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어느 휴일날에 올리는 기도

1. 지난 일주일 내내 일정이 많았다.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분들과의 미팅이 두 번, 광주 전남대학교에서의 강연도 두 번이었다. 4/4분기 강연을 위한 마이크임팩트 스쿨팀과의 기획미팅이 있었고,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카페 오픈을 위한 회의도 있었다. 그리고 유니컨 수업과 와우 수업도 한번씩 있었던 주간이었다. 바쁠 수 밖에 없었던 날들. 나는 정신없이 지내거나, 일정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월요일 아침엔, 친한 친구와 만나 영적인 담소와 비전을 나눴다. 아침일찍 한강변을 달리거나 자전거를 탄 것이 세 번이었고, 끼니도 거르지 않았다. 월요일 저녁엔 친구와 스크린 골프를 치는 것으로, 수요일엔 오랜만에 만나는 4기 와우연구원과 식사를 했다. 편안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2.드디어 휴일이다. 쉬어야 ..

태풍이 찾아온 날의 단상 (3)

7. 다시 창밖을 내다보았다. 밖으로 나가야 할 타이밍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바람이 강하지 않았다. 매우 강한 바람이 불면, 밖으로 나가겠다는 계획도 하염없이 미뤄졌다. 일하던 틈틈이 창가에 가서 타이밍을 모색하는 주기도 짧아졌다. 그렇게 수시로 창밖을 보다가 '이상한' 환경미화원을 발견했다. 이상하다고 말한 것은 아직 태풍이 본격적으로 다가오지도 않았는데, 계속 길거리의 나뭇잎을 쓸고 계셨기 때문이다. 쓸고나면 잠시 후에 또 다시 바람이 어지럽혀 놓고, 다시 쓰시는 일이 반복되었다. 무슨 생각으로 비질을 하시는지 궁금했다. 하루 종일 이렇게 쓸어 담으면 완전히 거리가 어지럽혀지지는 않겠지요, 라든지 혹은 내 상사가 이렇게 하라고 시켰으니 어쩔 수 없죠, 라든지 어떤 이유가 있지 않..

태풍이 찾아온 날의 단상 (2)

4. 요즘 들어 옛 친구 생각이 많이 난다. 그래서 죽마고우에게 연락했다. 9월 초에 만나서 식사하고 함께 공을 치기로 했다. 스크린 골프를 치든, 당구를 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친구를 만난다는 사실에 벌써 설렌다. 또 다른 친구 두 명에게 전화를 했다. 이번엔 둘 다 여자다. 여자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결혼을 했으니까. 게다가 둘 다 사모님이시니 나와는 신분도 안 맞고. 하지만 이건 문제가 안 된다. "오! 니가 웬일이야? 전화를 다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전화 안 할 줄 알았는데, 혹시 결혼해?" 친구의 첫마디였다. 그 말에 스쳐가는 생각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결혼할 땐 전화를 하는가 보군. 내가 결혼할 때에는 먼저 전화할 거라고 생각하네.' 결혼할 땐 내가 먼저 연락을..

태풍이 찾아온 날의 단상 (1)

1. 태풍이 오기 전날의 아침은 아주 맑았다. 햇살이 내 얼굴을 간지럽히어 깰 정 도였다. 창 밖으로 보이는 햇살은 찬란했다. 하루 뒤면 태풍이 온다는 것이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완전히 바뀔 수 있는 게 날씨다. 어젯밤에 비가 억수같이 내리다가도 이튿날엔 쨍 하고 해가 뜨기도 하니까. 날씨가 변덕쟁이인 걸까, 밤이 마술사인 걸까? 야구를 보면서도 비슷한 궁금함이 들 때가 있다. 지난해에 잘 쳤던 타자가 올해는 형편없는 성적을 내는 것은 왜일까? 한해의 신인왕이나 MVP로 선정된 선수들도 이듬해에 죽을 쑤는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엔 정말 열정적으로 살던 이가 이번 달엔 원인 모를 무기력에 빠져들기도 한다. 왜 그런 걸까? 우리가 변덕쟁이인 걸까, 인생이란..

나는 아이폰을 증오하는 유저다

나는 아이폰 유저다. 아이폰을 증오하는 유저다. 아이폰을 사용해 온 일년 육개월 동안, 나는 아이폰에 저장된 주소록을 두 번이나 날렸다. 올해 초에 한 번, 지난 주에 한 번. 처음엔 내가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한 편은 아니기에, 뭔가를 잘못 터치했으려니 했다. 하지만 두번째로 날렸을 땐 아이폰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허나, 물증이 없었다. 나의 아이폰은 구입한지 2주 정도 지나면서부터 홈버튼이 잘 눌러지지 않았고, 전원이 저절로 꺼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난 A/S를 받으러 가지 않았다. 무엇이든 적응하며 사는 편이라,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며 살기 때문이다. 감수한다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요청할 줄 모른다는 말이 더 맞겠다. 때론 합법적인 요청까지도. 지금 나는 구입 당시 A/S 받지 않은 것을 후회..

잘가요, 스티븐 코비!

1. NAVER에서 날씨를 검색하던 중이었다. 실시간 검색순위 6위로 '스티븐 코비'가 떴다. 직감적으로 '사망'이란 단어가 떠올라 얼른 클릭했더니, 네이버 인물정보 란의 맨 앞에 큼직막한 검은색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나는 20대가 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책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강력하고 영속적인 유익을 누리도록 해 준 책이 있다.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책들. 그 목록의 첫번째 책이 스티븐 코비의 이다. 20대의 가장 소중한 학습 경험은 공감적 경청과 주도성이라는 2개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한 것이다. 대구 남부도서관에서, 공강적 경청 대목(습관 5번)을 읽다가 감격에 겨워 책을 덮고 열람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여유와 관계를 지향하는 삶

1. 책을 읽으며 길을 걸었습니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차량 진입로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우회전하며 들어오는 트럭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제가 먼저 건너고 차가 멈춰서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그냥 제가 양보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이 멈처 서는 것은 기름이 닳는 일도 아니니까요. 어려운 일도 아니구요. 우회전하는 차량의 조수석 쪽 창문이 열렸습니다. 검게 그을린 주름 패인 얼굴이 보였고, 그 얼굴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지나갔습니다. 웃는 얼굴을 아니었지만 고마움의 표정이었습니다. 나도 허리를 숙여 인사를 드렸습니다. 나는 일부러 창문을 내려 고마움을 전해 준 그 분께 감동했습니다. 작은 일로도 고마움의 인사를 주고 받은 아침, 기분 좋았습니다. 2. 내가 항상 그런 여유로운 양보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류현진 선수의 팬이 되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팀의 '류현진'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야구팬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야구에 작은 관심을 가진 분들도 그의 이름을 아시겠지요. 대한민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최고의 투수니까요. (제겐 류현진이 최고!) 나는 2010년부터 그의 실력에 찬탄했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높이 샀는데... 이제 나는 류현진의 팬이 되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왜 류현진의 팬이 되었는지를 밝히면서, 내가 갖고 싶은 삶의 태도 하나를 되새기려는 의도로 쓴 것입니다. 류현진은 2012년 시즌, 6월 초순인 현재까지 최악의 불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경기마다 역시 류현진이라는 소리가 나올 만큼 수준급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번번히 후속 투수들이 경기를 말.아.먹.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마치 한 타자가..

클래식 공연보다 소시 콘서트!

예술의 전당 를 아시는지요? 매월 둘째 목요일 오전 11시, 첼리스트 송영훈의 해설과 함께 진행되는 클래식 콘서트입니다.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명곡 위주의 선곡, 전문가의 해설, 그리고 착한 입장료 덕분에 인기가 높은 문화 공연입니다. 전석이 2만원으로 똑같으니 예매순으로 앞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3층만 1만 5천원이지요. 가 높은 인기를 끌자, 주말 버전이 탄생했습니다. 예술의 전당 말입니다. 가격과 시간대, 행사 목적이 모두 같고 요일만 다릅니다. 해설은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대진 선생이 맡았습니다. 나는 두 개의 콘서트에 지난 해 부터 관심을 가졌었지요. 그러다가 이번 5월에 독서카페에서의 문화번개로 에 다녀왔습니다. 를 관람한 목적은 분명합니다. 클래식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과 주말 오전..

나의 불찰에 대한 단상

누구나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범하며 삽니다. 그러니 자신의 불찰을 곱씹으며 정서적 자살을 시도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실수나 잘못으로 인해 다른 이가 힘겨워하거나 마음의 불편함을 느낀다면 괴로운 일입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후회도 하겠지요. 지난 주에 제가 그랬습니다. 6개월 동안 진행되는 독서세미나의 첫수업 날이었습니다. 『노인과 바다』를 읽고서 토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은 세 번째 진행하는 수업으로, 앞선 두 번의 수업 모두 참가자 분들이 무척 흡족해 하셨지요. 하지만, 이날의 참가자 한 분은 실망을 느끼셨습니다. 내가 일방적인 해석을 강요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메시지의 잉여'가 아니라 '해석의 잉여'를 제공하는 것이 나의 학습목표 중 하나인데, 그것과는 정반대의 피드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