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옷차림에 한껏 신경을 써서 집을 나섰는데 어떤 가게 앞에서 찬물 한 바가지의 물세례를 맞았다면 기분이 언짢을 것이다. 나는 언젠가부터 남들의 시선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원인을 알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하나, 그걸 찾는 시간에 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사람들의 시선을 인식하기보다는 그저 나다운 편안한 복장으로 길을 나섰는데 똑같이 한 바가지의 물세례를 맞았다면 나는 별로 기분이 나쁠 것 같진 같다. 나는 글을 쓸 때에 편안하게 쓴다. 읽어 주는 이가 있기에 일종의 책임감으로 뭔가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하긴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 읽지도 않은 채 책장을 뒤적이지는 않는다. 만약, 누군가가 한 바가지의 물을 나의 온 몸과 옷에 끼얹은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