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끼적끼적 일상나눔 497

삼촌

삼촌 가게에서 삼촌과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전 시간이라 가게 손님은 많지 않았고 집안 일, 군대 전역을 앞둔 동생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 대화는 참 좋은 것이다. 이해를 높이어 상황과 서로를 알게 하고 마음을 나누어 서로에게 힘과 따뜻함을 건넨다. 하지만 대화란 어려운 것이다. 이다. 나의 생각이 그에게 가고, 그의 생각이 나에게 와야 대화다. 이런 소통을 위해서는 나와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표현이 있되, 경청이 없으면 이것은 소통이 아니다. 삼촌과 나는 소통하였기에 기분이 좋았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이야기한다면 지금 내가 얼마 기분 좋은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 터인데 워낙 우리 집..

80분의 상실

열차 안에서 졸린 눈을 껌뻑거리며 글을 썼다. 졸렸지만 좋은 생각이 떠올랐기에 자판을 두드렸다. 신나게 글을 썼고, 저장하기 전에 블록 복사를 해 두었다. 혹여나 저장 시에 글이 날아갈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 ^^ 저장을 하려는데.. 아차, 서명을 빠뜨렸네, 서명을 복사하여 붙인 후에 '저장하기' 버튼을 눌렀다. 가끔씩 세상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 가끔씩이 아니라, 종종일 수도 있다. 나는 분명 '저장하기'를 눌렀는데, 글은 저장되지 않았다. Ctrl + V 를 누르면 된다. 복사해 둔 것이 있으니. 그런데 나타난 것은 80분 동안 쓴 글이 아니라, 직전에 복사해 둔 다음의 서명이었다. 글 : 한국리더십센터 이희석 컨설턴트 (자기경영전문가) hslee@eklc.co.kr 헉! 글은 사라졌다...

공감의 힘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빵만이 아니다. 마음 속에 답답함(일을 하면 될 터인데, 왜 이러지?)을 안고 건네는 빵은 그들에게 배고픎의 해갈 이상을 주지 못한다. 그네들의 힘겨운 삶과 절망을 이해하려는 마음 없이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골치 아프니 외면하는 것이다. '세상이 힘드니 그런 사람 많겠지요. 저도 압니다" 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소수이든, 다수이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어깨 위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지를 헤아려야 한다. 나의 생각과 환경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과 환경을 감안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거듭하면..

결혼에 관한 지식

교회 후배에게 안부 문자를 보냈다. 문자치는 속도가 느려 잘 보내지 않는 편이지만, 3일 전에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그를 격려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긴장도 되고 할 테지만 힘내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다. 답문자가 왔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누군가의 결혼 소식을 알려 주었다. 멍... 해졌다. 나는 강남 교보빌딩 사거리에서 경복아파트 사거리로 가는 택시 안에 있었다. 늘 그렇듯이 강남다운 교통 정체, 그 사이에서 천천히 기어가는 차량들. 문득, 내 삶(의 한 영역)이 정체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은 나를 실은 택시의 속도처럼 아주 미미한 성장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늘은 잔뜩 찌푸린 날씨였고, 아주 가는 비가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결혼 소식의 주인공은 옛 연인이다. 하하. 옛..

회상하다 그리워지면 회심하라

3호선 교대역에서 2호선 잠실 방향으로 가는 환승길의 계단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 껌을 파시는 할머니다. 할머니의 치마자랏 앞 계단 한 칸에는 껌 몇 개가 아무렇게나 놓였다. 할머니는 누구에게나 반말을 던지신다. 게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껌도 던지신다. 할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7년 늦가을 혹은 초겨울이다. 지나가다 할머니가 던진 껌이 한 쪽 어깨에서 길게 내려뜨려 멘 가방에 쏙 들어왔다. 할머니의 친절하지 않은 말투에도 마음이 동한 것은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각이었기 때문이다. 아,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나는 껌과 천원짜리 한 장을 함께 드렸다. 할머니는 늘 그 자리에 계셨다. 이후 내 삶에 빠져서 잊고 지내다 문득 생각이 났다. 이번엔 5천원짜리 껌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

아주 아주 조금 힘들다

바빴다. 책을 읽지 못하고 글을 쓰지 못할 만큼. 좀 많이 바빴다는 말이다. 할 말이 없음에도 몇 마디를 끄적여보려고 블로그에 로그인을 하여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좀 분주하니 잠시 쉬고 싶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시점이기도 하다. 나는 산을 오를 때면 자주 쉰다. 풍광이 내 발걸음을 자주 붙잡아 두는 까닭이기도 하지만, 힘들기 전에 쉬어 두면 훨씬 오랫동안 쉬이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힘들지도 않는데 쉰다. 자주 쉰다. 친구들과 동행할 때의 쉼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치고 힘들어서 쉬는 것처럼 보여질 것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힘이란 단어는 묘한, 그러나 별 쓸데 없는 오기를 발동하게 한다.) 언젠가부터는 산행할 때 다른 이들..

리더로 산다는 것

야밤단상 - 리더로 산다는 것 자신의 목표를 향하여 정확하게 걸어갈 때에도 비틀거리거나 때로는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심지어는 불안과 회의가 찾아와 힘들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이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시간을 명랑하게 걸어가기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힘겨움들을 기꺼이 감당할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 리더로 산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누군가의 성장을 돕는 일은 무척 보람있는 일이니까.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기쁨도 있다. 리더의 삶은 힘겹기도 하다. 리더는 함께 길을 걷는 자다. 목적지에서 기다리는 자가 아니다. 과정에서의 모든 힘겨움을 함께 겪는 자가 리더이기 때문에 그의 삶은 힘겹다. *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가지가 많으니 작은 바람에도 잎이 ..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된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는가? 나는 종종 이 생각을 한다. 가장 최근의 일은 지난 주다. 자기 삶의 그저 그런 대목을 좀 더 훌륭한 것으로 전환시키려는 이들에게 이 질문은 약간의 긴장감과 떨림을 안겨다 주면서 찾아온다. 지난 해의 실적보다 30% 초과 달성을 꿈꾸는 목표를 세우는 경우가 그렇다. 자기 삶의 아주 고약한 (남들이 알면 나를 멀리 할지도 모를) 대목이 있음을 깨닫고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할 때, 이 질문은 후회와 고통을 안겨다 주면서 찾아온다. 후회는 그러지 말았어야 할 자신에 대한 비참한 감정이고 고통은 다른 이들에게 준 상처가 있을 경우에 느껴지는 괴로운 감정을 말한다. 지난 주에 깨달은(사실은 나를 아끼는 이의 조언으로 인해 알게 된) 일은 나의 고약..

그저 그런 시간과 명랑하게 살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조용하다. 분위기에 민감한 이들은 움츠러들만큼. 자랑할 만한 무언가를 꺼내 놓지 못한 학생들은 조금씩 부끄러워했다. 원래부터 조용한 사람들은 이것이 자연스러웠으니 뭔가 이상하다 정도만을 느꼈다. 어떤 이는 오히려 편안하여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다만, 활발하지 않은 분위기가 지금까지와는 달라 조금 어색하기는 했다. 반의 분위기메이커가 지난 주에 전학을 갔던 것이 하나의 이유이기는 했다. 수업은 자신의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며 삶을 나누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 명이 발표했다. 그녀는 인생은 선처럼 이어지는 연속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이다. 그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최근 상황을 '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녀는 띄엄띄엄 사는 거 딱 질색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