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나섰다. 부산까지 가야하는 여정이다. 열두 시 어간에는 부산의료원에 도착하기 위해 오전 일찍부터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늦잠을 잤다. 어젯밤 글쓰기 수업을 해서인지 7시가 넘어서야 눈을 떴다. 오늘 일정이 2개지만, 각각 부산과 서울이라 이동거리가 멀다. 저녁엔 종로에서 독서 강연이 있다. 오늘은 화요일, 조르바 원고를 보내는 날이다. 조르바 원고를 쓸 책, 열차에서 사용할 노트북, 그리고 강연을 위한 독서노트로 가방이 두툼해졌다. 아침식사를 잘 챙겨먹는 편이지만 오늘은 걸렀다. 간헐적 단식이 좋다는데 오늘 오전에 단식이나 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주방 선반에 꺼내두었던 파프리카 샐러드를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먹으려면 최소한 5분은 걸릴 텐데 열차 시각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