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허리통증, 핸드폰 & 변화들

1. 어젯밤, 늦게 잠들었다. 인터넷 서점에서 책 주문을 하려는데 결재 과정에서 자꾸 오류가 났다. 나는 책 주문 전문가가 아닌가! 올해 하반기에만 수십 번도 더 했던 일인데, 무엇 때문일까? 인터넷 결재창이랑 실랑이 하느라 보낸 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되었을 무렵, 포기하고 노트북을 덮었다. 인내심이 바닥나서가 아니라, 그즈음 허리가 아파왔기 때문이다. 눈을 떴는데, 여전히 허리가 아프다. 어제 저녁에 식사하고서 차를 몰고 귀가했을 때에만 해도 괜찮았는데... 이상하다. 무리가 갈 만한 일이 있긴 하지만 (이틀 동안 운전대를 좀 오래 잡았었다), 그것 때문이라 하기엔 통증이 심한 편이다. 결재창이랑 실랑이 할 때, 나도 모르게 앉은 자세가 안 좋았나? 모를 일이다. 분명한 건, 지금 아프다는 것. 아프..

아는 것에서 이해하는 것으로

앎과 이해는 다릅니다. 이해는 시간 혹은 경험과 함께 옵니다.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인 언어로 깨닫고 나면, 자기경영의 본질이 왜 ‘실천’이어야 하는지 느끼실 겁니다. 제가 겪었던 이야기 하나를 들려 드립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그를 만난 건 8년 전입니다. 우리는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일했던 마음 맞는 동료였습니다. 내가 1인기업 강사가 되고 나서는 함께 출장을 다닌 적이 많았습니다. 교육영업을 했던 그, 시간 관리와 리더십을 강연했던 나, 이렇게 두 사람은 좋은 파트너였습니다. 내가 강의하는 모습을 수십 번은 지켜본 그입니다. ‘시간관리’ 강연만 해도 20~30번은 들었을 겁니다. 당시엔 그도 강사라는 직업을 고려하던 터였기에 열심히 녹취해 가면서 듣기도 했습..

2014 월드컵 조편성을 보며

어제 저녁, 헤어컷을 하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편성을 한다는 소식을 TV를 통해 들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됐나? 월드컵이 언제 개최되지? 월드컵이 열리는 해를 계산할 때마다 원점은 2002년입니다. 4의 배수를 더하니, 2014년이 되더군요. 아하! 내년이구나. 벌써 또 4년이 흘렀구나. 주기적으로 세월의 빠름을 알려주는 시기와 사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일을 맞거나 연말이 되면 '벌써 한 해가..' 를 생각하게 됩니다. 지인의 자녀를 만나면 또 얼마만에 본 것인지를 헤아립니다. 아이가 훌쩍 커서 세월이 무서워서요. ^^ 세월을 알리는 신호 중에 가장 주기가 긴 것이 4년이 아닌가 합니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4년인데, 이보다 더 긴 주기를 가진 반복적인 사건이 있나요?) 4년 동안 무엇을 ..

조르바 & 데미안의 토크콘서트

12월 4일, 가 있었다. 30명 정원을 넘은 인원이 참여했고, 제작자 인디님의 지원으로 풍성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특히 버드와이저를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참가비 1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나? 맥주 만큼이나 (데미안과) 조르바의 말들도 좋아해 주었기를 바랬다. 나를 기억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독서생활에 얼마간의 변화와 성장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일 뿐. '자기계발서, 우리를 돕는가? 기만하는가?'라는 내용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강연 시작 몇 십분 전에 '독서력을 높이는 3가지 질문'이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20분짜리 강연을 했다. (강연내용은 www.yesmydream.net/1917 참고) 썩 잘하지는 못했지만, 평균 이상의 점수를 주고 싶다. 데미안의 강연은 진솔했고, 성..

문인들의 말로 살펴본 김현

수많은 문인들이 '김현'을 말했다. 목포문학관 내의 김현 전시관은 한쪽 벽면에 김현을 기리는 말들을 전시해 두었다. 고종석에서부터 김병익 선생까지, 소설가와 비평가들의 김현 상찬을 모두 읽었다. 특히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던 말들이 있어 정리해 둔다. 감정은 중요하다! 감정의 주인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보여주니까. 이번 울림은... 아마도... 내가 어떤 평론을 써야 하고, 쓰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주는 푯대이리라. 말하자면 내 비평쓰기의 가치들! 끝내 획득할 자신은 없더라도 힘껏 추구하고 싶은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그에게는 지금 달려갈 푯대, 다시 말해 가치가 필요한 것이다. 김현을 둘러싼 말들을 내 깜냥대로 세 가지로 분류해 보았다. 1. "김현, 술에 젖어 초월과 폭력의 문제를 입에 걸고 함께 아우..

목포, 첫날은 유유자적하게

1. 오전은 카페에서 보냈다. 마음편지(두 사람을 사랑하려고 목포에 왔다)를 쓰는 것이 카페에 머문 중요한 이유였고, 1박 2일 목포 여행의 동선을 거칠게라도 그리는 게 다른 목적이었다. 나를 목포로 이끈 건 목포문학관 내의 김현 전시관이지만, 온 김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었다. 그리고 또 하나! 오늘 머물 숙소 예약도 오전 카페에서 완료했다. 일상의 일들은 어떻게든 오전에 끝내두자는 생각이었다. 오늘 꼭 보내야 하는 회신, 처리해야 하는 일들을 마치니 열 두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마음편지를 포함하여 2시간 20여분 걸린 셈. (시간측정은 내 오랜 습관이다. 나는 홀로 있을 때에는 시와 분을 아껴 일한다. 불처럼 타올라 열정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땐 수돗물을 틀어놓듯이 시간을 넘치도록 흘러보..

두 사람을 사랑하려고 목포에 왔다

햇살이 눈부시게 밝은 날입니다. 저는 지금 전라남도 목포에 있습니다. 목포의 바깥온도는 9도입니다. 서울에 비하면 포근하다는 기분이 들고 햇살마저 따뜻하니 '동장군이 물러가는 꽃샘추위의 계절인가' 하는 착각이 듭니다. 시대착오적인 느낌과 낯선 공간에서 한 주를 시작하는 감상이 어우러져 신선한 설레임을 안깁니다. 그나저나 목포엔 왠 일이냐구요? 설명하자면, 10월의 어느 날에 썼던 글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학창시절의 나는 아마추어 시인이었다. 한번도 시를 출품하지도, 그럴 생각도 못했지만 나는 자주 시를 썼다. 고등학교 내내 100여 편의 시를 썼다. 당시의 소원 중 하나는 언젠가 자작시들을 엮어 시집 하나를 출간하는 일이었다. 소원을 이루진 못했다. 누군가에게 비평을 받기도 전에 스스로 그 시들에게 ..

충분한 연대 충분한 독립

1. 충분히 연대해야 하고 충분히 독립적이어야 한다. 최인훈의 은 연대와 독립의 균형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1961년 서문을 다음과 같이 시작했다.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이 말이 내게 울림을 준 것은 내가 광장 없는 삶을 살고 있어서일 것이다. 허나 그가 저 말만으로 그쳤더라면 감동은 이내 시들었을 테다. 광장에서만 살아서는 피상적인 사람이 되기 십상이니까.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이 두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그럴 때 광장에 폭동의 피가 흐르고 밀실에서 광란의 부르짖음이 새어나온다." 2. 누구에게나 밀실에서 광장에 이르는 '골목'이 필요하다. 자신의 영혼에 독립이 필요한지, ..

짧은 인생, 재미 흐드러지게!

1. 맛없는 음식을 계속 먹을 사람은 없다. 배고픔이 채워지면 섭취는 이내 중단된다. 맛있는 음식은 계속 먹게 된다. 배고픔이 채워져도 과식으로 이어진다. 건강을 위한 섭취인데 건강을 헤치면서까지 진행된다. 맛있는 음식의 딜레마다. 식욕이 우리를 살리고 죽인다. 우선 욕망은 우리를 살아있게 만든다. 아름다운 여인 앞에서 흥분하는 남성은 그가 살아있음을, 그녀가 존재함을 알리는 것이다. (흥분하지 않으면 그의 남성성과 그녀의 자존심은 구겨질 터.) 욕망은 우리를 죽이기도 한다. 치명적인 사랑, 눈먼 욕심 등의 말들은 욕망에는 적정한 절제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말일 게다. ('적정한'이라는 단어가 무책임하긴 하지만.) 인생은 짧다. 맛난 음식을 위해 돈을 아끼지 말지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맛난 음식이라도..

전화불통, 위로메일 & 와우들

1. 핸드폰 액정이 깨졌다. 하루 이틀 전의 일은 아니다. 일주일이 넘었나, 일주일 즈음 되었나? 잘 모르겠다. 어느 날엔 핸드폰이 터치 인식도 못한다. 장애가 생긴 게다. 그러다가 이튿날엔 거짓말처럼 잠시 제대로 작동하기도 한다. 나를 놀리나, 묘한 기분이 든다. ^^ 자체 기능에는 손상이 전혀 없지만 종종 주인의 터치를 인식하지 못하는 장애라니, 이것은 도대체 무슨 장애란 말인가. 나는 손가락 끝으로 끊임없이 터치한다. 첫화면을 열러달라는 신호다. 녀석은 묵묵부답, 요지부동이다. 주인과의 교감의 실패한 이 녀석을 어찌한다? 제 주인을 닮은 것 같아 미워할 수가 없다. 2.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서 두 통의 메일이 왔다. 라는 글을 읽고서 고마움을 전해 온 것. '마음편지'에는 회신을 하지 않는 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