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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하루를 바꾸는 시간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 속 APP을 열어 음악을 켠다. 이부자리 위에서 잠시 스트레칭을 한다.(1분) 머리맡에 놓아 둔 자기경영서 두 페이지를 눈으로 쓰윽 읽는다.(1분) 이부자리를 정돈하고 물을 끓여 차를 준비한다.(1분) 자리에 앉아 오늘의 우선업무를 작성하며 멋진 하루경영을 다짐한다.(1분) 매일 실천하는 아침의식(Morning Ritual)의 풍광이다. 목표는 1분씩이지만 적당히 초과된다. 5분 남짓의 짧은 시간이 나의 아침 기분을 고양시킨다. 시간마다 빛과 기온이 달라지듯 때마다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진다. 아침에는 상쾌발랄한 노래(어크루브 '봄이와'), 웅장한 기운이 깃든 클래식(막스 리히터, 비발디의 사계 '봄'), 또는 경쾌한 재즈(듀크 엘링턴의 'Limbo Jazz')가 좋다. 오늘은 일주..

아침을 깨우는 노래들

"음악은 신성하거나 세속스럽거나 둘중에 하나이다. 신성한 음악은 그 음악이 위엄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신성하다, 그리고 그 신성함으로 삶에 훌륭한 영향을 끼친다, 신성한 음악은 모든 시대와 모든 세기를 가로질러서 영향을 끼친다. 세속적인 음악은 항상 어디에서나 쾌활하며 명랑하다." -괴테 괴테의 수많은 명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말 중 하나다. 세속적 음악을 비꼰 말인지, 예찬한 말인지는 몰라도, 그의 의도는 중요치 않다. 실제로 음악은 나에게, 신성하고 장엄한 걸음으로 또는 쾌활하고 명랑한 잰걸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최소한 아침에 듣는 음악은 장엄하거나 명랑하거나 둘 중 하나다. (밤에 듣는 음악은 걸어오지 않는다. 밤의 노래들은 낭만적인 포즈로 소파에 앉아 나를 유혹한다.) 듀크 엘링턴과 콜맨 ..

밤 10시 28분이다

밤을 좋아한다. 석양이 하늘을 사랑빛으로 붉게 물들일 무렵부터 나는 황홀해진다. 친구가 그리워지고 와인과 음악이 아른거린다. 대학생이었을 때에는 새벽 2시를 좋아했었다. 세상이 잠들고 나만 깨어있는 그 시간은 은밀했고, 그 공간은 나만의 요새였다. 직업인이 된 지금은 밤 10시와 11시 즈음이 가장 좋다. 심규선의 , 짙은의 , 키이라 나이틀리의 를 듣기 좋은 시간. 기타 선율이 사랑스럽다. 밤에 듣는 어쿠스틱 사운드는 마음을 녹인다. "우리는 길 잃은 별들. 어둠을 밝히고 싶어하는." 밤 10시 28분이다. 친구와 함께 와인잔을 부딪치기에도 혼자 에세이를 읽거나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듣기에도 기막히게 어울리는 시간. 나 에 게 밤은... 낭만이다.

어느 봄날의 반성과 결심

따뜻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살이 실내 공기를 데워놓았다. 오후 세 시였다. 창문을 열었다. ‘와, 시원하다. 봄이 왔구나.’ 창밖 거리에는 봄의 기운이 완연했다. 사람들의 옷이 밝아졌고 얇아졌다. 여인들은 봄 치마를 입기 시작했다. 이제 곧 벚꽃이 피어날 것이다. 봄의 가객,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들이 들려올 테고.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라는 멜로디가 귓가에 맴돈다.) 가을과 함께 봄은 놀기에 좋다. 나들이를 떠나 자연을 만끽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공부하거나 일하기는 싫은 계절이다. 봄 햇살을 맞으며 창밖을 보고 있노라니 후회가 밀려들었다. ‘나는 왜 이리 강연들을 많이 받았을까? 봄이 오는지 몰랐단 말인가.’ 물론 모르지 않았다. 봄과 가을이면 강연을 줄이고 여행과 놀이에 비중을 두는 ..

정답

[짧은 소설] 여자 셋이 동네 카페에 모였다. 명품 빵과 맛난 커피로 유명한 이 곳은 Breakfast Time이란 메뉴가 있다. 6,500원만 내면 세 가지 종류의 빵과 세 가지 치즈 그리고 우유, 주스, 커피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드실 만큼만 맛있게 드시고 남기지 말아 주세요." 작은 안내말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세 명의 여자는 시끄럽게 입장했다. 한 명이 팔을 들어 창밖을 가리키며 "주차는 저기 도로에 하면 돼요?" 라고 물었다. 필요 이상의 큰 목소리였다. 커피를 마시던 외국인 남자가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고객님, 카페 뒷쪽 주자창에 하시면 됩니다." 다시 주차하고 들어온 그녀는, 먼저 자리잡은 동행들과 합류했다. 두 명은 이미 빵 한 접시씩 들고오는 중이었다. 그때 젊은 여자 점원이 다..

내 호흡이 멈춘 그 날엔

막스 리히터의 '봄'을 들었다. 세상엔 듣자마자 빠져드는 음악들이 존재한다. 리히터의 ‘봄’은 단박에 내 영혼을 사로잡았다. 듣고 또 들었다. 내리 한 시간을 이 음악에 바쳤다. 이후엔 눈을 감고 들었다. 조금 피곤하던 터였지만, 이 비범한 선율을 멈출 순 없었다. 외출 시각이 다가와 스피커 전원을 끌 때까지 두 시간 남짓 한 곡만 들었다. 무엇이 그리 좋았을까? 처음 들었을 때는 감격했고, 네다섯 번 들을 때는 전율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려 하늘로 활짝 뻗었다.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깊게 호흡했다. 세상의 맑은 기운과 대지의 든든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다시 앉아 리히터가 빚어낸 예술을 듣고 있으려니 '이대로 잠이 들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

봄이 들린다

봄 - 막스 리히터의 을 듣고 대지가 호흡한다 하늘이 열리고 따사로운 기운이 선녀처럼 내려온다 봄이 자연을 등에 업고 다가온다 달팽이처럼 산골짜기에는 시냇물 졸졸 남녁에서 날아든 새들 찍찍 봄이 들린다 초목들의 미소 파스텔톤 세상 봄이 보인다 잎을 틔운 새싹이 방긋 마음 속 얼음은 사르르 플로라 여신의 지휘에 맞춰 꽃이 피어나고 나비가 훨훨

위대한 하루 프로젝트

하루는 작은 인생이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가 날마다 보내는 하루하루를 점점 닮아간다. 삶은 오늘의 축적이다. 하루하루를 잘 보내지 못하고서 멋진 인생을 창조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하루는 작지만 중요한 인생이다. 변화와 도약을 꿈꾼다면 하루경영에 초점을 맞추어 잘 보낸 하루, 만족스러운 하루를 쌓아가야 한다. ‘인생’은 사유하거나 컨트롤하기에 큰 대상이다. ‘멋진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하루’는 사유하거나 노력하기에 그나마 만만한 대상이다. 손에 잡히는 목표물이다. ‘잘 보낸 하루는 어떠한 모습인가’에 대답하기란 비교적 수월하다. ‘위대한 하루 세미나’에서 만난 일곱 사람들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잠자리에서 만족감과 평안을 느끼는 하루, 하고 싶은 일들을 많이..

나의 사랑 나의 오뒷세우스

부제 : 3주차 수업을 고대하며 2월 16일에는 작은 독서모임의 초대를 받아 카프카의 『변신』 강독회를 진행했었다. 아주 열렬한 반응이었고, 나는 기쁨과 감동을 느꼈다. 강연이 잘된 날이다. 『변신』 강독회의 흥분은 강사와 청중의 합작품이었다. 전율로 반응했던 그들 덕분에 나는 내 안의 강점을 끄집어 낼 수 있었다. 내가 찬미하는 책을 소개하는 강연은 나를 들뜨게 만든다. 지난 해 '그리스 비극'이 그랬고, '수잔 손택' 강독회도 즐거웠다. 2015년 12월, 또 다른 독서모임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소개했을 때에도 나는 신바람이 났었다. 이 소설에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던 분들이 "소설이 새롭게 보인다", "다시 한 번 읽고 싶어졌다"고 말씀하실 때에는 복합적인 감동을 느낀다. 말의 향연(강연)..

[강연안내] 위대한 하루

강연 안내 일시 : [1차] 2016년 3월 13일 오전 10시~12시 [2차] 4월 10일 오후 5시~7시 (예정) 주제 : "어떻게 하루경영을 할 것인가" 장소 : 토즈 신촌본점 (신촌역 3번 출구 도보 3분) 신청 : 댓글로 성함과 전화번호, 이메일을 적어 주시면 카톡방으로 초대하겠습니다. 참가비 : 5만원 * 자기경영 강연입니다. 제가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다섯 가지 하루경영의 지혜(기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입니다. 1차 모임은 2시간 강연으로 진행됩니다. 자기경영 특강인 만큼 구체적인 노하우와 매일의 실천거리를 갖게 되실 겁니다. * 강연 후에는 '위대한 하루' 카톡방을 만들어 한 달 동안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위한 교류를 주고받으려 합니다 한 달 동안 내 일상의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