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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지식을 높이는 법

1. 인적자원관리 박사 학위를 가진 친구와 함께 워크숍을 진행할 때의 일이다. 내 강연을 마치고, 친구가 진행하는 시간. 나는 뒷자리에 앉아 참관하고 있었다. 자기 인생의 가치를 찾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질문이 담긴 워크북이 주어졌고 2명씩 짝을 지어 서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팀에서 한 대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요." 나는 두 종류의 사람 운운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식상하기도 하고, 그런 식의 분류는 극적 효과를 위한 목적만 달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큰둥한 내 마음을 알리 없는 그가 말을 이어갔다. "한 사람은 남들의 길을 따라가는 사람, 다른 한 사람은 자기 길을 개척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말을 마음 속으로 ..

살 날이 일년 밖에 안 남았다면

1. "살 날이 일년 밖에 안 남았다면 뭐할 겁니까?" "죽어라고 글 쓸 거야. 내 안엔 책이 죽 들어있거든. 그리고 난 내 안에 아직 그 책들이 두어 권 남아있는 채로 죽고 싶진 않아." - Derrick Jensen, 철학자이자 작가. 내 안에도 책이 여러 권 있다. 지난 해, 하드디스크가 통째로 사라져 내 안의 책 9권을 몽땅 날려버린 일이 있었다. 두 권은 탈고 직전의 원고였다. 나는 울었고 많이 괴로워했다. 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일년이란 시간이 정신을 차리게 했다. '또 다시 하염없이 일년을 보낼 순 없다!' 그래서 나는 다시 시작했다. 2. 죽어라고 쓰지는 못할 것이다. 며칠 후면 내 집중력이 흩어져 버리거나 다른 일로 산만해질 가능성이 높다. 적은 내부에 있는 셈이다 : 산만함과 지나친 호..

상상력의 날개 달고 일본으로!

1. 한 장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마음의 동요가 일었다. 포스터의 풍광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언덕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주택들, 그 사이로 난 도로는 내 앞까지 뻗어 있다. 짧은 스커트의 교복을 입은 여학생과 철도 건널목이 "이 곳은 일본"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저 거리를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 사실 하나 : 짧은 스커트의 교복은 종종 어른들의 성적 상상력에 불을 지핀다. 사실 둘 : 나도 어른이다. 두 가지의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또 다른 두 가지의 사실 때문이다. 사실 셋 : 대부분의 여중생들은 (어른들의 응큼함과 달리) 순수하다. 사실 넷 : 나도 어렸을 땐 순수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잃어버렸다. 순수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영화 에서 영호의 부르짖음이 떠오른다. "나 다시 ..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착각들

1. 오랫동안 양준혁 선수를 좋아해 왔다. 그가 삼성에서 LG로 이적당할 때 열받았고, 그가 신기록을 세울 때마다 기뻐했다. 새로운 기록을 이어가기를 염원했고 그가 은퇴할 때 눈물을 흘렸다. 나는 그가 없는 프로야구가 아쉽다. 그리고 그립다. 야구장에서 빠라빠빠빰 위풍당당, 빠라빠빠빰 양준혁! 을 신나게 외쳐대던 때가. 왠지 양준혁 선수를 만나면 그도 나를 반가워할 것 것만 같다. 물론 그는 나를 모른다. (놀랍게도 그는 내가 다녔던 회사에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난 외근 중이었던가 퇴사한 이후였던가 그랬다). 어쩌다 나는 그가 나를 반가워할 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걸까? 연예인이 마치 지인처럼 느껴지는 이 느낌 말이다. 2. 알랭 드 보통이 쓴 『여행의 기술』, 『불안』, 『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등..

난 허울만 좋은 사람인 걸까?

1. 허울만 좋은 사람. 실속이 없고 겉모양만 그럴듯한 사람이란 말이다.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괴로운 요즘이다. 자기비하는 아니다. 내게는 좋은 모습도 있음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향상되어야 할 모습이 더 많다는 사실도 명심한다. 내가 허울만 좋은 사람인가요, 라고 누군가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나의 속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원인은 두 가지다. 내가 겉과 속이 달라서 혹은 나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 적어서. 어느 경우든 나의 허울 좋은 모습만 보고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내가 허울만 좋은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물으면 된다. 페르소나(가면)를 쓰고 살아갈 때가 더 많은지, 맨얼굴로 살아갈 때가 더 많은지를...

마음의 평온을 찾는 노력

나는 한없이 어리석다가도 종종 지혜로울 때도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 '사람도 인생도 종잡을 수 없을 때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매우 지혜롭다가도 한참 어리석어지는 나. 때로는 아주 명쾌하다가도 때로는 한없이 불확실해지는 인생. 나의 의식은 맑고 고요하기를 원하지만 마음은 파도처럼 하루에도 수십 번을 출렁입니다. 의식과는 별도로 마음이 동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마음을 지나친 욕심과 불필요한 생각에 내어주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생각의 집입니다. 좋은 생각이 머물게 하면 마음은 평온하고 고요한 집으로 바뀌어 갑니다. 정돈하지 못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마음은 집착과 어지러운 생각으로 가득차게 됩니다. 집착과 혼란스러움으로는 마음의 평온을 느낄 수 없습니다. 결과를 컨트롤하려 할 때마다,..

많은 것들을 사랑할수록

내용이 가볍고 이것저것 짜집기해 놓은 게 많다는 이유로 일본 번역서를 읽지 않는다는 사람을 만났다. 그저 읽지 않으면 될 터인데, 짜증난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감정 표현이 진솔하다 생각했지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감정에 쉬이 휘둘리곤 했다. 그는 정신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정신적인 것을 물질적인 것보다 우위에 둔다. (철학용어로 관념론자다.) 실제의 세상은 정신과 물질로 구성되어 있고 사람은 둘 중 하나를 중요하게 여긴다. 어떤 사람은 물질적인 것을 정신적인 것보다 우위에 둔다. (이는 유물론자다.) 관념론자는 물질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을 열등하게 본다. 경박하다고, 고상하지 못하다고 그래서 답답하다고. 유물론자는 정신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사람을 열등하게 본다. 뜬 구름 잡지 ..

지나온 과정 자체가 선물인 삶

잊지 못할 첫 만남이었다. 그는 나를 잊었을 테지만, 나는 그를 기억한다. 지금은 비록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0년이 지나도 기억할 것 같은 그 만남은 불과 5분 만에 끝났다. 서로 말을 섞은 것도 한 두 마디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도 의견이나 생각을 주고 받은 게 아닌 진부한 대화였다.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와 같은 말들. 나는 2년 전에 마음이 맞는 친구 넷과 함께 창업을 했었다. 우리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비전을 세우고 전략을 상의하기 위해 워크숍을 떠났다. 떠난 게 아니라 묵었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장소가 JW메리어트 호텔이었으니까. 그를 만난 것은 워크숍 날 밤이었다. 우리에겐 참으로 의미 있는 그날, 축하해 주러 잠깐 들른 것이었다. 그는 함께 창업한 친구의 ..

'행복한 거북이'는 누구?

나는 기업교육 강사입니다. 자기경영과 리더십을 주제로 1천회 남짓의 (2012년 기준) 강연을 진행해 왔습니다. 20대 중반까지는 대학교나 교회에서, 20대 후반부터는 기업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강의를 하기 시작하였으니 2012년으로 15년차 강사가 되었습니다. 기업교육 강사는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가장 편안하게 느껴지는 직업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에는 애매하지만 나는 다른 일도 하고 있습니다. 나는 와우스토리연구소의 수석 연구원입니다. 소장이나 대표라는 말이 싫어 수석 연구원 혹은 리더라는 말을 씁니다. 와우스토리연구소는 지금보다 더욱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학습 커뮤니티입니다. 우리는 자기를 발견하기 위해 책을 읽고 수업을 하며 자기다운 ..

날마다 하루만큼 성장하는 리더

1. 두 사람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한 사람은 편집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편집자다. 둘 중 한 사람이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를 좋게 읽어 주었고, 독서에 관한 책을 써 보자고 제안하는 자리였다. 설명하기는 난감하지만, 나는 두 사람이 좋았다. 이사야 벌린의 책을 출간한 회사라는 점으로 인해 출판사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계약하기로 마음 먹었다. 무엇보다 2012년에는 상실감을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 달의 일이다. 한 달이 지났고 그 사이 해가 바뀌었다. 지난 달의 만남 직후, 나는 세 개의 한글 파일을 출판사로 보냈는데, 그 중 하나를 마음에 들어했다. 오늘 출판사에 갔다. 사장님을 만나 계약 사항을 협의하기 위함이었지만, 나는 세 분께 양해를 구하고 계약을 하지 않았다. 원고를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