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 달쯤 지났으려나. 초등학교 친구로부터 불쑥 연락이 왔다. 상욱이 기일을 물었다. "7월 6일이야. 음력으로는 6월 10일이고." 친구가 전한 말은 이랬다. 어려울 때 상욱에게 많이 의지했다고, 상욱이 가족이라도 한 번 들여다봐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고, 아직도 그 사실이 안 믿긴다고... 그러면서 덧붙였다. "상욱이 생각할 때마다 너도 생각한다." 의외의 얘기에 "나까지?"라고 반문했다. "응, 상욱이가 너는 마누라 같다고 했었지." 불쑥 그리움이 몰려왔다. "그 얘길 너한테도 했구나." 마누라 얘길 여기저기에다 많이도 했음을, 녀석이 세상을 떠나고 난 후에 더 잘 알게 되었다. 2.문득 섬세한 그녀가 떠올랐다. 어쩌면 그 섬세함으로 인해 폭풍처럼 힘든 젊음을 보냈을지도 모를 그녀는 잘 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