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거북이의 자기경영 547

트위터의 물음에 답하다

"지금 뭐하고 계세요?" 트위터의 물음이다. 묻길래 답한다. "스타벅스에 앉아 마주 보이는 테이블에 앉은 여인을 바라보고 있지요. 흰 색의 자그마한 노트북으로 뭔가를 열심히 치더니 지금은 유인물 묶음을 동그라미 쳐 가며 공부하고 있네요. 짙은 브라운 색의 원피스와 덧입은 더 진한 조끼는 멋스러워요. 무릎 위까지 드러난 다리는 예쁘면서도 가지런히 놓인 모양이 정숙하네요." 나는 여기서 여인만 바라보고 있단 말인가. 아니다. 이 곳에 들어온 지 세 시간이 지났다. 힐끗 쳐다보는 시간은 모두 합해야 5분이다. 나머지 시간은 일하고, 메일 회신을 했다. 블로그에 글 하나를 쓰기도 했다. 앞서 쓴 5줄의 짧은 글은 이곳에서 보낸 1분을 묘사할 뿐이다. 글은 이렇듯 단편적이고 부분적인 나를 드러낸다. 물론 그것은 ..

강인한 영혼을 꿈꾸다

얼마 전, 어려운 일을 당했다. 몇 명의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다. 힘겨워서 약간의 위로를 받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함을 깊이하고자 하는 의도가 더 컸다. 상황이 종료된 후에 이야기하면 나를 퍽 아껴주는 지인들은 왜 이제서야 이야기하느냐며 서운해 했던 일을 여러 번 보았기 때문이다. 때때로, 나의 본 뜻과는 다르게 지인들을 서운하게 만든 것은 마음 속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깊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위기라도 나의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불평도, 하소연, 넋두리도 모두 시간 낭비다.' 이런 생각이 나를 독립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는지 어딘가에서 배운 독립성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지난 달, 와우팀원 한 명이 내게 말했다. "팀장님은 '엄살'이 없어요..

나 혹시, 과대망상증?

난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학자들이 어린 시절, 공부에만 몰입하여 자신의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니체는 평생 동안 두통을 안고 살았는데 24살에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가 될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하느라 제대로 몸을 돌보지 못했던 까닭이 크다. 퇴계 이황 선생께서도 공부에 매진하느라 어린 시절부터 일생 동안, 쇠약함과 피로와 싸워야 했다. 퇴계는 훗날 이런 편지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어린 나이에 일찍이 분수에 넘치게 뜻한 것이 있었으나 그 방법을 잘 몰라 지나치게 고심하기만 했던 탓으로 쇠약해지고 피로에 지치는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앎과 삶의 일치를 중요하게 여겼던 선생께서 미처 건강까지는 생각지 못하셨던 게다. 이를 두고, 나는 깊이 감사하게 여긴 것이 ..

사실의 힘

'사실'이 힘입니다. 사실을 나열한 문장은 짧아도 힘이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지요. 제가 어젯밤에 친구의 어려움을 들었다고 칩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염려가 되어 밤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저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어젯밤 친구의 힘겨운 사정을 들었다. 염려가 되어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수식어 없이 사실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메마른 문장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여기에 진정어린 염려가 있습니다. 또한 담백한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문장을 쓰려면 사실을 가져야 합니다. 사실 없이는 견해를 쓸 수 있을 뿐입니다. 종종 과장이나 포장을 하기도 하지요. 그것은 사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견해는 그의 삶이 아니라, 그..

괴테의 건강함을 쫓아

2009년 가을, 나는 한 달 동안 독일의 13개 도시를 돌아다녔다. 여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독일은 또 가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독일 여행이 의미 있었던 까닭 중 하나는 괴테와의 만남이었다. 여행 내내 괴테의 책을 읽었고, 괴테 가도를 따라 대문호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괴테를 향한 열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지금은 마틴 발저의 소설 『괴테의 사랑』을 읽고 있다. 열아홉 올리케를 향한 일흔 넷 괴테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주제도 재밌지만, 저자가 그려 낸 괴테와 당시의 모습도 흥미롭다. 마틴 발저는 독일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내 첫 책의 제목을 마틴 발저의 『어느 책 읽는 사람의 이력서』라는 책에서 따왔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라고 썼다. 『괴테의 사랑』에서 묘..

당신은 올빼미형이라구요?

태국 이야기가 나오면 흥분하는 여인이 있다. "아~! 태국 너무 좋아요. 또 가고 싶어요. 제가 가 본 곳 중에서 제일로 좋아요." 그는 매우 유쾌하고 공감을 잘 하는 사람이지만 감정 표현을 다소 과장되이 하는 편이었다. 그는 태국이 참 좋은 여행지라고 했다. 나도 동의한다. 태국은 세계적인 휴양지와 관광 상품을 가지고 있으니까.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 태국"이라는 말이 (그녀에겐 진실이겠지만) 좀 더 객관적인 발언이 되려면 그녀가 여행을 좀 더 다녀오면 좋을 것이다. 당시, 태국은 그녀의 유일한 여행지였으니까. (그녀의 과장된 표현에 딴죽을 걸 생각은 없다. 활력 넘치고 풍부한 감정 표현은 그녀의 매력이다.) 자기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다. "난 마감 전날 밤에 보고서를 작성하는 ..

7개 이상이면 완벽주의자라고?

10여 년 전의 일이다. 아마존닷컴에 이메일을 보내야 할 일이 생겼다. 주문한 피터 드러커와 잭 웰치의 책이 한 달이 지나도록 도착하지 않은 것이다. 이전에 배송되었던 것보다 확실히 늦어지고 있으니 문의를 해야 했다. 이왕 메일을 보내는 김에 완벽한 영문 이메일을 작성하고 싶었다. 그러기엔 영작문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영작문 책을 한 권 샀다. 공부할 시간이 넉넉지 않아 진도는 더디게 진행되었다. 당연히 메일 쓰기도 계속 미뤄지고 있었다. 나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려는 완벽주의자였던 것이다. 일을 제대로 처리할 자신이 없으면 할 일을 미루곤 했던 완벽주의자 말이다. 문득,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은 그저 메일 한 통 보내는 것이었다는 사실이 내 뒤통수를 쳤다. 완벽주의를 떨쳐버리고, 그냥 컴퓨터 ..

두려워할 것은 오직 하나

뭐가 두려운 걸까? 왜 내 마음 속의 소원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 내기가 이렇게 힘들까? 왜 그것에 인생 전부를 걸어 열렬하게 도전해 보지 못할까? 적어 보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 함께 밥 먹고 이야기 나누기 (내가 좋아하는 야구선수 양준혁과 좋아하는 개그맨 3인) - 저술여행 떠나기 (동남아 휴양지로) - 소규모독서모임 100곳에 강연 제안하기 (좋은 독서친구 만들어가기) - 인터뷰어로서 스스로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인터뷰 10개 해 보기 - 이사하기 (나의 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서재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 와우스토리연구소 프로그램 론칭 - 열흘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기 - 언론사 에 꼽히는 작가 되기 이 목록들은 오늘 아침에 문득 떠오른 것이 아니다. 아침 햇살이 떠오르면 사라지고 ..

변화를 실천하는 용기

변화는 삶을 잘 살아가는데 중요한 키워드다. 변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얻었던 것만을 앞으로도 얻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것을 얻고자 한다면, 행동을 변화시키든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늘 하던 방식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시도가 실패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다. 해 오던 방식이 안전하다는 생각은 느낌이지 사실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어제의 성공이 오늘의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인지상정이다. 두려움 극복은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실패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용기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패란 없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상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