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 따뜻한 영화는 묻는다. "지금 당신은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 감독은 희망과 위로와 함께 건넸지만, 이 질문은 내게 송곳이었다. 꽁꽁 묶어놓은 감정의 보따리를 찔러버린 송곳! 작은 구멍은 점점 커져 결국 꾹꾹 눌러놓은 감정들이 쏟아져나왔다. 후회, 아쉬움, 자괴감... 그리고 눈물.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료타'는 과거에 문학상을 수상한 현직 사설탐정이다. (아쿠타가와 같은 저명한 문학상은 아니지만, 제법 팔린 소설이다.) 철들지 못한 캐릭터로 책임감이 빈약하고 자기경영에 서툴다. "결혼 생활에는 어울리지 않는" 료타는 이혼남이다. 아들을 좋아하지만, 매월 양육비를 미뤄 아내의 핀잔을 듣는다. 돈이 없어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전당포에 맡기거나 어머니의 다락방을 뒤진다. 태풍이 몰아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