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서 제우스가 독수리 두 마리를 날려 보냈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오른 독수리는 지구의 중심에서 다시 만났다. 그곳이 델포이다. 사람들은 델포이를 옴파로스라 불렀다. 배꼽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리스를 지구의 중심, 델포이를 지구의 배꼽이라 생각했다. 옴파로스에 아폴론 신을 모시는 신전이 세워졌다. 신의 뜻을 알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신이 아닌 ‘피티아’라고 부르는 무녀와 사제들이 신전에서 그들을 맞았다. 피티아는 신과의 매개자였다. 신의 말씀은 그녀를 통해 인간 언어로 전환된다. 피티아가 중얼거리면 곁에 있던 사제들이 피티아의 말을 모호한 해석을 덧붙여 의뢰인에게 전달한다. 신도 피티아도 만나지 못한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수수께끼 같은 메시지다. 의뢰인도 해석을 덧붙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