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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여행 단상] 건강에는 좋은데 맛은 써요.

#1. 먹어보기 전에는 맛을 알 수 없다. 호텔에서 처음 먹는 아침 식사. 과일과 빵, 우유와 시리얼이 있었다. 처음 보는 과일 빠빠야. (이름도 뒤늦게 알게 된 과일) 맛이 의심스러워 보이는 여러 가지 종류의 빵들. 간택된 몇 가지의 음식을 가져 와서 식사를 시작했는데, 게걸스러움보다는 조심스러움으로 먹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침 식사는 깔끔하게 먹고 싶다는 마음이었던 게다. 게걸스럽게 먹을 필요는 없지만, '이게 맛있을까?' 라는 미심쩍은 마음으로 입을 조금 벌려 살짝 깨작이면 맛을 알 수가 없다. 한 입 가득히 우그작, 하고 베어 물면 그제서야 입 안 가득히 맛있음을, 혹은 '우엑'을 느낄 수 있다. 잊고 지낸, 혹은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 과정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깨닫는다. 내가 이것을 잘 할까..

[둘째날 여행일지] Guaruja 해변과 와우 부부모임

새벽 1시에 잠이 깼다. 살짝 피곤한 것 같은데 다시 잠이 오지 않고 정신이 맑아진다. 3시간 30분 정도를 잤나? 잠이 부족했는데 신기한 일이다, 생각하며 일어났다. 노트북 전원을 110V로 전환하는 코드(?)가 없어 프론트에 갔더니 다른 손님이 사용 중이라며 오전 7시에 다시 오라고 했다. 객실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와우팀원인 안젤리카님에게 드릴 선물에 몇 마디 글을 적었다. 듣고 싶은 음악이 있었지만 노트북을 켜야 들을 수 있었기에 차선책 MP3를 켰다. 처음에 나오는 곡은 SG워너비의 였는데, 어찌 그리도 신이 나는지... 결국 쓰던 글을 멈추고 춤을 췄다. 새벽 2시에, 호텔 방에서, 홀로. 한 바퀴 빙그르르 돌다가 큰 거울에 비춰 진 내 모습을 문득 보게 되었는데, 미친 사람 같았다. ^^ ..

크리스마스날에 울다

2008년, 크리스마스 저녁.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저녁 식사로 라면을 준비했다. 오랫만에 라면이 먹고 싶었던 게다. 후후. 라면 부는 소리. 후루룩 쩝쩝. 라면 먹는 소리. 어엉, 어어어엉. 라면 먹다 통곡하는 소리. 나는 울었다. 라면을 먹다가 갑자기 침대에 기대어 앉아 엉엉 울었다. 소리내어 서럽게도 울었다. 라면을 먹으며 읽던 책의 한 구절 때문에. 『88만원 세대』에 나오는 한 구절. "20대를 '88만원 덩어리' 속에 집어넣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일 수 없다." 읽자마자, 엉엉 울게 된 이 한 구절. 20대들의 힘겨움이 느껴졌다. 우리 사회의 병세가 짙어 보였다. 당장 내일 나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것 같아 후배들에게 미안했다. 변변찮은 글이지만, 그래도 내가 ..

브라질 여행 출발, D-1일

분주하다. 방 안에는 여행 갈 준비물들이 쌓여 있고, 머리 속에는 못다 처리한 일들이 쌓여 있다. 오늘따라 전화기는 왜 이리도 자주 울리는지. 안부 인사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마음은 조급하다. 이번 여행은 짧지 않은 일정이라 일찍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처리해야 할 대형 업무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였다. 뿌듯함 보다는 조급했다. 하는 일이 적지 않음을 보며 살짝 자부심을 느끼면 좋으련만, 많은 일들을 단기간에 모두 끝내야 한다는 조바심만 느껴졌다. 휴우. 한 숨을 내쉰다. 창문을 열고.. 잠시 휴식이다. 김광석을 듣는다. "저 하늘의 구름 따라 흐르는 강물 따라 정처없이 걷고만 싶구나. 바람을 벗삼아 가며." 음악이 어쩜 이리도 내 마음을 잘 만져 준단 말인가. 그저 노트북 속 들어 있던 것을 PLAY ..

실행의 장애물 : 자기기만

실행의 출발은 현실 인식이다 실행은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사람들의 실행력이 빈약한 이유 한 가지는 스스로를 속여 현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아도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리라 기대한다. 현실이 자신에게는 우호적일 것이라 믿는다. 이 정도는 비만이 아니라고 합리화하는 비만 여성도 있다. 나 역시 스스로를 기만하고 있다. 많이 마른 편은 아니라고 여기며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거나 건강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나는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는 대신 내가 믿고 싶은 것을 현실이라 여기고 스스로를 끊임없이 속였다. 자기기만의 형태는 다양하다. 영원히 살 것이라 믿고, 노력의 부족을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부족으로 합리화했다. 마른 편인데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여 근력 운동을..

내가 먼저 진정으로 살아야겠지

#1. 가능성과 노력의 힘을 실험해 보자! 아직 나의 손에 쥐어 있지 않은 것은, 내가 그것을 손에 쥘 자격이나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한 번도 그것을 손에 쥐겠다고 마음먹지 않았거나 손에 쥐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능력이 무한다는 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놀라운 가능성을 지녔다는 뜻이다. 그저 바라만 보며 내 것이었으면 하는 게 있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단 한 번도 노력하거나 결심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것을 내 손에 쥐는 것이 행복에 도움을 줄 것인지는 모른다. 그래도 실험을 해 보아야겠다. 결심과 노력이 어디까지 해 낼 수 있는지, 멈춰 서서 인생의 힘 앞에 겸허해야 하는 지점은 어디인지 알고 싶다. #2. 내가 먼저 진정으로 살아야겠지... 내 삶으로 살아 얻게 된 깨..

가장 중요한 두 가지의 기술

'기술'은 후천적인 훈련과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어떠한 솜씨나 재주를 말합니다. 제가 평생을 통해 연마하고 싶은 기술은 시간관리 기술과 리더십 기술입니다. 기술이란 말을 붙인 것은 이것이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리더십이든 시간관리 능력이든 모두 우리의 노력을 통하여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공부하여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가시기를 적극 권합니다. 삶의 질이 높아질 겁니다. 시간 관리에 대한 아일랜드의 옛 격언 하나를 소개합니다. 일하는데 시간을 사용하라. 그 대가로 성공이 주어지리라. 깊이 생각하는데 시간을 사용하라. 능력의 원천이다. 운동하는데 시간을 사용하라.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독서하는데 시간을 사용하라. 지식의 토대가 된다. 친절을 베푸..

학습의 완성 = 독서 + 비독서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책을 더욱 정확하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을 향한 관심을 갖게 될수록 보다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이기적인 본성을 기대하지 말고, 그들의 선한 의지와 노력을 바라보자. 나는 성선설을 믿지 않는다. 어떤 사람에게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더라도 그 사람과 담을 쌓거나 세상을 향한 냉소와 절망으로 확대해석하지 않는다. 나도 때로는 상처받지만 그것은 성인이 아닌 범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일상사이다. 일상사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상처를 주고 받는 것이 곧 우리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니 이것 때문에 사람들을 향한 마음의 창을 닫지 말자. 상처를 주는 그들이 때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인간의 그런 노력에 나는 감탄한다. -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 에..

카테고리 없음 2009.01.28

스위치를 켜라

1997년에는 우즈베키스탄으로, 1999년에는 중국으로 선교 여행을 다녀왔다. 즐거웠던 여행이었고 하나님을 믿는 나에게 퍽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선교 여행을 다녀와서, 팀원들 중 몇 명이 소감문을 작성하여 교회 소식지에 싣기로 했다. 목사님과 (훗날 회장이 된) 형, 그리고 (아무런 이유 없이) 나 이렇게 3명이 쓰기로 했다. 그 때, 내가 어떤 글을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선명한 기억이 하나 있다. 내가 쓴 글, 형이 쓴 글, 목사님이 쓴 글은 단계적으로 수준이 높아졌다. 그것은 꽤 깊은 울림을 안겨다 주었다. 어찌 다른 글이 나온단 말인가! 우리 선교팀 일행은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정을 함께 했는데... 어렴풋이 깨달았다. 같은 것을 보아도, 같은 얘길 들어도, 같은 경험을 해도 그것..

하지 못할 일은 지혜롭게 거절하라

“요즘 정신 없이 바빠요. 가만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삶을 컨트롤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소중한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고 싶고 교회에서 맡은 역할도 잘 해내고 싶어요. 교회 사람들은 제가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고 바쁜 것 같아 말 붙이기가 힘들다고 해요. 이건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에요.” 역삼동의 어느 카페에서 팀원의 힘겨움을 들었다. 나의 힘겨움이기도 했다. 우리들의 문제는 너무 바쁘다는 것이다. 바쁘다는 말은 대체로 일을 하느라 하루 종일 정신 없이 산다는 의미로 쓰인다. 우리는 종종 “요즘 많이 바쁘시죠?”라는 말로 인사한다.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다는 말은 업무 능력이 있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표현인가 보다. 내가 생각하기에 바쁜 것은 미덕이 아니다. 소중한 것을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