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알 수 없는 것들

알 수 없는 것들 친구의 아내가 사망했다. 친구는 슬플까? 후련할까? 망자를 두고 이런 질문을 던진 나는, 매정한 걸까? 무심한 걸까? 아니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괜히 이런 질문을 두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 언젠가 친구가 "그년! 차라리 어디 가서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한 말이 떠올라서 그런다. 친구와 아내는 많이도 싸웠다. 나를 찾는 전화 중에 가장 진절머리 나는 전화가 녀석이 싸운 후에 거는 전화다. 이런 말을 하고 나니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진절머리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받아 준 것을 우정이라 생각해 주면 좋겠다. 둘은 서로를 구속하고 속박하고 다투느라 정신이 없다가도, 밤이 되면 달라진다.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무언..

꿈의 실현, 메시에게서 배우다

1. 시대마다 영웅이 있다. 스포츠에서 이 시대의 영웅은 리오넬 메시와 김연아다. (한 세대 전의 영웅은 마이클 조단이었다.) 자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이고 다른 차원의 실력을 보여주는 이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예술'이라 부른다. 자신의 일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그들을, 나는 정말 존경한다.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좋아한다. 오늘은 메시로부터 배운 것 하나를 정리해 보았다.) 물론 이들에게도 라이벌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이었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에게는 역부족이었고, 조단의 라이벌들은 진정한 라이벌이 되지는 못한 채로 잠시 조단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에 만족해야 했다(이를테면, 찰스 바클리). 조단은 항상 라이벌들까지도 지배했기 때문이다. 메시의 ..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하여

1. TV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휴식 시간 혹은 자극이 필요할 때 종종 TV를 본다. 대개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를 보는데, TV를 보면서 다른 일을 하지는 않는다. TV만을 집중해서 보는 것이 재미와 유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를 두고 자체 실험을 한 적도 있다.) 내가 보는 프로그램은 정해져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아니면 드라마다. 피로가 쌓여 웃음이 필요할 때에는 예능을 보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드물다. 분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정도이니 드물다고 해야겠다. 12월에 무한도전을 보았는데, 3~4개월 만에 본 예능이다. 나는 드라마를 보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극본을 쓴 드라마 작가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기 때문이다. 연기자들의 연기력에도 감탄지만, 대개는 작가에 감탄하는 편이..

인생? 덧없긴... 고맙지!

살면서 가지게 된 수많은 기억 중에서 아름다운 것만을 가려낸 적이 있다. 나는 그것들에다가 '추억'이라고 이름 붙여두었다. 38일 동안의 중국배낭여행, 에버랜드의 불꽃축제, 와우 중국여행, 강진/ 해남여행, 엄마의 사진, 담양여행, 행복한 거북이 집필, 인스펙션들과의 여행, 이혜정과의 대화 그리고 50여일 간의 유럽배낭여행 등이 목록의 일부다. 살아가다 힘겹거나 외로울 때면, 나는 가슴 깊숙이 의식의 손을 밀어넣어 추억 상자를 더듬었다. 그리고는 추억 하나를 끄집어내어 음미하며 힘을 내곤 했다. 하나같이 아름다운 추억들이다. 내게 힘을 주어서 아름다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추억은 그저 추억 그 자체로 빛나니까. 어쩌면 추억이 아름다운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래서 추억에 약간의 절절함이 베어..

내가 배움과 성장을 얻는 법

"팀장님, 오늘 팀장님을 보니까 뭉크가 떠올라요." 와우팀원 한 명이 수업 중 쉬는 시간에 내게 건넨 말이다. 나는 말뜻을 얼른 이해하지 못했다. 뭉크? 노르웨이의 판화가이자 화가인 에드바드 뭉크를 말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갔을 뿐이었다. 내게 뭉크는 친숙한 예술가다. 프랑크푸르트의 슈퇴델 미술관을 관람했을 때 에드바드 뭉크전이 진행 중이어서, 그의 아우라를 직접 느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를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슈퇴델 미술관 관람이 무척이나 인상깊어서 도록을 샀지만, 그 도록을 가방과 함께 잃어버렸던 아쉬움도 여전히 생생하다. 팀원의 말 한 마디가 이런 기억들을 광속의 스피드로 불러내어 뇌를 스치게 했다. 그리고나서 뭉크, 하면 떠오르는 너무나도 유명한 작..

인식과 실천의 경계를 넘어서야

6년 전의 내 글을 읽었습니다. 당시의 나는, 새해 첫날을 맞았고 이제 막 30대가 되었다는 사실에 얼떨해하고 있더군요. 세상에 태어나 삼십 년을 살고서, 또 다른 십년을 시작하는 즈음의 내게는 의미가 필요했나 봅니다. 서른에 관한 이런저런 노래나 글을 찾아 읽었던 걸 보니 말이죠. 제가 존경하는 분들의 자서전을 찾아 그들의 서른 즈음을 살피기도 했고요. (보보의 2007년 새해 계획 www.yesmydrea.net/7 참조) 그때의 나도 지금처럼 열정이 가득했습니다. 글의 뒷부분에는 목표와 계획을 잔뜩 세웠더라고요. 그 계획은 내 열정의 온도였고, 내가 가진 에너지의 척도였습니다. 하지만 내 삶의 척도는 아닙니다. 삶을 가늠하는 척도로는,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 보다 정확할 테니까요. 실천의 중요..

2012년 나의 10대 뉴스

1. 가 되다 아이폰 APP, 를 제작했다. 덕분에, 매주 화요일마다 한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했다. 블로그에 포스팅하거나 카페에 게시한 글이 아니기에 '누군가'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로 그저 글을 썼다. 한국리더십센터 웹진을 연재할 때와는 달리 독자들의 반응이 내게 전해진 적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글을 쓰는 것이 즐겁고 반가웠다. 내가 글쓰기를 꽤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느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우리가 APP을 유료로 론칭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수가 없는 무위(無爲)보다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불완전한 실행이 낫다. 는 매일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매주 썼더니, 일년이 지난 내게 52편의 글이 주어졌다. 이 글로 출간계약을 하기도 했다. ..

마르케스의 치매 소식을 듣고

올해(2012년) 여름, 지구 반대편에서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하는 소식이 날아왔다. “화학치료 요법이 형의 목숨을 살렸지만, 형의 신경과 세포들은 파괴했습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두고, 그의 동생이 한 말이다. 치매는 마르케스 집안의 가족력이란다. 동생은 형이 1999년에 진단받은 림프관 암의 치료 과정에서 치매가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안타까운 말도 전했다. “형이 자서전 2부를 쓰지 못하게 될 것 같아 유감입니다.” 마르케스는 림프관 암에서 완쾌되고 난 후, 자서전을 써야겠다고 생각하여 3부작 중의 1부를 발표했다(2001). 책은 국내에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라는 제목으로 번역됐다.(2007) 하지만 많은 위대한 작가들처럼 마르케스 역시 자서전을 미완성으로 남겨두고 떠날 것 같다. ..

'방콕'으로 보낸 X-mas 이브

크리스마스 이브 날인게 반가운 하루였다. 이런 날엔 가까운 사이라도 만나자고 약속하기가 힘들다. 덕분에 나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달콤했고, 편안했고, 즐거웠다.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아쉬울 만큼. 1. 와우카페를 둘러보는 것이 오늘 나의 첫 일과였다. 두번째로 했던 일은 어젯밤에 연락 받았던 KBS 라디오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성탄절날 오후에 10분 정도 전화로 라디오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고, 인터뷰 주제가 '행복'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응했다. 하지만, 편안한 성탄절에 아무 일에도 신경쓰고 싶지 않아서 나는 아래와 같은 거절의 메일을 보냈다. "제가 성급하게 인터뷰를 하겠다고 말하여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12월을 분주하게 달려와 오늘부터 시작되는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