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저, 아침식사 잘 챙겨먹어요.

아침식사에 대한 포스팅을 해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했다. 내가 아침을 잘 챙겨먹는다는 걸 자랑하기 위함도 작은 이유지만, 그보다는 다음과 같은 대화를 피하고 싶어서다. 대화는 혼자 사는 이에게 흔히 물을 수 있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아침 드셨어요?" "네. 먹었어요. 전 혼자 사는 것 치고는 잘 챙겨 먹어요." 상대방의 사정을 좀 아는 경우엔 한 마디를 덧붙이기도 한다. "어쩌면 제가 더 잘 챙겨먹을 걸요." 상대방이 결혼한 남성이든, 가정주부든 나의 아침식사가 더 푸짐하고 건강식에 더 가까운 경우도 많다. 장을 볼때 과일과 야채를 잔뜩 사두어 아침마다 정성껏 차려 먹으니까. '정성껏'은 엄마의 손길은 아니다. 귀찮음을 이겨내기 위한 안간힘의 다른 표현일 뿐. 샐러드를 좋아한다. 과일은 건강을 위해 ..

아쉬운 순간도 학습의 재료다

어제는 유니컨들을 위한 인문학 수업을 하는 날이었다. 인문학 수업은 준비하는 과정도 수업 후의 결과도 내게 기쁨이다. 예정대로라면, 나는 낭만주의 문학을 강연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귀가했을 테지만, 어젯밤엔 지친 몸과 마음으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집에 돌아오니 12시가 다 되어갔다.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달래야 하는 밤이었다. 하지만 나는 '21시 이후 취식금지'라는 나만의 건강지침도 깨뜨리고 말았다. 스트레스는 자기경영을 이런 식으로도 방해하는구나 싶었다. 사정은 이랬다. 유니컨 수업은 내게 제1의 우선순위였다. 허나 하필이면 유니컨 수업이 있는 날에 변화경영연구소 살롱9의 프로그램 발전을 위한 토론회가 잡혔다. 나는 토론회를 포기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상반기 프..

나는 나를 넘어서고 싶습니다

2013년 6월은 제게 기념비적인 달입니다. 태어나서 운동을 가장 꾸준히 했던 한 달이었거든요. 이전까지의 제 운동 실천 일수는 한 달 평균 8일입니다. 그러던 제가 지난 달에는 운동을 16일이나 했네요. 평소보다 2배나 많이 실천한 것입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근육이 생겨서가 아닙니다. (마른 체형의 나는 근육질과는 거리가 멀지요.) 기분이 좋았던 까닭은 '16'이란 숫자가 나를 이겨낸 결실이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더 즐거운 저로서는 운동하러 가려는 순간마다 얼마나 많은 유혹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운동에 투자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장애물은 날마다 해야 하는 업무로 인한 시간의 부족입니다. 두 가지의 장애물은 착각과 무지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운동 시간을 아까워하는 ..

릴케, 부담감 그리고 채식

1. 릴케의 를 군데군데 다시 읽었다. '책을 이야기하는 남자'의 원고로 다루기 위해서다. 이참에 유명한 '하이데거의 릴케론'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수영이 이 논문의 일어판을 달달 외웠다는데, 나는 그럴 생각은 없다. 비록 얄팍하더라도 정확한 지식을 갖추기 위한 공부일 뿐이다. 릴케 시선집 정도는 읽을 만큼의 열정은 있다. 이것은 성실함이기도 하리라. 독서리뷰를 쓰는 사람으로서 작가에 대한 최소한의 공부를 하려는 열심이니까. 2. 7월은 약간의 부담감으로 시작했다. 6월의 마지막 주말에 한달을 성찰하고 다가올 달에 대한 계획을 세우다가 생긴 부담감이다. 7월에 해야 할 일이 넘쳐났던 것이다. 8월에 와우들과 함께 떠날 20일 간의 호주 여행이 주는 필연적인 결과다. 업무의 공백을 7월에 미리..

안분지족의 행복이 깃든 아침

아침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첫 차례대로 읽은 게 아니고 밑줄이 그어진 대목을 이곳저곳 뒤적였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행복감을 느꼈다. 그럴 만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운동을 하고 왔으니까. 어젯밤에 계획한 대로 하루를 열었다는 사실과 숙제 같은 운동을 끝냈다는 점이 기분을 좋게 했다. 아침 식사는 푸짐한 과일과 달걀 후라이 그리고 견과류로 든든하게 먹었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충분히 행복할 만했다. 현재의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대개의 경우, 행복은 과거를 추억하는 형태로 뒤늦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나의 할머니가 이렇게 말하는 식이다. "네 엄마와 이모들 키울 때 정신없이 바쁘고 생활도 빠듯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게 행복이더라." 할머니는 그렇..

류현진, 개츠비 그리고 피드백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일기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마음이 끌려 오늘 하루만 써 보는 것 뿐이다. 아침에 류현진을 부러워했고 오후에는 개츠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내게 글쓰기를 배우는 이에게 이번 주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했다. 마음에 드는 하루였다. 1. 류현진은 6월 30일 7승에 재도전한다. 6승 이후 네 번의 도전이 있었지만 호투에도 불구하도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이번 맞상대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 '클리프 리'다. 리는 사이영 상을 수상한,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지닌 특급 좌완이다. 류가 한국에 있던 시절부터 존경하던 선수다. 나는 류가 부럽다. 존경하던 모델과 같은 무대에서 실력을 겨루는 류는 이제 나의 역할 모델이다. 마인드와 실력 면에서. 사실 류를 좋아하기 시작한..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1. 내게 30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우선 독서! 나는 날마다 '30분 책읽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내게 30분은 독서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다. 최소한의 노력마저 지키지 못하면 삶은 정체되거나 슬럼프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오늘도 책읽기를 실천했다. 대체로 책을 읽는 날은 한 시간 정도는 채우는 것 같다. 운동도 놓칠 수 없다. 내게 운동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 인생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 그래서 나의 운동은 인상을 찡그리며 땀을 흘리면서도 고통을 참아내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아니라 그저 몸을 개운하게 만들기 위한 운동인 경우가 많다. 특히 오전에 운동을 하고 나면, 숙제를 마친 듯한 개운함이 들어서..

소크라테스는 다소 가혹했지만

종각에서 을지로를 향해 100m 남짓 걸으면 청계천을 만난다. 청계천로에서 좌회전하는 길을 따라 커피스미스, 커핀그루나루, 카페베네,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등의 카페가 늘어서 있다. 나는 단연 커피스미스가 마음에 든다. 2, 3층 창가에서 내다보이는 청계천 풍광이 멋지고, 커피스미스 고유의 모던한 인테리어도 세련된 느낌을 준다. 매월 종로에서 강연을 해서 종종 들른다. 어느 초여름 날, 커피스미스 3층 창가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단상에 잠기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으로 넘어가는 오후라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퇴근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3층까지 넘실거리며 올라왔다. 바람이 그네들의 미소마저 실어온 마냥 웃음소리를 마주하는 것 같았다. 산새의 지저귐보다 기분 좋은 소리였다. 창밖으로 시선을 ..

결과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사람의 업적은 재능 덕분이 아니라 대부분 훈련과 인내로 맺어진 결실이다. 재능은 탁월함을 만들어내는 요인이 아니라, 행복과 의미를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훈련이 전문지식과 기술을 만든다. 인내를 발휘하여 꾸준히 훈련하면 누구나 최고 수준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재능의 역할은 무엇인가? 앞서 언급했듯이 재능은 전문성보다는 삶의 목적과 연관된 개념이다. 재능 발견이 중요한 까닭은 재능이 곧 이 땅에서 해야 할 자신의 소명이기 때문이다. (재능만이 소명은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고난, 어떤 것에 대한 부담감 역시 소명이다.) 그러므로 재능은 여전히 중요하다. 자신이 태어난 목적을 발견하는 키워드가 재능이고, 삶의 목적에 헌신할 때 행복이 커지니까. 전문성은 훈련을 통해 얻는 것이고, 행복과 의미는..

내 삶에 규율을 불러들이다

아침 5시 30분. 일요일에 이리 일찍 일어난 것이 얼마만이던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즈음이니 세상은 이미 환하다. 이른 시각이라 시원하다. (머잖아 아침에도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찾아들겠지.) 간밤에 두번이나 깼다. 처음 눈을 떴을 때는 1시 55분이었다. 2시에 일어날 순 없었다. 나는 다시 잠을 청했다. 아침에 생각해 보니, 나를 깨운 것은 두근거림이었다. 하루의 시작이 기다려지는 열정에서 기인한 두근거림. 기분이 좋다. 일요일 아침을 일찍 시작한 것은 이른 시각에 양평에 가기 위해서다. 한적한 도로를 여유롭게 달리면 시간절약도 되고 상쾌할 것 같다. 하지만 토요일 밤 11시에 잠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었지만 금방 잠이 오지는 않았다. 밤 시간이 아까웠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