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 26

여행임박증후군이여, 안녕!

호주여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놈이 은근히 스트레스를 안긴다. 여행임박증후군이라고나 할까? 부재 중일 때의 일을 미리 해야 하는 데에서 오는 일종의 부담감, 압박감 말이다. 이번 주 내내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 모양이람? 그건 나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내가 할 일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평소에도 열심히 살아간다는 뜻이겠지, 라고 해석하련다. (매주 두 편의 글을 기고해야 하고, 여러 글에 피드백을 해야 하고, 메일 회신도 있고. ^^) 사실 일찌감치 준비를 하지 못한 탓도 크다. 3~4주 전부터 미리 준비했더라면 이 지경은 아닐 테니까. 다행하게도 유니컨 관련한 일들은 어제 끝내 두었다. 9월 수업공지와 글쓰기 피드백 말이다. 글쓰기 피드백은 매주 해야 하는 것이라 끝이 없는 일이지만, 최신 글은 ..

낭만적 여유와 생산적 열정

오늘은 조금 늦게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전투 모드일 때엔 이렇게 끼니시간을 놓치곤 하네요. 왠 전투모드냐고요? 제가 곧 호주 여행을 떠나거든요. 여행 전에 바쁘다는 것은 잘 아시지요? 부재 중일 대비하여 이런저런 일을 마쳐 두어야 하니까요. 어머니들이 2박 3일이라도 집을 비울라치면 반찬도 만들어주어야 하고 정리정돈도 해두셔야 하듯, 나도 매주 기고해야 하는 글들을 미리 써 두어야 하는 등 여행의 사전 작업들이 많답니다. 아침을 눈을 떴더니, 여행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분주해지더군요. 이럴 때에는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을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안정되니까요. 실체만큼만 두려워하게 되니 불필요한 혼란을 잠재우기도 하고요. 무슨 일부터 손에 잡아야 하는지 계획..

건강 관리의 핵심, 영양섭취

건강 관리의 핵심, 영양섭취 - 추천도서 : 조엘 펄먼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덕과 자유를 드높이기 위해 당신은 어떤 영양 섭취를 해야 하는가?" 질문의 황당함을 차치하고서, 퀴즈 하나를 드립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의 직업은 무엇일까요? 객관식입니다. 1) 교사, 2) 철학자, 3) 영양학자, 4) 제약회사 세일즈맨, 5) 혁명가. 정답은 몇 번일까요? 힌트를 드리지요. 질문자는 19세기를 살았고, 20세기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그는 무신론자인데, 영양섭취의 문제가 신학자들의 주장보다 우리의 삶에 훨씬 더 유익하고 중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무신론은 내게 즉각적으로 자명한 사실이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의문이 많으며, 오만하여 조야한 대답에 만족하지 않는다. 신이란 하나의..

니체, 낮잠 그리고 피부관리

1. 휴일 오후, 낮잠을 자려고 드러누웠다. 얼른 잠들기 위해 철학책 한 권을 엎드려서 읽었다. 아뿔사! 책 선택을 잘못했다. 책은 달콤한 낮잠을 원하는 나를 빨아들였다. 잠이 달아났고, 40~50분 동안 책장을 넘겼다. 역시, 니체는 망치를 든 철학자다. 졸음까지 깨뜨리다니. 읽은 책은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다. 니체의 주저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정작 가장 어려운 책이다. 니체라는 산맥의 첫번째 책으로는 『이 사람을 보라』가 제격이다. 쉬운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삶과 저서를 소개한다. 실소를 자아내는 목차가 유명한데, - 나는 왜 이렇게 현명한가 - 나는 왜 이렇게 영리한가 - 나는 왜 이렇게 좋은 책들은 쓰는가 - 왜 나는 하나의 운명인가 라는 4개의 책터로 구성된 책이다. 나는 책..

두근거리는 인생 창조하기

토요일 오후, 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일을 했습니다. 주말엔 나를 찾는 일도, 누군가를 만나는 일도 드물기에 일하기에 참 좋습니다. (근교로 나들이를 떠나기에는 평일이 좋고요.) 주중에 1박 2일로 제주 여행을 다녀오느라 밀린 메일 회신이 오늘의 주요 업무입니다. 목표치의 일을 끝내고 잠시 휴식하는 동안, 나는 책상 옆에 세워 둔 기타를 들었습니다. 실력은 기타 연습에 열심이었던 십오 년 전과 비슷합니다. 아니, 이따금씩 기타를 잡고 한 두곡을 띵띵거리다 마는 수준이니 실력이 더 무뎌졌습니다.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멋지러지게 기타를 연주하며 5곡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있는데, 이중의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실현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기타 실력과 노래 실력 모두 저질이거든요. 문득, 와우팀원 한 명이 떠올랐습..

제주 패키지관광을 다녀오다

1. 8월 초의 제주는 덥고 습했다. 가이드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의 엄청난 폭우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제주엔 몇 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라고 했다. 가뭄과 폭우를 만난 제주와 서울의 서로 다른 모습을 보며, 다음과 같은 생각을 했다. 누구나 자기 인생을 벗어나 살 수는 없다. 비가 오면 비를 맞아야 하고 태양이 내리쬐면 땀을 흘리며 살아야 한다. 기후를 피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지방으로 여행을 가면 되지만, 자기 인생을 피할 수 있는 여행은 없다. 외면이나 도피를 목적으로 여행을 떠날 순 있겠지만, 새로운 곳에서도 머지않아 이전에 머물던 곳에서의 인생과 비슷한 삶을 만들 것이다. 자기 인생에서 벌어진 중요한 일이라도 다른 사람에겐 중요치 않다. 자신에게 짜증이 나는 일도 타인에겐 성가신 일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