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5 2

내 호흡이 멈춘 그 날엔

막스 리히터의 '봄'을 들었다. 세상엔 듣자마자 빠져드는 음악들이 존재한다. 리히터의 ‘봄’은 단박에 내 영혼을 사로잡았다. 듣고 또 들었다. 내리 한 시간을 이 음악에 바쳤다. 이후엔 눈을 감고 들었다. 조금 피곤하던 터였지만, 이 비범한 선율을 멈출 순 없었다. 외출 시각이 다가와 스피커 전원을 끌 때까지 두 시간 남짓 한 곡만 들었다. 무엇이 그리 좋았을까? 처음 들었을 때는 감격했고, 네다섯 번 들을 때는 전율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팔을 천천히 들어 올려 하늘로 활짝 뻗었다. 만세를 부르는 자세로 깊게 호흡했다. 세상의 맑은 기운과 대지의 든든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흡수하고 싶다는 바람이 들었다. 다시 앉아 리히터가 빚어낸 예술을 듣고 있으려니 '이대로 잠이 들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

봄이 들린다

봄 - 막스 리히터의 을 듣고 대지가 호흡한다 하늘이 열리고 따사로운 기운이 선녀처럼 내려온다 봄이 자연을 등에 업고 다가온다 달팽이처럼 산골짜기에는 시냇물 졸졸 남녁에서 날아든 새들 찍찍 봄이 들린다 초목들의 미소 파스텔톤 세상 봄이 보인다 잎을 틔운 새싹이 방긋 마음 속 얼음은 사르르 플로라 여신의 지휘에 맞춰 꽃이 피어나고 나비가 훨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