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으로 독립하는 게 내 목표야.” 그녀가 말했다. 말은 또렷했지만 무언가를 실행한 눈치는 아니었다. 언제까지 부모님 댁에서 분가할 것인지, 어디에서 살고 싶은지, 본가와의 거리나 얼마나 떨어져 있기를 바라는지, 살려는 동네의 매물은 잘 나오는지, 요즘 시세는 얼마 쯤인지 등이 나는 궁금했다. 느긋하게 하나씩 물었다. 질문이나 생각은 속사포 같이 쏘아댈지라라도, 대화는 테니스의 긴 랠리처럼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니까. 그녀는 내가 오랫동안 혼자 살아왔음을 안다. “요즘 월세는 얼마나 해?”“동네마다 다르지. 어디에 살고 싶은데?”자신의 물음이 엉성하다는 것을 눈치챈 그녀는 이내 말을 받았다.“아직 그걸 결정 못했어.”“얼만큼 떨어져 살고 싶은 지부터 생각해 봐야겠네. 아예 가깝든지 아니면 좀 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