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롯데마트 입구에 진열된 행사 매대 앞을 지날 때였다. “좋은 행사에 참여하는 거라 저희가 싼 가격에 내어드리는 거예요”라는 말이 들렸다. 약장사 같지 않은 점잖은 목소리였지만, ‘왠지 모르게’ 진정성이 느껴지진 않았다. 왠지 모르게? 정말 몰라서 한 소리다. 말투만으로도 진실과 과장을 잡아채는 감각이 생긴 것인지 혹은 오늘따라 내가 회의적이어서인지. 그게 아니라면, 그가 유달리 들통 날 법한 어조였는지 혹은 좋은 행사와 싼 가격이라는 말이 진실인지. 나는 그가 판매하는 물건을 사지 않을 것이다. 행여 내게 필요한 물품이어다고 해도, 오늘만큼은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판단은 이성이 아닌 감정의 산물이리라.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지나치게 과장되거나 거짓된 선전도 어떤 기능을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