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하루는 짧지 않다!

눈을 떴다. 새벽 6시를 향해가는 시각을 보며 이크, 늦었구나 하며 일어났다. 몸을 좀 더 누이고 싶었지만 오전 9시면 집을 나서야 한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이 있다. 9시 전에, 웹진 원고를 마무리하여 보내야 하니 시간이 없다. 5시에 일어나려던 계획이었는데, 한 시간이나 더 잤다. 에고. 열심히 글을 마무리하여 보내니 정각 9시, 후다닥 챙겨서 출발. 아침에 사과 한 쪽이라도 먹고 나오려던 생각도 그저 생각에 그쳤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가는 길에는 졸기도 하고, 노트북을 꺼내 슬라이드 순서를 변경해 가며 강연 준비를 마쳐 두었다. 여유롭게 도착하여 샌드위치와 생과일 주스를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짧은 여유 시간을 아쉬워하며 강연장으로 출발했다..

보보의 철학 about 일

일은 필수적인 것이지만, 일과 나는 별개다. 필수적인 것인데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면 부담스런 고역이 되고 일을 자신과 동일시하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회의하거나 과장하게 된다. 일은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누구나 환경의 영향을 받기에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일로부터 배우기도 하고 제한 당하고 있기도 하다. 일은 밥과 의미를 제공하는 행복의 원천이다.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일이 주는 기쁨이고, 세상으로의 공헌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일이 주는 행복이다. 일은 자신을 발견하고 꿈을 실현해 가는 유일한 길이다. 자기 발견은 평생 동안 이뤄지는 것이고, 꿈은 일을 통해 점점 강해질 때 실현된다. 현장에서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고 성찰하는 과정 없이는 자기 발견도 없다. 일은 좋은 것이지만,..

퇴근의 즐거움

예비군 훈련을 반가워하는 남자들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이 드는 것은, 나는 전혀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 인생의 시간을 훔쳐가는 나쁜 도둑놈이었다. 훈련에서 배우는 것들은 의미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내가 잘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에 졸립기도 하다. 게다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리적 부담감까지 준다. 그저 어서 훈련이 마치기를 바라며 시계를 들여다 본다. 손목시계를 보며 예상보다 훌쩍 시간이 지났을 때에는 기뻐하고, 달팽이보다 느리게 시간이 더딜 때면 한숨이 나온다. 나는 의미를 찾는 사람이다. 예비군 훈련 과정에서도 의미를 찾기도 하지만, 이렇게 괴로워하며 시간을 떼울 때도 있다. 10월의 향방작계훈련 때의 내 모습이 그랬다. 가까스로 견디어 내고, 훈..

자기경영의 본질

왜 내 책을 좋아하냐? 선생님 책에서는 사람 냄새가 나기 때문입니다. 저는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표현하는 자기계발 책들을 싫어합니다. 우리의 대화는 오래 이어졌다. 처음 만난 그 날, 사이코 같은 그 녀석이 마음에 들었다. 나를 좋게 평가해서가 아니다. 그의 꿈은 원대했고 그의 삶은 치열했다. 이십 대 초반의 젊은이가 이상과 현실을 모두 확고하게 붙잡고 있었다. 그의 말처럼 자기 계발 서적 중 일부는 세상을 경쟁적인 세계관으로 바라본다. 자기 경영은 그 변질된 세계관을 회복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자기 경영은 세상에 깃든 아름다운과 인생에 깃든 교훈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또한 자기 안에 있는 재능과 가능성들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과정이고 자연스러워지는 과정이다. 자기 길을..

겨울이 찾아오면

이른 아침, 지하철역을 향해 걷다가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도로 경계석에 고인 물이 살얼음으로 덮인 것을 보며 겨울을 느낀다. 겨울이 왔다. 몸은 움츠러들고 가슴이 시리다. 계절의 겨울은 매년 찾아드는 그 즈음에 오지만 인생의 겨울은 불청객처럼 예고없이 찾아든다. 상사의 꾸중처럼 작은 사건으로부터 시작하기도 하고 큰 시련으로 절망과 슬픔의 모습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잘못한 것이면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며 잠 못 들고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라면 삶이 서럽고 마음이 아파서 힘겹다. 어떤 행동도 더 진행하지 못할 만큼 마음까지 움츠러들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삶이 정체되는 듯 하다. 기억해야 할 것은 인생에 대한 진실과 교훈들이다. 계절과 에너지는 항상 변한다. 어떤 상황도 영원할 수 없다. 우리..

사랑한다는 것

"그 오징어 부부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부둥켜안고 서로 목을 조르는 버릇이 있다." - 최승호 내 연인을 숨 막히게 했던 전적이 있다. 사랑은 구속이 아닌 자유를 주어야 함을 그렇게 실패의 경험 후에서야 깨닫는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슴에 새긴다. 사랑은 자유로운 친밀함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창공을 날아오르는 한 쌍의 매가 보여주는 자유로움. 오징어 부부가 상대의 뜨거운 심장을 껴안는 친밀함. 사랑은 배우자의 꿈을 꺾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도와야 한다. 배우자가 잠시 길을 잃어도 그것 또한 꿈을 향한 과정임을 이해하고 신뢰하며 기다려야 한다. 자유로운 실험과 모색을 격려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니, 퍽 어려운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

정직한 피드백을 구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나의 진짜 모습을 알면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겁이 날 수도 있다. 모르는 것도 많고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리더들까지도 정직한 피드백을 두려워한다. 한 달 전부터 와우팀원들의 피드백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서야 와우카페에 공지한 것은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정확한 원인을 말하자면 게으름, 두려움, 완벽주의 등이 섞여 있다.) 나는 내가 잘 하고 있는지를 물었고 변화와 성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물었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익명으로 해도 좋다는 말을 덧붙였다. 팀장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 두려워 부정적인 피드백을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말할 것도 없고, ..

꿈 about 와우팀

차 한 잔 나누며 보보라는 사람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분 보보가 지닌 생각과 세계관에 대하여 알아가고 비슷한 삶을 꿈꾸시는 분 나에게는 이런 분들이 필요하다. '내게도 쓸만한 구석이 있지'라는 생각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 보여 주시는 분들이기에. 내가 가진 한계를 잘 알고 앞으로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를 알려주실 분 내게 솔직한 피드백을 줄 수 있을만큼 나를 아끼고 깊은 관심을 가지신 분 나에게는 이런 분들도 필요하다. 나의 이기적인 본성을 이겨내어 선해질 수 있도록 고무하고 내가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분들이기에. 여전히 칭찬은 갈망되고 비판은 두려워 피하고 싶다. 작은 칭찬에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세심한 감성을 지니되 그것에 취해 칭찬이 곧 나의 전부라고 착각하지 ..

회상하다 그리워지면 회심하라

3호선 교대역에서 2호선 잠실 방향으로 가는 환승길의 계단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껌을 파시는 할머니다. 할머니의 치마자랏 앞 계단 한 칸에는 껌 몇 개가 아무렇게나 놓였다. 할머니는 누구에게나 반말을 던지신다. 게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껌도 던지신다. 할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7년 늦가을 혹은 초겨울이다. 지나가다 할머니가 던진 껌이 한 쪽 어깨에서 길게 내려뜨려 멘 가방에 쏙 들어왔다. 할머니의 친절하지 않은 말투에도 마음이 동한 것은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나는 껌과 천원짜리 한 장을 함께 드렸다. 할머니는 늘 그 자리에 계셨다. 이후 내 삶에 빠져서 잊고 지내다 문득 생각이 났다. 이번엔 5천원짜리 껌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

아주 아주 조금 힘들다

바빴다. 책을 읽지 못하고 글을 쓰지 못할 만큼. 좀 많이 바빴다는 말이다. 할 말이 없음에도 몇 마디를 끄적여보려고 블로그에 로그인을 하여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좀 분주하니 잠시 쉬고 싶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시점이기도 하다. 나는 산을 오를 때면 자주 쉰다. 풍광이 내 발걸음을 자주 붙잡아 두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힘들기 전에 쉬어 두면 훨씬 오랫동안 쉬이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힘들지도 않는데 쉰다. 자주 쉰다. 친구들과 동행할 때의 쉼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치고 힘들어서 쉬는 것처럼 보여질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힘이란 단어는 묘한, 그러나 별 쓸데 없는 오기를 발동하게 한다.) 언젠가부터는 산행할 때 다른 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