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J는 퇴근하자마자 서둘렀다. 언니 집에 갈 생각이었다. 왕복 3시간을 달려야하지만, 오늘 가야만 하는 일이 그녀를 움직였다. 회사 문을 나설 즈음 핸드백을 열어 점심시간에 작성한 손 편지를 챙겼는지 확인했다. 이제 자동차를 달릴 일만 남았다. 운전대를 잡고 시내를 빠져나와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야, 나 수진이에게 가는 길이야. 일찍 올게.” 어젯밤에 미리 말해 두긴 했지만, 퇴근 후에 세 살, 네 살 아이를 보고 있을 신랑을 생각하면 언니 집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가야만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그저 안아 주기만 해도 내 마음이 전해질거야.’ 수진이를 꼭 안아주기, 오직 이것만을 위해 J는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분당으로 향했다. 딩동! 언니 집에 도착한 J는 벨을 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