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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살아야 삶이다

1.한 달쯤 지났으려나. 초등학교 친구로부터 불쑥 연락이 왔다. 상욱이 기일을 물었다. "7월 6일이야. 음력으로는 6월 10일이고." 친구가 전한 말은 이랬다. 어려울 때 상욱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상욱이 가족이라도 한 번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고, 아직도 그 사실이 안 믿긴다고... 그러면서 덧붙였다. "상욱이 생각할 때마다 너도 생각한다." 의외의 얘기에 "나까지?"라고 반문했다. "응, 상욱이가 너는 마누라 같다고 했었지." 불쑥 그리움이 몰려왔다. "그 얘길 너한테도 했구나." 마누라 얘길 여기저기에다 많이도 했음을, 녀석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더 잘 알게 되었다. 2.문득 섬세한 그녀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 섬세함으로 인해 폭풍처럼 힘든 젊음을 보냈을지도 모를 그녀는 잘 살고 ..

[고백 프로젝트] 고전 100권 읽기

공지[시즌 1] '고대 그리스의 고전' 특강 일시 : 9월 27일, 10월 04일, 12월 06일 (화요일 19:30~21:30)장소 : 토즈 홍대점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1분)교재 : 수업시 배부되는 유인물수업료 : 5만원 (신한 801-04-851616) / 원격수업 3만원신청 : 입금 후 아래 댓글로 성함, 전화번호, 이메일을 적어 주세요. (제 수업의 기신청자는 성함만 작성. 신규 분들은 정보보호차 비밀댓글 권장) 그리스 고전 특강 3주차 커리큘럼부터 소개합니다. [1주] 고대 그리스의 세계 이해하기 - 고대 그리스의 역사적 순간들- 고대 그리스인의 정신- 고대 그리스인들 [2주] 호메로스와 비극 작가들 (문학 고전편)- 왜 호메로스인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그리스 ..

자유롭게 규율 속으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대상에게 끌린다. 어떤 이는 몸에 해로운 음식에 끌리는가 하면, 다른 이는 건강한 음식에 매혹된다. 사람들이 지닌 욕망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수준 높은 욕망은 유익한 결과를 선사하지만, 수준 낮은 욕망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 저급한 욕망을 자유롭게 행사하는 일보다 고급한 욕망을 향해 나아가려고 절제하는 일이 더욱 유익하다. 규율의 수립과 실천은 절제를 돕는다. 규율은 자유의 박탈이 아니다. 오히려 저급한 욕망의 노예였던 상태로부터의 해방을 이끈다. 고급한 욕망에 익숙해지도록 나를 훈련시킨다. 규율은 좋은 것인가? 오직 규율만을 쫓으면 삶이 각박해지고 몸이 고단해지고 낭만이 사라진다. 무엇보다 규율은 자유를 질식시킨다. 하지만 규율 자체는 중성적이다. 얼마간의 자유로움을 앗아가지만..

규율이 빚어낸 자유의 기쁨

1. '오예~! 기쁨이 몰려온다. 나는 자유다. 의무를 완수했을 때의 이 기쁨! 규율이 빚어내는 자유의 이 달콤함!' 나는 책 구입의 자유를 얻었다. 거저 주어진 자유가 아니기에 기쁨이 진했다. 9월 2일 오전, 카뮈의 『이방인』 서평을 쓰고 난 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낸 황홀경을 누렸다. 최선의 성실함으로 보낸 날들 후에 만끽하는 휴가처럼, 혹독한 훈련 뒤에 맛보는 휴식 시간처럼, 짜릿한 성취감과 달콤한 자유를 맛보았다. 2.한 달 동안 여섯 편의 서평을 썼다. 지난 달에 구입했던 책값 6만원에 값하는 독서적립금을 모두 쌓았다. 이로써 새로운 책을 구입할 자격을 얻었다. 기쁨이다. 잠시 읽은 책들을 돌아본다. 문학을 읽는 즐거움이 컸다. 전영애 교수님을 (비록 책을 통해서지만) 만난 울림도 컸다...

Self Leadership Record

1. - 니체 읽기 : 이 사람을 보라, 우상의 황혼, 도덕의 계보- 『대성당』 읽기 :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자신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비로소 타인과 세계의 목소리를 듣고, 또 그 목소리를 통해 '뭔가'를 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집이다." - 김연수- 서양 문학의 고전 읽기-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 성찰, 사유, 기록- Travels Alone : 낭만, 집필, 성찰, 행복, 자유를 위하여 - 포틀랜드, 바이마르, 몽펠리에 - 평전/ 자서전 읽기 : 니체 극장, 프롬, 괴테, 밀, 드러커, 사이드, 맑스, 프로이트 시간이 나기를 기다리면 결코 즐기지 못하리라. 해야 하는 일들이 내 시간을 몽땅 차지할 테니까. 우선 해야 하는 일들을 성실히 완수하라. 하고 싶은 일들에게도 우..

일상의 풍요로운 순간들

1.문학 수업을 하고 나면, 건강하면서도 맛난 음식을 먹은 기분이 든다. 정신을 위한 식사로 건강하게 배부른 느낌이다. 풍요로운 양식에 영혼이 춤을 춘다. 오늘의 작품은 이었다. 카뮈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그의 작품 세계에 들어서기 위한 현관문 격의 소설이다. 학생은 회사로 가고, 나는 카페에 남았다. 창밖의 도심 거리를 사람들이 오간다. 하늘이 파랗다. 나는 경쾌하고 풍요로운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카뮈의 '부조리' 개념과 그가 제시한 '반항인'이라는 비전 덕분일까, 아니면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공부를 해서일까, 내면의 에너지가 풍성했다. 하루치로는 충분했다. 배터리는 콘센트에, 내 영혼은 고전 문학에! 이런 유치하고 문학적이지 않은 슬로건을 떠올리다가... 피식 웃었다. 사랑에 빠지면 ..

거절을 위한 10가지 지식

훌륭한 강연을 듣고 왔다. 내용이 충실했고 강사는 지혜로웠다. 강의 진행 방식과 부드러운 태도도 인상 깊었다. 강연이 진행되는 내내, 청중과 호흡했고 시선을 맞추었다.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할까』의 저자, 더랩에이치 김호 대표의 강연은 왕복 2시간의 이동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책을 출간한 지 얼마되지 않은 저자의 강연은 종종 실패로 이어진다. 강연이라는 독립적인 학습의 장(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처사에 화가 날 때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거나(이러면 강연회의 의미가 사라진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발걸음한 시간이 아까워진다), 홀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다. 김호 대표는 강연을 책의 내용에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동시에 강연 자체를..

원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

2016Aug 2. 원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 OO 출판사 편집2팀과의 미팅이 안긴 결실 [요약] 출판사로부터 온 메일은 나를 기쁘게 했다. 미팅은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안겼다. 조바심을 내려놓으니 길이 보인다. 글 쓰는 과정의 행복과는 별개로 작가로서의 결실도 놓치지 말자! 2016년 4월, 원고를 갈라파고스와 사계절 출판사에 보냈다. 반가운 소식은 돌아오진 않았다. 8월 초에 다시 세 출판사에 투고했다. 며칠 뒤 한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저희 기획2팀의 내부 논의 결과, 인문학을 오래 연구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깊은 통찰이 담긴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직접 뵙고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2주 후, 동교동의 어느 카페에서 편집장님과 편집자분을 ..

고전 독파에 박차를 가하다

2016Aug 1. 고전 독파에 박차를 가하다 - 서양문학사 강연에 대한 몇 분의 극찬 [요약] 한 회사에서 서양문학사 강연을 진행했다. 특강이 아닌 다섯 번에 걸쳐 진행된 대장정(?)이었다. 강사로서 아쉬움이 남지만, 전반적인 반응은 좋았다. 몇 분들의 극찬으로 안도감도 느꼈다. 지성을 향한 열의에 박차를 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전 독파에 더욱 매진하리라! 2주차 강연 후, 여러 교수님들이 흡족한 반응을 보이셨고, 질문도 이어졌다. “니체가 근대철학을 어떻게 무너뜨렸는지 구체적으로 더 듣고 싶습니다.” 나는 아는 만큼 대답을 드렸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오후 3시, 졸릴 수도 있는 시간대였지만 지루해하거나 졸음에 빠진 청중은 한 분도 없었다. (5주차 1교시엔 몇 분이 조셨는데, 나의 강연이 다소 지..

혼자 살면 즐거울까

혼자 사는 즐거움이라고?! 이것은 달콤한 환영(幻影)이기도 하고, 손에 잡히는 또렷한 행복이기도 하다. 당신이 젊다면, 다시 말해 20대라면(30대여도 괜찮다) 그리고 혼자 살기를 꿈꾸다면, 그 즐거움을 향유해 보기를 권한다. 20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놓쳤던 자유와 인식하지도 못했던 성장의 기회를 맛볼 수 있으리라. 내가 한 가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이렇게 일러두고 싶다. 자기경영에 능숙하고 일하는 즐거움을 깨쳐야 혼자 사는 즐거움이 극대화된다! 여기서의 일이란, 집안 일을 말함이다. 요리와 설겆이에 익숙할수록 건강해지고, 청소와 정리정돈에 시간을 써야 청결해진다. 빨래를 미루지 말아야 옷을 좋은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혼자 살면 그간의 엄마 손길을 체험하게 된다. 집안이 정갈하고, 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