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식견은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밑거름이다. 당대 맥락에 대한 지식이 문학과 철학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문학이든 철학이든 모든 학문은 당대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한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는데도 개츠비가 왜 위대한지, 제목이 진실의 강조인지 역설적 표현인지 모르겠다면, 1920년대 미국의 시대적 정황을 모르기 때문이다. 데카르트가 왜 근대철학의 시조가 되었는지 이해하려면 데카르트 전후로 유럽을 지배한 사상을 살펴야 한다. 요컨대, 역사 식견은 인문학 공부의 기본기다. 서양 역사의 큰 그림 그리기에는 다섯 나라가 중심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흔히 대영제국 시대라 일컫는) 16세기 이후의 영국, 20세기의 미국 그리고 이스라엘이다. 다섯 나라의 역사를, 나라별로 가장 번영했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