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날마다 하루만큼 성장하는 리더

1. 두 사람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한 사람은 편집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편집자다. 둘 중 한 사람이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를 좋게 읽어 주었고, 독서에 관한 책을 써 보자고 제안하는 자리였다. 설명하기는 난감하지만, 나는 두 사람이 좋았다. 이사야 벌린의 책을 출간한 회사라는 점으로 인해 출판사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 무엇보다 2012년에는 상실감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 달의 일이다. 한 달이 지났고 그 사이 해가 바뀌었다. 지난 달의 만남 직후, 나는 세 개의 한글 파일을 출판사로 보냈는데, 그 중 하나를 마음에 들어했다. 오늘 출판사에 갔다. 사장님을 만나 계약 사항을 협의하기 위함이었지만, 나는 세 분께 양해를 구하고 계약을 하지 않았다. 원고를 모..

일상 속에서 만난 단상들

1. 12일. 점심을 먹고 글을 하나 써서 포스팅했다. 정오 무렵부터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하더니 오후 2시가 가까워지면서 팔다리가 뻐근하고 묵직해졌다. 늘 마시던 와인이 바뀌어서 그런가, 하며 오침을 청했다. 자리에 누웠는데 몸이 으스스하다. 아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느 때 같으면 20분이면 일어나는 오침인데, 4시간 동안 잠을 잤다. 저녁 무렵 눈을 떴다. 이곳저곳 몸이 쑤셨다. 내일 8시간 동안 강연을 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순자』의 한 구절이 절절히 다가온다. "화를 입지 않는 것보다 더 좋은 복은 없다." 아! 아프지 않고, 마감기한에 촉박하지 않고, 불안한 일이 없는 일상의 평온함이여! 아픔이 지나가고, 여유가 오고, 마음이 평온하면 그저 감사하고 행복함을 만끽해야지..

어느 성탄절날의 4가지 질문

성탄절 밤이다. 사람들은 성탄절의 주인공을 생각하며 이 날을 보낼까? 산타 클로스는 아니다. 예수님이 주인공이다. (성탄절은 예수님이 태어난 날이다.) 예수 믿자는 말은 아니다. 불신 지옥이라고 덧붙이기는 더욱 싫다. 하루 하루를 음미하며 사는 것, 중요하다. 어떤 하루는 의미가 깊다. 광복절이 그렇고, 자기 생일이 그렇다. 오늘도 마찬가지다. 성탄의 의미를 생각하자는 글은 아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성탄절을 보낼까, 를 생각하다가 '나는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를 잠시 들여다 보고 쓴 글이다. 나의 하루 역시 예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글을 쓰고서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펼친 까닭이다. 내년 석가탄신일과 성탄절은 좀 더 하루를 잘 음미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성탄절 밤, '한 시간 ..

한번쯤 말하고 싶었던 것들

1. 한번쯤 말하고 싶었다. 세상이 책이라고. 삶에 대한 통찰을 지니고 싶거나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면 책'도' 읽어야 하는 것이지, 책'만' 파서는 아니 될 거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데라야마 슈지처럼 파격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그의 한국어판 책 제목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책을 읽느라 인생길을 걷지 못하고 있다면, 책을 내던지는 게 낫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 한번쯤 말하고 싶었다. 구체적인 삶의 경험 없이는 내공도 없을 거라고. 내공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관념에서나 통하는 짝퉁이라고. 그러니 내공을 쌓고자 한다면 책과 세상을 모두 읽어야 한다고. 2. 한번쯤 말하고 싶었다. 책은 읽는 것이지, 보는 것이 아니라고. 누군가가 자기는 취미로 책을 보는 거라 말한다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

도전하는 영혼을 향한 염원

그는 도전하는 영혼이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그의 도전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함이다. 그는 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고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나 자신"임을. 그러면서도 항상 가장 두려운 자신에게 싸움을 걸었다. 그리고 승리했다. 힘겨운 승리이기에 값지고 고귀하다. 그의 승리는 드물어서 귀한 것이 아니라, 고귀하기에 드물다. 자기를 이기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 세계적인 산악인 박영석의 얘기다. 그의 등반기록은 놀랍다. 세계 최초, 세계 최단의 기록들이 수두룩하고, 세계 유일의 기록도 있다. 그는 인류 최초로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 8,000m 급 14좌를 모두 등반했다. 사람들은 이를 '산악 그랜드슬램'이라 부른다. 박영석 대장은 세계..

지금 어디에 사세요?

5년을 강남구 역삼동에 살았다. 선릉역 5번 출구로 나와 첫번째 골목길에서 우회전하여 경복아파트 사거리로 이어지는 골목길 어딘가에 살았다. 3분만 걸어나가면 테헤란로지만, 사는 곳은 주택가가 밀집된 구역이다. 차를 몰고 나가지 않는다면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2호선과 분당선이 가깝고 차를 타고 두어 정거장 가면 9호선을 탈 수 있다. 5분 거리에 선릉공원이 있어 도심에서 숲의 기운을 느낄 수 있고, 집 주변에 수십 개의 카페가 있어 마음 당기는 대로 즐기는 맛도 있다. 역삼동으로의 이사 결정은 난관이 많았다. 월세가 비쌌기 때문이다. 내 형편에는 분명 과분했으니 그 과분함을 설득할 수 있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했다. 누군가에게 허영심 많은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는 않으니까. 나는 신앙인이기도 해서 ..

자기경영학의 필수과목

몸이 무거운 날입니다. 팔과 다리가 쑤시기도 하고, 고개를 조금만 흔들어도 머리가 아픕니다. 어제 아침, 자고 일어났더니 이렇게 컨디션이 급격하게 나빠졌습니다. 앓아누울 정도는 아닙니다. 어제도 일을 한 후엔 저녁 모임에서 와우 연구원들과 함께 족발을 뜯기도 했으니까요. 오늘은 전라도 광주로 내려가 강연을 하고 상경하는 중입니다. 고백하자면, 앞서 말한 증상은 조금 과장된 것입니다. 엄살을 부린 셈인데, 지금이 감기를 조심해야 할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저께 밤에 샤워를 하고서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누워 있다가 그만 잠이 들었습니다. 얇은 홑이불도 덮지 못하고 창문은 열어 둔 채였습니다. 밤사이, 두어 번 뒤척이면서 '아 춥다'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침까지 잠을 잤지요. 그러고 난 후부터 몸이..

<7광구>, 시시한 영화 대처법

주의 : 별 내용이 없는 시시한 글일 수 있음. 를 보았다. 아쉬운 영화였다. 서사는 비약적이었고, CG는 엉성했다. 영화의 중반부에서부터 흥미를 잃었지만, 하지원의 열연 덕분에 잠들지는 않았다. '7광구'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내가, 7광구의 존재와 중요성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된 것이 영화가 나에게 준 유익의 전부였다. 영화를 보다가 결정적으로 흥미를 잃은 대목은 캡틴의 탈출 장면이었다. 해준(하지원 분)의 말처럼, 캡틴은 '현장의 치열함을 모르면서 이론만으로 결정'하는 리더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릴 줄 몰랐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부하들을 버린 인간이었다. 그도 부하들의 절규를 보며 잠시 갈등하긴 했다. 하지만, 선택은 '자신의 목숨'이었다. 캡틴이 부하를 버린 대목에..

나의 어머니

어머니는 바쁘셨다. 학교 어머니회 일원으로서 학교 행사를 돕거나 교회 집사님으로서 결혼식 피로연 준비 등의 교회 행사에 참여하거나 회사에서 긴급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바쁜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를 대신하여 나와 동생의 학비와 생활비를 버느라 바쁘셨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아버지가 생활비를 집으로 가져다 주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늘 고단하셨다.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어머니는 오토바이를 타고 200원 짜리 '스콜'이라는 음료를 배달하셨다. 판자촌의 골목엔 비탈길이 있었고, 우리가 살던 허름한 집의 대문은 작았다. 100cc 짜리 오토바이를 대문 밖으로 내었다가 들이는 일은 힘겨웠을 것이다. 지아비는 심리적 안정을 주지 못했고, 생활고는 어머니께 육체적 편안함을 주지 못했다. 나는 가난..

나를 알리는 일의 힘겨움

7월 초, 교보문고에서 주최하는 작가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저도 책을 썼다는 이유로 그 모임의 일원으로 초대되었지만, 아마도 제가 가장 막내였을 겁니다. 사회적인 영향력이 가장 미약했을 거란 말입니다. 그런 자리에서는 쑥스럽고 주눅이 들곤 했던 나지만, 많이 나아졌습니다. 주눅 들지는 않지만 예나 지금이나 쑥쓰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쑥스러움을 딛고 작은 도전 하나를 시도했습니다. 회사를 나온지 4년 반 만에 갖게 된 '기념비적인 명함'을 활용해 보리라는 생각말입니다. 이번 명함은 어느 회사의 조직원이 아닌 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명함이라는 점에서, 스스로 만들고자 했다는 점에서 분명 제게는 기념비적입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자주 건네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만찬회가 좋은 기회입니다.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