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자유와 섬김

홀로 있을 때에도 자기 뜻대로 사는 것은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가 되면 자기 뜻대로가 아니라, 자기 습관대로 지내고 만다. 자신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자기 다스림 없이는 자유도 없다.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유는 자신을 컨트롤하는 인격에서 온다. 그러므로 자유는 많은 시간이 아니라, 높은 자기 관리 능력이다. 세상 속에서 자기 뜻을 따라 사는 것은 무척이나 힘들다. 하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말려드는(^^) 일도 있고, 하고 싶어도 남들의 시선 때문에 못하는 일도 있다. 자신을 잘 경영하여 자유를 얻은 사람일지라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다시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자기경영으로 얻은 자유를 세상에서 지켜내는 것은 중요하다. 반면, 독립심과 자유의 ..

친구에게 (1)

친구야. 잘 지내고 있니? 이 글은 아마 너에게 전해지지는 않을 거야. 친구야, 라고 쓰기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1분 전까지만 해도 너에게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난 그저 라는 글을 블로그의 전면에 두는 건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글 하나 쓰고자 '글쓰기' 버튼을 눌렀을 뿐이야. 불현듯 '친구야'라는 말로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그저 진솔한 이야기 몇 마디를 쓰는 데 대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고. 난 잘 있다. 사실, 누군가가 내게 잘 지내냐고 물으면 자동적으로 머리가 돌아간다. '어디까지 얘기해야 하나?'하고. 나의 더듬이는 분위기와 상대방의 표정을 캐치한다. '그는 나에게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진 사람인가?' 나의 머리와 더듬이는 소심하고 ..

짜증 섞인 하루

오전 두 시간 반. 공유기를 샀기에 보안 강화가 필요했다. 네트워크나 PC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것 저것 시도해 보았다. 잘 되길 바랬다. 오류가 발생했다. 오류를 제거할 수 없었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닫히지도 않는 창, 해결되지 않는 오류. 이걸 갖고 끙끙대느라 두 시간 반을 보냈다. 컨트롤되지 않으니 신경질이 났다. 기계를 만지느라 보낸 시간이 아까운 것이 화의 중요 원인이다. 골치가 아파져 잠을 청했다. 연이어 세 시간. 부아가 치밀어오르거나 머릿 속이 복잡해질 때, 자는 것이 최고다. 일어났다. 또 다시 3시간이 지났다. 으악, 이렇게 오전 시간이 다 지났다. 노트북을 보니 오류가 그대로다. 결국 전원을 뽑아 강제 종료했다. 결국, 이 놈 때문에 날린 시간이 5시간 30분이다. 다시 두 시간..

철학의 유익

결국, 지갑은 찾지 못했다. 예상했던 바였지만 아쉽다.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지만, 근거 없는 낙관으로 이틀을 지내고 나서야 카드사와 은행에 전화를 걸어 카드 분실신고를 했다. 신고를 한 후, 이번 일을 잠시 돌아보았다. 대견한 구석도 있었다. 지갑을 잃어버린 것이 기정 사실임을 인정해야 했던 이틀 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하필 그 때였나, 하는 (대상없는) 원망이었다. 지갑 분실은 여러 사건의 절묘한 조합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사건 하나만 빠져도 지갑 분실이라는 사건을 일어나지 않았을 것다. 자리를 뜨기 전 평소처럼 앉았던 자리를 슬쩍 훑어보았더라면 (나는 늘 훑어본다.) 카페에서의 미팅을 마치고 그렇게 서두르지 않았더라면, 집으로 갈까, 카페에 갈까를 고민했던 그 때 카페를 선택했더라면 지갑은..

또 하나의 상실

아마도 지갑을 잃어비린 것 같다. 덕분에 집안을 뒤지느라, 외투 주머니를 확인하느라, 가방의 포켓마다 열어 보느라 오전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확실하게 지갑을 사용한 것은 어제 1시경이다. 이후에 집으로 왔고, 오후에는 강연을 위한 미팅이 있었다. 잠시 집에 들렀다가 다시 저녁 약속으로 나갈 때 지갑이 없어서 그냥 카드만 들고 나왔다. 약속 시간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 후, 잊고 있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지갑의 부재에 놀라며 집안을 뒤졌다. 그런데, 아쉽게도 없다. 유력한 분실 후보지인 어제 오후 미팅을 했던 곳, 카페 데 베르에 왔다. "혹시 분실 지갑 들어온 게 없나요? 제가 어제 지갑을 두고 간 것 같거든요." 라고 물어야 할 터인데, 도착한 지 30분이 지나도록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조급..

출세

"요즘 출세 하는데 어머니 뱃속에서 나온 것이 바로 출세지요. 나, 이거 하나가 있기 위해 태양과 물, 나무와 풀 한 포기까지 이 지구 아니 우주 전체가 있어야 돼요. 어느 하나가 빠져도 안 돼요. 그러니 그대나 나나 얼마나 엄청난 존재인 거예요." - 무위당 장일순 무위당 선생은 원주에 대성학교를 세워 후학을 길렀으니 교육자다. 노장사상에 조예가 깊고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을 강조한 생명사상가다. 고향 원주를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본거지로 만든 사회운동가요 지도자다. 이것은 무위당 선생의 잠언집에서 소개된 글이다. 무위당 선생님은 묘하게 나를 잡아 끈다. 그의 사상 일부(특히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끌린다. 아마도 당신께 보이신 후학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 앎과 삶을 연결시키는..

관계를 위한 훈련

"성공이란, 세월이 흐를수록 가족과 주변인들이 나를 점점 더 좋아하는 것이다." - 짐 콜린스 나는 짐 콜린스가 말한 성공의 정의가 마음에 듭니다. 내가 갖고 있는 성공의 정의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성공이란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 정의가 일을 반영한 것이라면, 짐 콜린스의 정의는 관계를 반영한 것이겠지요. 일과 관계, 모두 중요하지요. 그렇다면, 훌륭한 리더십을 갖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척도가 되겠습니다. 리더십은 혼자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니까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훌륭한 성품이 필요하고 (관계),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훌륭한 역량이 필요합니다 (과업). 리더십 공부는 CEO나 팀장만이 아..

꽃 이름을 아는 것

다원주의 시대라고들 하지만, 돈에 대한 생각만큼은 절대주의가 판을 친다. 돈이 생기면, 그 돈을 굴려 더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 된 사회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양이 결여된 것으로 본다. 내일의 먹고 입을 것을 염려하지 않는 삶은 순진하고 어리석은 생각으로 여겨진다. 나는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약간의 여유돈이 생기면, 그 돈을 주식에 집어 넣지 않는다. 대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좀 더 많은 돈을 벌고픈 욕심이 드는 경우는 가족 여행을 구상할 때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방어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싶은 것이다. 나의 이런 생각을 아직 철이 들지 않은 것으로 보는 이들이..

김광석 노래에 빠진 밤

저는 12시를 넘겨 잠드는 날은 많지 않습니다. 일찍 잠드는 편인데, 오늘은 새벽 늦은 시각까지 깨어 있네요. 밤에 무언가를 할 때면 꼭 음악을 듣습니다. 주로 듣는 음악은 김광석, 이문세, 이승철 씨의 노래인데, 그러고보니 최근에는 이승철 씨의 노래가 조금 뜸했네요. 오늘은 김광석 동영상을 여러 개 보았습니다. 콘서트 무대인데도 친구와 단둘이 이야기하는 듯한 조근조근한 말투와 편안하면서 우수에 찬 표정이 인상적입니다. 늦은 밤, 가끔씩 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곤 합니다. 오늘은 유난히도 이 시간이 행복하여 취침 시간대를 바꿔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네요. 그의 콘서트에 한 번 가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그의 자살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가끔 자..

일상도 좋고 여행도 좋으니

휴식과 놀이, 혹은 무위(無爲)를 비생산적인 것이 아니다. 휴식은 생산적인 것이고, 놀이는 창조의 샘이다. 무위는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는 위대한 '행위'다. 이 글을 쓴 후, 나는 쉴 것이다. 잠시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새로운 작업을 할 기운을 모을 것이다. 다음 주에는 여행을 떠날 것이다. 여행을 하며 소박하지만, 의미 있는 의례를 거행할 것이다. (생각해 둔 의례가 있다. ^^) '어제까지의 나'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새로운 나'를 맞이할 것이다. 나는 일상이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다. 즐겁고 만족스럽다. 일상 탈출로서의 여행이 아니기에 돌아와서 다시 일상을 맞는 즐거움도 가득하지만, 여행은 일상을 재창조하는 힘이 있기에 여행의 과정 역시 즐겁다. 되돌아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