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독백

몸도 마음도 무거운 날이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무기력이 날 감싼다 살아오며 아픔을 주었던 이들 그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다행히도 신뢰해 준 소수의 사람들 그들에게 부끄러운 내 삶이다 숨는 것은 쉬운 일이다 부끄러운 낯짝을 들고 사는 것은 조금 더 힘든 일이다 가장 힘든 일은 조금이라도 덜 부끄러운 삶이 되도록 훌륭한 가치가 있는 곳으로 나를 몰고 가는 것이다 쉬는 일을 택하려는 연약함 옳은 길을 생각하는 안간힘 그래서 눈물 나는 날이다 글 : 현운 이희석 hslee@eklc.co.kr

[추모 ①] 당신은 믿을 만한 분이었습니다.

나는 슬픕니다. 눈물이 납니다. 온 몸을 바쳐 자신의 소신과 원칙을 따라 살아 온 훌륭한 정치인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늘 믿을 만한 분을 찾았습니다. 한 사람이 늘 옳은 행동만을 하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그러기가 쉽지 않겠지요. 그렇기에, 저는 어떤 한 사람이 스스로 옳다고 믿는 신념에 따라 살 때면 "바로 이 길입니다. 여러분 이 길을 함께 갑시다"라고 말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잠시 스스로의 신념을 놓치었을 때에는 "제 불찰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잘못했으니 제가 다시 제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혹, 제가 영원히 길을 되찾지 못한다고 판단되면 저를 잊어버리십시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 前..

이제 편히 쉬시길.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이 서거했다. 11시가 되니, 유서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가족에게 남긴 짤막한 내용이 담겨 있단다. 마음이 아프다. 한 나라의 최고 리더십이었던 분이 본연의 생애를 다하지 못하신 것 같아 애통한 심정이다. 서거 기사에 달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악플에는 화가 났다. 나는 이번 박연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그저 세상에 대한 섭섭함과 운명하신 분께 대한 비통함이 감돈다. 투신 자살이라는 속보 앞에 먹먹해진다. 이것이 대한민국 정치사의 슬픈 현실인지, 권력과 욕망 앞에 무너지는 인간사의 보편적인 모습인지, 개혁과 정의를 두려워하는 권력자들의 비열한 어리석음인지, 이것 역시 알지 못하지만, 한 가지의 바람만큼은 분명하다. 더 ..

성장형 인간이 행복을 누린다

성장형 인간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계속 성장하려는 삶의 자세를 지녔고 자신의 고유함을 향하여 충실히 전진한다. 『그로잉』은 성장형 인간의 특징과 사람들이 왜 성장하지 못하는지 그 까닭을 풀어 낸 책이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성장 리더십'을 제시한다. 경쟁의 늪에서 헤매고 있거나 제자리걸음만 하는 것 같아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설명한 성장형 인간의 3가지 특징을 읽으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성장형 인간'을 추구해 왔음을 느꼈다. 이렇듯 삶의 철학은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로잉』에서 옮긴 '성장형 인간'의 특징을 삶의 푯대로 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영원한 경쟁 우위, 자기 혁신

이윤창 대리(가명)는 오늘 오전까지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그는 늘 마감시각을 얼마남기지 않은 시각에 일을 마무리한다. 미루는 습관 때문이기도 하고, 아직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자료를 모으느라 보고서 작성을 애시당초 늦게 시작한 까닭도 있다. 그보다는 데드라인이 다가오지 않으면 일을 제대로 시작하지 않는 미루는 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때로는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아직 마감까지 여유가 있는 다른 일에 시간을 할애하기도 한다. 이러한 산만함으로 인해 시간을 소비하다가 데드라인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이 되어서야 일에 착수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가까스로 마감시각에 맞춰 일을 끝내지만 때로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꼭 참석해야 하는 긴급한 회의가 소집되거나, 건네받아야 할 자료가 도착하지 ..

행복

어린 시절, 어른들은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좋은 대학교에 들어갈 만큼 10대를 학업에 투자하지 못했다. 20대가 되어서야 공부하기 시작한 나는, 결국 세상이 권하는 순서대로 사는 것을 포기했다. 뒤늦게 그 순서를 따르려 하니 무엇보다 과정이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지가 아무리 화려하다 해도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나는 결코 그 여정을 걷고 싶지 않다. 나는 과정이 즐거운 길을 택했다. 나의 흥미를 끄는 일들만을 선택했다. 첫번째 직장이 그랬고, 와우팀의 출발도 그랬다. 누가 시킨 것은 없었다. 내 영혼이 꽤 오랫동안 머무는 곳이면, 도전을 했다. 지금은 나의 몸과 마음도 그곳에 있다. "지속적인 행복을 얻으려면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

올해 들어...

오늘은 올해 들어 가장 무기력한 날인 것 같다.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진행하지도 못했다. 5월 20일 이후의 바쁜 일정 때문에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다. 점심을 함께 했던 친구 녀석의 작은 힘겨움 때문도 아니고, 오늘은 광주민주화항쟁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도 아니고, 일주일의 첫 날이기 때문도 아니다.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꾸역구역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하고 싶지 않은 강연이 주말에 떡하니 날 기다리고 있다는, 중요한 일들을 미루다 할 일이 쌓인 압박감 때문이라는, 이유들이 정답에 가까운 듯하다. - 18:54, 꾸정물처럼 흐린 기분으로. 소중한 하루를 흐린 기분으로 마무리하기 싫었다. 마침, 밥 먹자고 말하기 좋은 옆동네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함께 강남 롯데백화점 인근의 삼겹살 집으로 들어갔..

촉촉한 봄날에

지난 주, 응봉산을 오르며 코끝을 찌른 아카시아 향이 떠오른다. 지금의 내 방에도 꽃향기가 가득한데, 향기가 지난 추억을 부른 것이다. 사실적인 시인들보다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많은 시인들이 화려한 늦봄을 노래했다. 새 봄 5 - 김지하 꽃 한번 바라보고 또 돌아보고 구름 한번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봄엔 사람들 우주에 가깝다. 아직 자연의 변화에는 눈이 먼 나로서는 초봄을 노래한 것인지 늦봄을 노래한 것인지 구분하지 못한다. 그저 작위적으로 해석하며 상상에 잠길 수 있을 뿐이다. 모든 꽃은 자신에게 적합한 시기에 자기만의 빛깔로 피어나듯 모든 사람들도 자신만의 시기에 자기들의 빛깔로 피어날 것이다. 꽃이 피고 지듯, 우리도 나타났다가 사라질 것이다. 덧없지 않다. 우리들은 떠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는 남을..

스승의 날에...

부끄럽고도 감사한 일인데, 나를 선생 혹은 팀장이라 부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를 아는 이들이기에 저와 함께 하는 것이겠지요. 십여 명이 모이게 되니, 선생을 통해 배울 뿐만 아니라 동학(同學)에게서도 배우니까요. 살아가다 마음을 나누고 서로 배울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멋진 일입니다. 그것을 알려 준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몇 마디를 전해 보았습니다. * 아주 아름다운 꽃다발 하나가 배달되었습니다. 제 생에 가장 화려한 꽃 바구니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축하한다는 글이 쓰인 꽃을 바라보며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부끄러움과 울컥함이었습니다. 나는 아름다운 꽃다발을 받기에 괜찮은 삶을 사는 선생인가? 이 물음이 들자마자 먼저 부끄러운 감정이 찾아들었고, 그런 ..

스승을 찾아서...

나는 지금 내 영혼을 전율시키는 또 한 분(혹은 여러 분)의 스승을 갈망한다. 이미 내 삶에 깊은 흔적을 남기거나 닮고 싶은 욕망을 던져 준 분들이 적지 않다. 필립 얀시, 니체, 피터 드러커, 파커 파머, 김남준, 구본형. (논조상 존칭 생략) 필립 얀시. 그는 내게 처음으로 '용서'를 가르쳐 주었다. 그의 가르침을 따라 증오하던 사람을 용서했다. 용서를 한 후, 나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나의 삶이 달라지니 삶에 대한 해석도 달라졌다. 니체. 니체는 철학자가 아닌 '철학을 진단하는 의사'로 살기 원했다. 그가 철학을 진단한 까닭은 사유로부터 삶을 구원하기 위함이다. 니체 철학의 중요한 주제는 삶과 건강이다. 나는 이것이 참 좋다. 내가 사유하는 까닭은 이론의 정교함이 아니라, 삶의 진보를 원하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