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행복이 깃든 일상적인 하루

귀가길이 꽤 피곤했다. 어젯밤 늦은 시각에 잠이 들었고, 오늘은 오전 9시부터 일정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첫 일정은 일산의 모 출판사에서의 강연이었다. 비즈니스 차원이 아니라, 따뜻한 유대관계로 진행된 강연이라 긴 시간의 강연과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니, 오후 3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행복하고 따뜻한 순간들이었다. 다음 일정은 오후 6시, 충무로에서의 모임이다. 집에 다녀오기에는 시간이 애매했고, 동선은 비효율적이었다. 그냥 집으로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책임을 완수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날은 내가 '자문위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그 단체의 1주년 기념행사였다. 평소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기에 이번 행사만큼은 참석해야지, 하고 생각했었다. 피로감을 달래며 충무로로 향했다. 비전을 품은 젊..

분노가 치미는 CF : 뉴 그랜저

한 편의 CF가 마음을 힘들게 했다. 그 CF에는 많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세련된 이미지의 차 한 대와 절묘하게 오버랩되는 대사가 CF의 전부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져로 대답했습니다." 그랜저가 부드럽게 주행하고 "당신의 오늘을 말해 줍니다"라는 자막이 뜬다. CF를 처음 본 감정은 분노였다. 하루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소 다른 감정이 밀려왔다. 안타까움, 위기감, 두려움 등. 생각을 정리할 것도 없다. 그냥 몇 가지 생각을 쏟아내련다. 길어질 것이다. 최소한의 오해는 걷어내야 하기에. 오해하지 마시라. 나는 결코... 나이 서른이 넘도록 몰고 다니는 차가 없어서,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그런 오해를 일축하기 위해서 차 한 대 굴리며 이런 얘길 해야겠..

베이징에서의 드라마가 이어지기를...

스카이라이프 스포츠 방송에서 여러 버전으로 방영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경기. 나는 똑같은 방송을 여러 번 보았는데도,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고 깊다. 오늘은 선수들의 인터뷰와 에피소드가 곁들여진 새로운 방송을 보았다.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가슴 벅참은 또 찾아왔고 감격스러운 눈물이 글썽였다. 선수들은 한국 야구팬들에게 진정 행복을 안겨다 주었고, 나는 저들의 삶을 본받고 싶다. 2009년 WBC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가 시작되었고 첫 게임 대만전을 멋지게 치뤄냈다. (9:0 승리) 오늘은 일본과의 승부가 있는 날. 멋진 한 판 승부를 기대한다. 이왕이면 승리했으면 좋겠다. 아니, 통쾌하고 짜릿한 승리로 지난 해의 행복 드라마를 이번 WBC에서도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기 직전, 나는..

한 남자

가끔 생각나는 한 남자. 내겐 그의 사진 한 장이 없다. 허나, 내 가슴 속에는 그의 환히 웃는 얼굴 또박또박하고 우렁찬 말투 책임감 넘치고 절도 있는 태도 이 모든 것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나에게 그는 멋진 남자였다. 부하를 아끼며 신뢰할 줄 알고 당신의 책임을 다하는 믿음직한 상사였다. 얼마나 좋은 지아비인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어찌 이것을 알 것인가!) 내게 기억된 이미지로는 아주 자상한 남편이다. 처음으로 그에게 전화를 했을 때, 들려 온 컬러링 음악이 기억난다. (물론 그것 하나의 이미지만으로 만든 착각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컬러링 음악은 김종국의 '한 남자'였다. 당신의 아내를 향한 마음이 담긴 노래라고 생각하며 한참 동안 컬러링을 들었다. 다행히도 전화를 늦게 받아 주어 고마웠던..

모순

"사람의 가장 우스운 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모순이죠. 어렸을 땐 어른이 되고 싶어 안달하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어서는 잃어버린 유년을 그리워해요. 돈을 버느라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가도, 훗날 건강을 되찾는데 전 재산을 투자합니다. 미래에 골몰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살다가, 결국에는 현재도 미래도 놓쳐버리고요. 영원히 죽지 않을 듯 살다가 살아보지도 못한 것처럼 죽어가죠." -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 줄 아는 지혜,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는 분별, 지혜와 분별력으로 오늘을 빛내며 살아야지. 비슷한 리스트는 얼마든지 더할 수 있다. 삶의 변화와 도약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과 연습은 마다하는 사람들. 사람들과 더욱 친밀해지기를 갈망하면서도 자..

크리스마스날에 울다

2008년, 크리스마스 저녁.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저녁 식사로 라면을 준비했다. 오랫만에 라면이 먹고 싶었던 게다. 후후. 라면 부는 소리. 후루룩 쩝쩝. 라면 먹는 소리. 어엉, 어어어엉. 라면 먹다 통곡하는 소리. 나는 울었다. 라면을 먹다가 갑자기 침대에 기대어 앉아 엉엉 울었다. 소리내어 서럽게도 울었다. 라면을 먹으며 읽던 책의 한 구절 때문에. 『88만원 세대』에 나오는 한 구절. "20대를 '88만원 덩어리' 속에 집어넣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수 없다." 읽자마자, 엉엉 울게 된 이 한 구절. 20대들의 힘겨움이 느껴졌다. 우리 사회의 병세가 짙어 보였다. 당장 내일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아 후배들에게 미안했다. 변변찮은 글이지만, 그래도 내가 ..

자족하며, 감사하며

먹을거리를 사러 친구와 함께 대형마트에 갔다. 명절이 코 앞이라 따로 마련된 선물세트 코너. 진열된 먹음직스런 곶감이 눈에 들어왔다. 곶감, 나 참 좋아하는데... 가격을 보니 만만치 않은 금액이다. 단번에 포기하고, 과일코너의 방울토마토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자랑스레 웃으며,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자가 아니어서 이렇게 선택과 포기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거다~!" 자족인지, 소박해서인지, 도전의식이 없어서인지 나는 지금 벌고 있는 정도의 수입이 참 고맙고 기쁘다. 그 수입으로 먹고 싶은 것을 모두 사 먹지 못해도 말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본다. 부자들은 이런 포기와 선택의 묘미를 알까? 부자들이 어느 정도의 자유와 얼마나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사는지, 부자가 아닌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

건강한 몸 아름다운 삶

5시 30분이다. 결국, 약속 시간 30분 전까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오늘 약속을 연기할까 말까를. 밥 한 번 먹자고 했던 형과의 약속 예정일이 오늘이었고, 내가 연락을 하면 만나기로, 아니면 차일로 연기하기로 했던 터였다. 2월 초에는 브라질 여행을 떠나기에 오늘 만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마음이었고, 조금만 움직이면 쉬이 피로를 느끼는 나의 몸은 집에 있기를 원했다. 몸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면 나갈 요량으로 이 시각까지 버틴 게다. 전화를 했다. 나중에 만나자고 말했고, 형은 응했다. 몸의 승리다. 마음은 패했다. 괘씸하지만, 당해낼 재간이 없다. 1월 19일 8시 40분 즈음이다. 내가 강연장 화장실에서 구토를 한 시각이다. 강연을 하다가 마무리하지 못한 채. 정오 무렵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고 ..

늦잠, 만남 그리고 업무

제목에서 말한 세 가지 단어로 보보의 일상을 나눈다. ^^ 금, 토, 일에 이르는 주말과 휴일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금요일에는 하루 종일 교육 준비와 보보의 해피레터 원고를 쓰느라 휘리릭! 토요일에는 오전 7시에 집을 나서서 밤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다. 수원에서의 교육이 있었던 게다. 주일에는 오후 1시 44분에 일어나 3번의 만남을 가지니 하루가 후딱! 늦잠 헉. 주일, 엄청난 늦잠을 잤다. 오후 1시 44분 기상이라니. 피곤해도 늦게 귀가해도, 9시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좀처럼 없다. 그런데 점심 시간이 지나서야 일어나다니..!! 까닭이 있긴 했다. 금요일에 잠을 한 숨도 못 잤다. 교육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잠 못 들게 된 까닭도 있었다. 그런 상태로 8시간짜리 교육을 진행했다. ..

나는 성실이 좋다

나는 성실이 좋고, 성실한 사람이 좋다. 와우팀을 뽑는 유일한 기준도 '성실'이다. 재능이 아니라, 성실이 그에게 탁월함을 안겨줄 것이라 믿는다. 재능이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라, 성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재능은 힘을 잃는다는 말이다. 내가 믿는 바에 의하면 재능은 모든 사람이 가진 것이지만, 성실은 그렇지 않다. 성실한 사람은 많지 않기에, 그들을 만나면 나는 흥분한다. 성실을 좋아하는 까닭 몇 가지가 떠올라 두서 없이 정리해 본다. 아, 생각난 것이 더 있는데 메모에 성실하지 못하여 두어 개의 생각은 증발해 버렸다. 아쉬운 일이다. 성실이 더욱 갈망되는 순간이다. ^^ 1) 성실하지 않으면 재능 계발도 없다. 모든 것을 다 준다 해도 건강과는 바꿀 수 없는 일이고 의미 없는 성취가 없는 건강만 있는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