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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폰을 증오하는 유저다

나는 아이폰 유저다. 아이폰을 증오하는 유저다. 아이폰을 사용해 온 일년 육개월 동안, 나는 아이폰에 저장된 주소록을 두 번이나 날렸다. 올해 초에 한 번, 지난 주에 한 번. 처음엔 내가 스마트폰 사용이 능숙한 편은 아니기에, 뭔가를 잘못 터치했으려니 했다. 하지만 두번째로 날렸을 땐 아이폰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허나, 물증이 없었다. 나의 아이폰은 구입한지 2주 정도 지나면서부터 홈버튼이 잘 눌러지지 않았고, 전원이 저절로 꺼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난 A/S를 받으러 가지 않았다. 무엇이든 적응하며 사는 편이라,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며 살기 때문이다. 감수한다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요청할 줄 모른다는 말이 더 맞겠다. 때론 합법적인 요청까지도. 지금 나는 구입 당시 A/S 받지 않은 것을 후회..

다산 읽기의 출발점

다산 선생님의 탄신일을 기념하며... * 정약용/ 민족문화추진회 편, 『다산문선』, 솔, 1997 유네스코를 아시지요?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유네스코를 "교육, 과학, 문화 분야의 국제협력을 통해 세계평화와 인류 공동복리를 촉진하기 위해 1945년에 창설된 유엔 전문기구"라고 소개합니다. 유네스코는 2004년부터 기관의 이념과 가치에 부합하는 전 세계의 역사적 사건 또는 명사의 기념일을 유네스코 기념행사로 선정해 왔습니다. 유네스코는 2012년 세계 기념인물로 장 자크 루소(탄생 250주년), 드뷔시(탄생 150주년), 헤르만 헤세(사망 50주기), 마틴 루터 킹(연설 50주년)과 함께 다산 정약용 선생(탄생 250주년)을 선정했습니다. 한국의 기념일이 포함된 것은 다산이 처음입니다. 정확하게는, 2012..

인터넷은 당신에게 무엇인가?

대학생이었던 시절, 나는 자주 도서관에 갔다. 책을 읽으려고 가기도 했지만, 레포트 작성을 위해서도 도서관은 필수 코스였다. 필요한 책을 빌리거나 참고 문헌을 찾아서 해당 페이지를 복사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서는 레포트를 제대로 작성할 수 없었다. 내가 대학을 다녔던 1990년대 중후반에는 인터넷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이메일 계정을 처음 만든 때는 1998년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터넷를 활용하지 않고서 자료를 조사하는 것은 그야말로 발품과 수고를 팔아야 하는 일이다. 도서관의 서가를 구석구석 찾아다니면 필요한 책을 찾고, 필요한 내용이 있으면 복사실에 가서 줄을 서서 복사를 해야 했으니까. 2012년, 지금은 어떤가? 공부하기에 참으로 편리하다. 검색엔진에다 키워드를 치면, 관련..

긍정성의 과잉은 피로를 부른다

시간의 유한성이나 삶의 한계를 성찰하는 것보다 긍정성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고 외쳐대는 시대다. '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 만연하여, '긍정성'이 성장이나 성숙도의 표지인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긍정성의 과잉은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자기경영 강사인 A는 긍정성과 명랑함이 넘친다. 여러가지 일에 다재다능한 재능을 갖고 있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항상 피곤하다. 만날 때마다, 피곤하다고 말한다. 곧이어 이런 말이 이어진다. "아냐. 피곤해도 마음을 바꾸면 괜찮아져." 그는 마인드컨트롤에 능하고, 낙천적인 생각으로 열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동시에 그는 긍정성의 과잉으로 끊임없이 활동하고 성취하느라 피로를 달고 산다. 긍정성의 과잉도 결국 또 하나의 극단이다...

휴식과 여행을 자주 즐기는 법

바쁜 한주였다. 사람들과의 약속이 많았고, 저녁 수업도 두 번이나 있었다. 등의 야구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도 시청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튿날에 네이버 동영상 하이라이트를 챙겨보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꽤나 바빴음을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다. 야구 볼 정신도 없이 바쁘게 한 주를 보냈다는. 바쁘다고 해서, 삶의 균형을 놓치는 것은 아니다. 나의 바쁨은 여가생활, 여행, 사람들과의 교제 등을 포함한 바쁨이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도 몇 장의 책을 읽었고, 만나야 할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어제는 와우 연구원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남양주 조안면의 예쁜 식당에서 식사를 했고 실학박물관에 다녀왔다. 북한강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멋진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다. 토요일인 지금엔 그들과 함께 엘리시안강촌 리..

변화를 시도해야 할 순간들

변화는 부담스러운 단어다. 나에게 필요한 것으로 느끼며 긍정하기보다는, 부담스러워서 피하고 싶은 단어다. 의식적으로 피하지 않더라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항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시도'하는 것은 중요하다. 언제 변화가 필요한가? 변화가 필요없는 사람도 있다.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된 사람, 다시 말해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가족이나 동료들이 자신에게 불만을 느끼지 않는 사람들은 굳이 변화를 선택하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상황에 해당된다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1) 자신의 삶에 불만족스럽다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오늘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얻었던 것들만 앞으로도 계속 얻게 될 것이다. (우리의 노력과는 별개로 인생이 우리에게..

지적인 사교 활동의 필요성

4시간에 걸친 인터뷰가 끝났을 때, 피곤함이 몰려왔다. 오랫동안 말한다는 것은 에너지를 소진하는 일이다. 라는 팟캐스트 인터뷰 녹음이 있어서, 오늘 나는 많은 말을 했다. 나에 대해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자기경영에 대해서. 두 명의 열정 청년이 질문을 했고, 나는 답했다. 인터뷰 내내 한 명의 여성 청중이 경청해 주었다. 하나의 질문에도, 나는 길게 답변했다. 하나의 이론도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니, 여러 경우의 수를 모두 대답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신중하게 보일 것이고, 다르게 보면 복잡하고 장황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가진 특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호흡이 길어서, 글이든 인터뷰든 길게 쓰고 다차원적으로 말한다는 것. 인터뷰어 그들도, 인터뷰이 나도..

자유를 되찾기 위한 결심

나는 자유였다. 4년 동안 자유롭게 살았다.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쫓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일했으니, 나는 행복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할 겨를도 없었다. 나의 인생길을 걷다가 만나는 풍광에 자주 감탄했으니까. 그러다가 자유를 잃어버렸다. 돌이켜보니, 2011년 1월부터 내 삶의 자유로운 행진이 멈추었다. 그 시기를 전후로 하여, 나의 자기경영 상태가 사뭇 달라졌다. 열정이 사그라들었고 방향을 잃었으며 치열함이 옅어졌다. 뜻밖의 불운(하드디스크 유실사건) 때문이지만, 그 일에 보다 강인하게 대처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 기간 동안에 만난 이들에게 왠지 모를 미안함이 있다. 그것은 더 멋진 나를 보이지 못한 욕심과 아쉬움에서 온 것이다. 시시하게 ..

잘가요, 스티븐 코비!

1. NAVER에서 날씨를 검색하던 중이었다. 실시간 검색순위 6위로 '스티븐 코비'가 떴다. 직감적으로 '사망'이란 단어가 떠올라 얼른 클릭했더니, 네이버 인물정보 란의 맨 앞에 큼직막한 검은색 문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나는 20대가 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많은 책들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강력하고 영속적인 유익을 누리도록 해 준 책이 있다. 그야말로 행운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책들. 그 목록의 첫번째 책이 스티븐 코비의 이다. 20대의 가장 소중한 학습 경험은 공감적 경청과 주도성이라는 2개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한 것이다. 대구 남부도서관에서, 공강적 경청 대목(습관 5번)을 읽다가 감격에 겨워 책을 덮고 열람실 밖으로 나와 하늘을..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할 것들

1. 사고력 독서를 통해 얻어야 할 것은 사고력이다.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힘을 사고력이라 하자. 사고력을 가진 이들에게서 정보는 새로운 지식으로 재탄생한다. 반면, 정보를 해석하고 재가공할 수 있는 힘, 다시 말해 사고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정보가 모여도 그저 정보의 수집에 머문다. 정보를 해석하여 지식으로 가공하는 자와 정보를 수집하는 자를 구분하는 것이 사고력이다. 책을 읽으며 정보를 얻는 것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정보 습득은 책이 아닌 다른 매체들도 해낸다. 이를 테면, 나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연구할 때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 시청한다.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는 고급 정보를 가득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이라는 힘을 입어, 세계 각국의 전문가의 만남도 담아낸다. 다큐멘터리가 제공하는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