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라는 독서 모임의 2주년 파티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가장 열심히 읽은 소설이고 이 책에 대해 쓴 글이 많은데도, 자평하자면 흡족하지 못한 강의였다. 무엇보다 시간을 초과했고 청중에게 어울리지 않은 방식의 진행이었다. 좀 더 청중들의 관점과 성향을 헤아렸어야 했다. 심해로 나아가는 잠수함처럼 한 주제를 깊이 파고들어가기보다는 시냇물을 건너듯이 여러 주제를 경쾌하게 다루어야 했다. 다른 책이 아니라 『그리스인 조르바』였기에 감동의 시간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평범한 강연에 머물렀다. '정상'을 꿈꾸는 이가 '8할 높이의 산등성이'에서 안주할 순 없다. 또한 함께 등정한 이들과의 인연도 놓치고 싶지 않다. 몇몇 분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기억한다. 그분들 덕분에 즐겁게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