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건강해지면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뭐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암 제거 수술을 하루 앞둔 날이었습니다. 아산병원 서관 4층의 야외 휴게소에서 산책하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대화를 나누던 중이었고요. 점심 식사를 마친 탓인지, 따뜻한 햇살 덕분인지 꿈결 속을 거니는 몽롱한 기분이었습니다. 질문을 던지며 제 머릿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답변은 여행이었습니다. 어느 아름다운 곳으로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뭐 이런 답변 말이죠. 잠시 생각하다가 말문을 연 친구의 답변은 제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일 하고 싶어. 다시 열심히 일을 해서 내가 얼마나 능력있는 사람인지 보여 주고 싶어." 의류 사업에 수완이 있는 그는 최근 3년 동안 다른 사업에 손을 댔지만 성공적이지는 못했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