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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힘을 키우는 TIPs

생각하며 산다는 것은 어떤 걸까? 생각의 힘을 키워주는 3가지 모습을 살펴본다. 사색적 삶의 모든 면을 다룬 건 아니지만, 일상에서 실천할 만한 가벼운 지침들이다. 1) 생각한다는 것은 이유 찾기다. 누군가가 좋을 때, 왜 좋을까를 묻자. 무엇이 마음에 든다면, 왜 그런지 생각하자. 생각하기의 일차적 연습은 이유 찾기다. 자기감정의 이유, 행동한 이유, 어떤 현상의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것! 물음이 사유를 부른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은 거지 여기에 무슨 이유가 있어” 라고 말하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이성 뿐 아니라 감정도 우리 인격의 중요한 일부지만,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동안에는 지양해야 할 말이다. “좋아하게 되었다.” 이것은 느낌이요 감정이다. 자연스러운 감성의 귀결이지, 생각..

회한의 레퍼토리를 딛고서

카페에 앉았다. 카페 구석에 앉은 여인, 친구의 스무살 시절 옛 애인과 닮았다. 친구의 젊은 날들을 함께했던 그녀였다. 세월은 흘렀고 췌장암 투병을 하던 친구가 죽은 후, 그녀에게서 메일이 왔었다. 오래 전부터 내 블로그를 읽어왔다는 그녀는, 한때 자신의 연인이었던 내 친구의 부음 소식을 읽은 그 날, 한밤중에 가족 몰래 숨죽여 울었단다. 나는 회신을 보냈고, 다시 메일이 왔다. 한번쯤 만나 슬픔을 나누고도 싶었지만, 내게 그런 용기는 없었다. 울기만 할 뿐이리라. 세월은 여전히 잘도 흘렀다. 다시 7개월이 지나, 앉은 모습이 닮은 여인을 보니 그녀가 떠올랐다. 잘 살겠지? 가끔씩 슬프기도 할까? 그럴 것이다. 명징한 건, 때때로, 여전히, 내가 슬퍼한다는 사실이다. 온갖 마음의 심란함을 딛고서 『인문주..

최고의 자기경영 신간들

서점의 ‘자기계발’ 코너에 있는 책들만이 자기경영을 돕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자기계발서는 특수한 상황에서 탄생했습니다. 1997년 IMF 광풍이 몰아친 이후, 더 이상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은 시절이 되면서, 개인의 자조(self-help)가 중요해졌지요. 그때부터 자기계발이라는 콘텐츠를 담은 책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강연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렸고요. 당시의 특징은 자기계발 콘텐츠를 원하는 독자와 청중 다시 말해 수요자는 폭증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준비한 공급자(자기계발서 저자와 강사)는 없었습니다. 수요의 과잉은 공급자의 거품을 부릅니다. 쓰면 팔리니까요. 나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의 10년을 ‘거품의 시대’라 부릅니다. 저도 그때 자기계발 작가의 길을 시작했으니 행운이..

자기경영의 최종적 실현

"우리는 후회하고, 걱정하고, 생각하느라, 현재를 놓친다." - 연지원 현재를 붙잡으세요. 오늘 곁에 있는 가족들과, 즐겁거나 의미 있거나 편안한 시간을 보냅시다. 회사 걱정은 내일 회사에 가서 하고요. 지난 한 주 간의 실수도 잊어버리고요. 휴일에 누군가를 만나시나요? 그를 만나면 오직 그에게, 책을 손에 들면 오직 그것에게 빠져듭시다. 종종 와우들의 아이를 팔에 안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아이의 꼼지락거리는 손과 작고 까만 눈에 빠져듭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현재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네요.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고 어제는 이미 지나 버렸으니 오늘이야말로 우리의 소유. 현재야말로 확실한 소유. 내일에 대한 걱정 어제에 대한 후회 실천이 없는 계획 개선이 없는 성찰 현재를 앗아가는 좀벌레들. 신의 현재 ..

서양사의 주요 흐름

역사 식견은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밑거름이다. 당대 맥락에 대한 지식이 문학과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문학이든 철학이든 모든 학문은 당대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도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제목이 진실의 강조인지 역설적 표현인지 모르겠다면, 1920년대 미국의 시대적 정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데카르트가 왜 근대철학의 시조가 되었는지 이해하려면 데카르트 전후로 유럽을 지배한 사상을 살펴야 한다. 요컨대, 역사 식견은 인문학 공부의 기본기다. 서양 역사의 큰 그림 그리기에는 다섯 나라가 중심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흔히 대영제국 시대라 일컫는) 16세기 이후의 영국, 20세기의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이다. 다섯 나라의 역사를, 나라별로 가장 번영했던 ..

독서, 낮잠 & 길거리 풍경

1. 집에서 푸욱 쉬었다. 2월 1일부터 헤르페스 각막염이 찾아와 간간이 나를 괴롭혔기에 녀석을 잠재우고 싶었다. (괴로움은 크지 않다. 눈이 뻑뻑하고 눈물을 흘리는 정도다.) 2015년을 시작하며 헤르페스에 대해 목표를 세워 둔 것이 있다. 분기별로 1회씩, 딱 네 번만 아프자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는 목표를 지켜가고 있다. 1월에 3번 아팠고, 2월에 한 번 아팠으니 남은 11개월 동안 한 번도 아프지 않으면 된다. 하하. (사실 1월에 발병 주기를 보며 좀 놀랐다. 역시 측정하고 나면 보다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수정된 계획은 월 1회가 목표다.) 2. 하루 동안 한 일이라고는 독서와 식사 그리고 낮잠 밖에 없다. 뒹굴 거리며 책을 읽었고, 조금만 졸리면 내 몸을 졸음에 맡겼다. 저녁이 되니,..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다가

1. 『2015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는 중이다. 대상 수상작 김숨의 와 한유주의 을 읽었다. 는 삶의 터전을 잃거나 극심한 정체성의 상실을 겪은 소수자들(종군위안부, 입양고아 등)의 아픔을, 뿌리채 뽑힌 나무를 통해 형상화한 작품이다. 문학평론가 이태동 선생의 말마따나, "기계문명이 생력을 파괴하는 문제는 로렌스 등 많은 현대 작가들이 다뤄온 주제"다. 나 역시 이 소설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지는 못했다. 땅에서 뽑혀진 나무의 뿌리 형상을 통해 절묘하게 상실과 아픔을 드러낸 표현에 신선감을 느낀 정도다. 문학사의 걸작들은 주제가 진중했을 뿐만 아니라 시대를 선도했다. (철학에서는 데카르트로, 역사에서는 종교개혁으로, 문학에서는 보카치오(1313-1375)의 『데카메론』를 근대의 출발점으로 본다. 보카..

[GLA'S'3주차] 인문독서법

1. 인문주의적인 독서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실용서를 읽을 때의 마인드와는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 이것이 3주차 수업의 핵심 주제였습니다. '실천하는 독자'로서 실용서를 읽으면 책읽기의 효과가 극대화되듯이 인문서는 '사유하는 독자'가 되어 읽을 때에 인문소양이 극대화됩니다. 사유하는 독자로서 시도할 만한 세 가지의 노력을 다뤘습니다. 첫째, 개념의 정의 조사하기. 둘째, 첫 관점에 함몰되지 않기. 셋째, 자기 문제의식이나 키워드에 연관된 구절을 옮겨적어 다른 주장들과 비교하기. 2. 인문주의적 독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감정수업』 비판적 읽기를 통해 두 가지 사례를 보여 드렸지요. 인문주의적 독서법에 월터 카우프만이 잘 정리한 바 있습니다. 카우프만에 따르면, 인문 소양을 함양하는 독서가 되려면 비판적..

자기 존재를 만나는 현장

1."평화롭게만 살고 싶은 한미소" 우연히 방문한 블로그에서 만난 주인장의 인삿말이다(이름은 가칭). 문장을 보자마자 나는 생각했다.  ‘내 삶에도 평화가 깃들면 좋겠지만, 일부러 평화를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 평안을 느끼고 평화롭기보다는 도약하고 성장하기를 바란다. 때때로 고통이 수반될 텐데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혼란을 거쳐야 지혜를 얻는다면 혼돈의 한가운데로 뛰어들겠다. 각오만큼은 단단하다. 불이익이나 위험을 마주하더라도 내가 정의에 눈을 감지 않기를 바란다. 정의를 선택한 대가로 행복은 내놓을 수 있지만, 고통과 위험은 사실 많이 무섭다.’  우연히 만난 문장에 대한 나의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 속에 나의 가치와 두려움이 존재했다. 투쟁하고 싶은 것들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보였다. 반응이 곧 나..

와우 첫수업의 말말말

1. (자기 이해를 위해) 글을 쓸 때는 '한 편의 글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나의 내면을 탐험한다'는 느낌으로 쓰세요. 호기심을 쫓아 구석구석을 탐험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 자기를 이해하면 꾸밈이 없어지고 자연스러워집니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대로의 존재입니다. 자연스러워야 오래 갑니다. 오래 지속되어야 자취가 남고 자기 역사를 창조합니다. 자연스러움이 쌓이면 자유로워집니다. 3. 자신을 드러내는 용기를 발휘하세요. 드러내지 않으면 살면서 점점 외로워질 겁니다. 다른 이들에게 이해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자신을 드러내야 할 테니까요. 용기를 발휘한다는 것은 대외적 공개할만한 정돈된 모습보다는 요즘의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노래방에 가서 18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