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 Story 1466

2011년 새해를 맞으며

지금은 2011년 1월 1일 0시 25분입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린 지 25분이 지난 셈입니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25분이 흘렀습니다. 이것이 세월의 속도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는 것 같은 빠른 속도의 시간 말입니다. 유자효 시인의 '인생'이라는 제목의 시가 떠오릅니다. 원문과 조금 다르지만, 제가 기억하는 대로 적어 봅니다. 늦가을 청량리 버스 정류장 할머니 둘이 속삭인다. 꼭 신설동에서 청량리 온 것만 하지? 시의 전문인데, '인생'이라는 제목과 함께 음미하면 제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아시겠지요? 한 세기가 채 못 되는 우리네 짧은 삶이지만, 잘 살면 한 번으로도 족한 것이 인생입니다. 문제는 '잘' 사는 것이 쉽지 ..

[송년인사] 아름다운 마무리

12월, 한 해를 갈무리하는 즈음이면 그 동안 고마움을 느꼈던 분들이 떠오릅니다. 참 고맙다는 한 마디의 속내를 카드에 담아 보내기도 하고, 마음으로 기도하기도 하며 12월을 지내게 됩니다. 해가 더할수록 행복을 빌어 드릴 분이 조금씩 많아짐은 기쁜 일이겠지요. 너무 빠른 속도로 많아지지 않음이 다행입니다.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는 저로서는 지금도 서운함을 안겨 드리는 일이 많으니까요. 12월에 만났던 몇 분들에게는 법정 스님의 책을 선물했습니다. 언제 읽어도 좋을 법정 스님의 책이지만, 『아름다운 마무리』는 이 즈음에 어울립니다. 따뜻하고 뜻깊은 연말을 보내도록 돕는 책이니까요. 해가 다 가기 전에 만나고 싶었지만, 그분의 시간 저의 시간이 맞지 않아 마음으로만 인사해야 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시간이..

매혹의 순간을 아시나요?

그저께 밤 사이 내린 눈은 어제 하루를 보내며 두 가지의 서로 다른 길로 나아갔다. 녹거나 얼어붙거나. 차이를 만든 건 사람들의 발길과 햇살의 어루만짐이었다. 오늘 아침, 건물로 둘러 싸인 이면도로는 커다란 빙판길이었다. 어른들에게는 위험한 출근길이었고, 나와 같은 아이에게는 얼음을 지칠 수 있는 스케이트장이었다. 마음의 여유가 있던 어제만 해도 분명 그랬다. '어제의 나'는 하얀 세상으로 변한 선릉공원에서 사진도 찍고, 골목길에서 운동화를 스케이트 삼아 놀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분주하다. 내일 여행을 떠나기 위해,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나처럼 진득하지 못한 이에게 눈 구경은 하루 정도면 족하기도 했다.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쳐갔다. 사람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햇살을 보지 못하고, 다..

'새해' 계획, 세우지 마라!

한 훌륭한 지성인이 자신의 삶을 회고한 글1)을 읽고, 나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부끄럽고 슬펐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던 윤동주 시인의 고백 앞에 나는 할 말을 잃는다. 굳이 하늘을 쳐다보지 않더라도, 땅 위를 걷는다는 사실 앞에서도 부끄럽고, 한 해를 돌아보며 내가 해야 할 일에 부지런하지 못했던 것이 슬프다. 이것이 크리스마스를 코 앞에 둔 내 심정이 차분한 까닭이다. 자기계발서는 나를 위로한다. 잃은 것이 많지만, 남은 것도 많다고. 맞는 말이다.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없단다. 이 역시 옳다. 그러니, 나는 다시 도전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차분하게 도전할 것이다. 들뜬 마음으로 세운 계획이 종종 내 인생의 진짜 목적과 어긋나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계획을 ..

마음에 새기고 싶은 지혜들

내 마음에 새기고 싶은 지혜들 부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내일 할 일을 오늘 하는 것이다. - 탈무드 미루는 습관은 삶에 불만족스러운 순간을 만들어내는 공장이다. 그 때 가서 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그 때가 와도 내가 기대하던 조용하게 일할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는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매번 기대하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이 닥치어 중요한 일을 못하게 된다. 미루는 습관을 가진 이들은 대부분, 중요한 일을 미루고 덜 중요한 일을 오늘 한다. 중요한 일이기에 더욱 온전한 시간에 하려고 미뤄둔 것이다. 중요한 일을 못하며 살게 되니,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 내가 그렇다. 탈무드의 조언이 필요한 까닭이다. 반드시 깨어 있어야만 하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 부처 자..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

[연재] 내가 꿈꾸는 삶을 살아가기 1. 더 이상 이대로 살 수는 없다.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이 사고나 시간이 아닌 당신 자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슬플 것이다." - 릴리안 헬만, 미국의 여류극작가 『프리에이전트의 시대』 서문은 강렬했다. 저자는 묻는다. 더 이상 이런 식으로 일할 순 없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느냐고. 내게는 있었다. 2005년 연말, 회사원이었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가 속한 사업부의 특성상, 연말은 모든 임직원들이 무지 바쁜 시즌이다. 당시 나는 (팀원들과 함께) 거의 매일 야근을 했고, (일을 빨리 빨리 처리하지 못하여) 주말에도 홀로 회사에 나와 일했다. 너무 바빠 힘들었지만, 일을 배우는 재미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팀내 선배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책을 통..

하루는 작은 인생이다

시간이 아까워 밤에 일찍 잠 못 드는 습관에 대하여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하면서도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성실하게 일해야 할 낮 시간 동안 게으르게 보내다가 밤이 되어서야 미뤄진 일을 하느라 늦게 퇴근하고 늦게 잠드는 것도 고약한 습관이다. 밤에 분주히 무언가를 행한다고 해도 특히 자기는 밤에 능률이 오르는 체질이라고 해도 낮을 빈둥거리며 지내는 편이라면 미루는 습관을 가진 것인지도 모름을 의심해야 한다. 밤 시간을 낭만적으로 보낸다거나 자신이 올빼미 체질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 수 있다. 우리의 밤문화는 유난히 늦은 시각까지 지속된다.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나라,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문화를 가진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는 10시면 대중교통이 끊어진..

얌전해진 졸리 + 수수한 조니 뎁 = 어중간한 영화

투어리스트 ★★ 얌전해진 졸리 + 어수룩한 조니 뎁 = 어중간한 영화 모두들 섹시하다고 말하는 안젤리나 졸리인데, 나는 그녀가 예쁜 줄 모르겠다. 내 눈에는 그저 평범한 외모 아니, 오히려 날이 선 얼굴선이 다소 부담스럽다. 송윤아나 소녀시대의 서현처럼 부드러운 인상을 좋아하는 까닭이다.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영화 에서 볼거리는 오직 그녀뿐 이라는데, 그렇다면 나에겐 이 영화는 볼거리가 없는 영화다. 별 두 개를 준 것은 베니스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는 예고편을 두 번 보았다. 배를 타고 쫓고 쫓기는 스릴 넘치는 추격신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액션영화인 줄 예상하면 실망할 것이다. 안젤리나 졸리와 조니 뎁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액션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적응력이 뛰어난 이..

꿈꾸는 자가 가져야 할 태도

오전 일을 끝내고 점심 먹기 전, 그림 하나를 그리자고 생각했다. 포틴세이아를 그렸던 카페에 앉아 있던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릴 만한 것을 찾기 위해서다. 카운터에 딸린 케잌 진열대, 크리스마스 장식품 등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왔지만, 시선이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내 실력으로는 도저히 그리지 못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어제 그림용 수첩 하나를 샀다. 새 수첩의 첫 장을 '작품'까지는 아니더라도 '실패작'으로 채우기는 싫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난하고 쉬운 대상을 그려야 할 것이다. 드라마를 보더라도 1편부터 봐야 하는 성미인지라, 첫 장이 중요했다. 뭐가 좋을까? 가방은 그려 두면 ..

생애 첫 그림을 그리다

카페에 앉아 그림을 그렸다. 창가에 놓인 화분 하나를 그렸다. 30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집중하여 그린 그림이다. 자의에 의해 가만히 앉아 그림을 그린 적은 처음이니 내 생애 첫 그림이라 할 만하다. 그럭 저럭 마음에 든다. 언젠가 『오른쪽 두뇌로 그림 그리기』라는 회화 입문서를 읽을 터인데, 독서 전후의 그림 실력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그린 것이기도 하다. 삼색 볼펜을 이용하여 그리기에 딱 어울리는 화분인 것도 반갑고 그려 둔 그림에 흡족한 마음이 드는 것도 반갑다. 그래서 글귀 하나 적어 넣었다. 깨어 있는 역사가 진보하듯이 깨어 있는 사람만이 성장한다 겨울에도 피어나는 저 꽃을 보라 내년에는 나도 활짝 피어나리라 31년 전의 12.12 사태를 생각하니 그래도 역사는 진보했다. 깨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