 좋습니다~! 김광석 Full Version 을 보시고 싶은 분들이 계시겠지요? 콘서트 현장의 느낌을 맛볼 수 있는 무삭제본 영상입니다. 한 시간 10분짜리 영상이니 하룻 저녁 투자해 볼 만 할 겁니다. 김광석 집은 제가 차를 타고 다니며 자주 듣..

2013년 마지막 날의 일상

1. 오전 10시에는 모 출판사와의 미팅이 있었다. 의미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해의 마지막 날에 내 글을 호의적으로 보아준 이들을 만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그것이 '의미' 있는 날에 외부 약속을 잡으며 내가 부여한 '의미'다. 하지만 '의미'는 주관적이고 그래서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점이 문제다. 심지어는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서도 의미가 바뀌기도 하니까. 오늘이 그랬다. 12월 31일 오전 8시, 나는 출판사 미팅을 미루고 싶었다. 어느새 나는, 새해 첫 근무일(1월 2일)에 만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이것이 '의미'의 문제다. 어디든 갖다붙일 수 있어서 언제든 자기기만의 도구가 된다는 것.) 그저 자유롭게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 ..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자유!

1. 이리 될 줄은 몰랐는데, 크리스마스 이브의 저녁 시간을 혼자 보냈다. (역시, 예측불허의 인생이다.) 오후 네시 즈음, 나는 헤이리의 어느 카페로 들어갔다. 내가 결정한 일이 일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생각하는 것은 괴롭고 마음 아플 것 같아 조르바 원고쓰기에 몰입했다. (비도덕적이거나 몰염치한 일을 저지른 건 아니다. 일상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결정을 하나 했다.) 카페에는 여러 연인들이 오고 갔다. 카페에 혼자 왔다가 혼자 돌아가는 이는 나 뿐이었다. 한길사 북하우스에 들어서는데, 예전에 연인과 함께 와서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샀던 추억이 떠올랐다. 산다는 것은, 특히 점점 나이를 먹어 간다는 것은... 이별이 잦아지는 과정이고, 이별한 이를 떠올리며 싸한 가슴을 어루만지는 일이 늘어간다는 것이..

뜻밖의 사고와 프로의식

12월 13일 금요일, 일주일 동안이나 나를 괴롭힐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던 내 차를 무면허 운전자가 들이받아 저 지경이 되었다. 무면허 운전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등장한 가짜 운전자는 '거짓'말을 거듭했다. 나는 서너 차례 '거짓'을 믿었고, 믿을 때마다 새로운 '진실'이 밝혀졌다. 진실을 밝혀 준 것은 CCTV와 자가당착이었다. 가짜 운전자는 신고만은 말아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운전자(차주)의 절친한 지인이었다. 그는 차주의 입장에선 충성스러운 동생이었고, 내 입장에선 괘씸한 사람일 뿐이었다. 나는 일요일이 되어서야 운전을 했던 차주를 만났다. 그는 정중했지만, 어려운 사정에 처해서인지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진 못했다. 자기도 고생스럽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 며칠 동안 실랑..

부끄러움, 열심 & 출간 의뢰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귀가했다.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 야밤인데도 초코바 하나를 먹었지만, 입맛이 없어서인지 달콤한 맛을 잘 느끼지 못했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서 하루를 돌아본다. 부끄러움과 뿌듯함이 공존하는 하루였다. (초로에 접어들 즈음, 나의 인생을 돌아볼 땐 뿌듯함을 더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_ 1. 밤 9시 이후에는 (가급적) 음식을 먹지 말아야지! 건강을 위해 세워놓은 작은 원칙이다. 식욕은 강력한 유혹이지만, 내겐 건강을 향한 욕심도 있어서 그럭저럭 잘 지켜가는 편이다. 원칙은 잘 지켜질 때 빛 나는 법! 하지만 원칙 안에 슬그머니 끼어든 '가급적'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철저히 지켜내는 편은 못 된다. 욕구에 굴복하고 나면 부끄러움을 느낀다. (부끄러움이 아니라 죄책감일 것이..

허리통증, 핸드폰 & 변화들

1. 어젯밤, 늦게 잠들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 주문을 하려는데 결재 과정에서 자꾸 오류가 났다. 나는 책 주문 전문가가 아닌가! 올해 하반기에만 수십 번도 더 했던 일인데, 무엇 때문일까? 인터넷 결재창이랑 실랑이 하느라 보낸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되었을 무렵, 포기하고 노트북을 덮었다. 인내심이 바닥나서가 아니라, 그즈음 허리가 아파왔기 때문이다. 눈을 떴는데,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 어제 저녁에 식사하고서 차를 몰고 귀가했을 때에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상하다. 무리가 갈 만한 일이 있긴 하지만 (이틀 동안 운전대를 좀 오래 잡았었다), 그것 때문이라 하기엔 통증이 심한 편이다. 결재창이랑 실랑이 할 때, 나도 모르게 앉은 자세가 안 좋았나? 모를 일이다. 분명한 건, 지금 아프다는 것. 아프..

2014 월드컵 조편성을 보며

어제 저녁, 헤어컷을 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편성을 한다는 소식을 TV를 통해 들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월드컵이 언제 개최되지? 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계산할 때마다 원점은 2002년입니다. 4의 배수를 더하니, 2014년이 되더군요. 아하! 내년이구나. 벌써 또 4년이 흘렀구나. 주기적으로 세월의 빠름을 알려주는 시기와 사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일을 맞거나 연말이 되면 '벌써 한 해가..' 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인의 자녀를 만나면 또 얼마만에 본 것인지를 헤아립니다. 아이가 훌쩍 커서 세월이 무서워서요. ^^ 세월을 알리는 신호 중에 가장 주기가 긴 것이 4년이 아닌가 합니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4년인데, 이보다 더 긴 주기를 가진 반복적인 사건이 있나요?) 4년 동안 무엇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