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기기 부담감을 아시나요?

2월 10일은 이번 브라질 여행에서의 첫 강연이 있는 날이었지요. 코윈(KOWIN, 세계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이란 단체에서 주최한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을 진행시킨 결정적인 역할은 솔개 와우분들이 해 주셨지요. 자주 올 수 없는 곳인 만큼, 솔개와우들은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들을 기회를 마련해 주신 겁니다. 동시에 너무 많은 강연 일정이 될까 봐 적절하게 조절하시느라 애를 쓰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고 기쁜 일입니다. 이것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싫지 않은 부담감입니다. 오히려 반갑고 고마운 부담감입니다. 내가 너를 믿는다, 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기분 좋은 부담감이니까요. 어쩌면 기쁜 책임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담감이라 표현한 것은 강연이 ..

일상으로부터 배우는 연습

사소한 작업도 쉽게 하지 못하는 요즘입니다. 웹진 원고를 보내라는 메일이 오니, 괴로워지더군요. '원고, 이제 없는데 어쩌지?' 연재 칼럼인데, 초고를 대략 써 둔 파일이 없으니 난감합니다. 아니 괴롭습니다. 오늘 대강의 골격이라도 잡아보려고 한글 파일 하나를 열었더니 그간 빼곡하게 써 둔 원고가 떠올라 울컥했습니다. '아! 정말 쉽지 않구나.' 내일은 브라질에서의 첫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물론, PPT도 없고, 강연에 참고할 만한 스크립트도 없습니다. 강연 전에 스크립트 한 번 훑어보고 임하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지금은 PPT 부터 만들어야 하다니요! 피식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허탈함이란 녀석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일상을 흔들어..

20대 직장인에게 보내는 편지

며칠 전, 올해 서른이 된 직장인 1년차에게 메일 하나를 보냈습니다. 기쁘고 고마웠다는 회신이 왔습니다. 도움이 되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보태고 다듬어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지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으니 문제없을 겁니다. 수신인은 독서를 좋아하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성향을 감안하여 쓴 내용도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최근에 입사한 것을 가정하여 썼지만, 20대 직장인에게 전하는 내용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직장 1년 차, 시간의 상실과 화해해라. 마음껏 누리던 자유시간은 입사와 함께 사라질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쓰던 시간의 상실은 생각보다 너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 많은 20대가 처음 겪는 이 상실감으로 인해 자신을 잃은 듯..

모자가 선물해 준 감동

누군가의 Mail에 회신하다가 마음에 드는 사색이나 표현을 내놓게 되면 흐뭇해집니다. Mail 회신을 한 내용으로 한 편의 글을 쓸 때도 있고, 강연 재료가 될 만한 생각을 얻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메일 회신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돕는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5~6년 동안 누군가에게 정성스럽게 보냈던 메일이 쌓인 것은 제겐 큰 자산이지만, 이것 역시 지난 N 사건 때 몽땅 날아갔지요. 요즘엔, 흐뭇한 메일을 보내고 나면, 소실된 메일에 대한 아련함이 떠오르곤 하지요. ^^ 상실에 대한 아픔은 거의 모든 일상 속에 있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정리할 때 떠오르는 감정은 '덧없음'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했고 그 때마다 찍고 정리한 것들이 대부분 사라졌는데, 이걸 해서 뭣하..

고통을 통해 성장하는 법

힘겨운 일을 겪고 나니,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 왔습니다. 변화 전후의 일상을 비교하며 무엇이 더 나은지를 따져보는 일은 무의미합니다. 실제로 평온했던 일상에 파문이 일어났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불청객처럼 나를 찾아 온 고통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 노력은 두 가지로 이뤄집니다. 하나는 어서 일어나려는 회복의 노력이고, 다른 하나는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체험의 노력입니다. 전자는 새로운 삶을 향한 나의 이상(Ideal)이고, 후자는 새로운 삶의 원동력이 될 나의 현실(Reality)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는 또한 자신이 딛고 서 있는 땅을 내려다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최근 저는, 블로그에서 두 가지의 노력 중에 한 가지..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기다움

지난 1월에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상의 일들을 자기경영 혹은 인생살이 등과 연결시켜 사유하는 편인데, 이사를 통해 느낀 바가 있어 몇 마디 나누어 봅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기다움에 대한 단상들입니다. 하나. 시간에 대하여 1~2년만 살아야지, 하고 들어갔던 집인데, 4년 4개월이나 지났습니다. 훌쩍 지나가버리는 세월의 무심한 속도에 놀라기도 하고(인생도 이렇게 쏜살처럼 지나가 버릴까 봐), 마음 먹은 것을 실천하는 일에 느려터진 제 게으름이 무섭기도 합니다(게으름이 내 소원을 모두 삼켜 버릴까 봐). 당분간은 무서움을 느끼며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하루 이틀이면 타성이 무서움을 집어삼켜 버리니, 타성에 젖어버리는 일이야말로 무서운 일인 듯 합니다..

시간, 어디에 주고 있습니까?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K님)께서 제가 브라질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셨나 봅니다. 이런 글을 보내오셨더군요. "저는 아직 여행의 묘미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결혼한 후,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여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네요." 당신께서는 중요한 무엇 한 가지를 놓친듯이 겸허히 표현하셨지만, 저는 그의 인생이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의 가정사에도 종종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일상에는 얼마간의 고단함도 있겠지만, 저는 그의 인생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로 답하였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애써 오신 삶을 존중합니다." 오늘은 존중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처럼, 그는 직장에 묶인 ..

변혁과 성장을 부르는 단어

브라질 여행의 첫 날은 새로운 달의 첫째 날이었습니다. 6시 30분에 식사를 하고, 7시 30분부터는 호텔 앞 공원을 걸었습니다. 짧은 운동을 하며 지난 '1월의 나'를 돌아보았습니다. 2월 1일, 새로운 달이 되었으니, 저 역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1월을 살짝 들여다보았더니, 하드디스크 안의 자료를 모두 상실하여 무척이나 힘겨워하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강연 PPT, 출판사에 넘겨야 할 책 원고들, 그간 찍은 사진 모두가 사라졌음에 허망해하며 하릴없이 TV를 보거나 멍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청년이었습니다. "저 힘들어요. 아시잖아요.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사라진 걸요..."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를 이해줄 것 같기도 합니다. 엄청난 사건을 면죄부 삼..

어제의 나를 뛰어넘는 법

김재철 이연주 김성지 김선형 정유라 하수진 안명기 전명훈 김태종 이지영 박요한 무명씨 8기 와우팀에 도전한 분들입니다. 아마도 저의 어떠한 모습을 좋게 보아서 지원하셨거나, 어제와는 다른 오늘, 오늘보다 빛나는 내일을 창조하기 위해 도전했을 것입니다. 제 강연을 들으셨거나, 제 글이나 책을 보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기대한 제 모습은 찾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어제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었으니까요. 저는 『나는 읽는 대로 만들어진다』의 작가가 아닙니다. 그 저자는 4~5년 전의 제 모습일 뿐입니다. 하나의 작품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작가의 과거요, 그 작가의 일부입니다. 그가 성장하는 영혼이라면 말입니다. "오늘의 그로 보라!" 다른 팀원들의 발표를 듣는 와우팀원들에게 종..

생각과 행동을 통합하기 위하여

세르반테스는 "모든 길은 여인숙보다 낫다"고 말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은 아닙니다. 짐작컨대, 세르반테스는 행동주의자입니다. 적어도 그가 그려 낸 돈키호테는 분명히 행동주의자입니다. 행동주의자는 도전과 행동으로 배우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도 잠시 세상으로 향하는 문을 닫고 창가에 앉아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사색이 종종 필요하다는 것이지, 사색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라는 말이 아닙니다. 방 안에 있으면 좀이 쑤시는 그들이니,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가야 힘이 날 것입니다. 제가 하고픈 말은, 길 위에서 승부를 걸어야 하는 행동주의자도 방 안에 머무는 법과 그 유익을 깨닫는다면 더욱 탁월해진다는 것입니다. 저는 몇 해 전에 방 안에 머무는 법을 깨달은 것 같습니다. 파스칼의 말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