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좋아한다. 석양이 하늘을 사랑빛으로 붉게 물들일 무렵부터 나는 황홀해진다. 친구가 그리워지고 와인과 음악이 아른거린다. 대학생이었을 때에는 새벽 2시를 좋아했었다. 세상이 잠들고 나만 깨어있는 그 시간은 은밀했고, 그 공간은 나만의 요새였다. 직업인이 된 지금은 밤 10시와 11시 즈음이 가장 좋다. 심규선의 , 짙은의 , 키이라 나이틀리의 를 듣기 좋은 시간. 기타 선율이 사랑스럽다. 밤에 듣는 어쿠스틱 사운드는 마음을 녹인다. "우리는 길 잃은 별들. 어둠을 밝히고 싶어하는." 밤 10시 28분이다. 친구와 함께 와인잔을 부딪치기에도 혼자 에세이를 읽거나 창가에 앉아 음악을 듣기에도 기막히게 어울리는 시간. 나 에 게 밤은... 낭만이다.