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8월 31일까지 『인문주의를 권함』(가제) 초고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다. 30, 31일이 주말이니 무리없이 달성하리라 생각했다. 이틀 동안 두 꼭지의 글을 쓰면 마무리되었으니까. 인생은 종종 예측불허로 전개된다. 주말 내내 시들하게 보냈다. 이틀 연속으로 새벽까지 술을 마신 탓인지 피곤했다. 토요일엔 글 한 줄 쓰지 못한 채로 보냈고, 일요일도 비슷했다. 몸을 일으켜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고 싶었다. 뿌듯할 테지만 욕심이리라 생각했다. 욕심을 부려서 풀리는 게 인생이라면, 나는 일어나 글을 썼을 것이다. 욕심쟁이가 되는 것은 쉬우니까. 길게 볼 줄도 알아야 한다. 과감하게 쉬었다.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기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이틀이 지나 오늘 아침 10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